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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양삼일의 중남미 시선7]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대선 출마.."문학과 정치는 병행할 수 있나?"...

  • 콜롬비아 양삼일 기자
  • 입력 2026.04.0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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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미 페루의 작가 바르가스 요사...쿠바 정권에 실망, 대선에 출마했다가 패배하자 다시 작가로..

바르가스 요사 1-1.jpeg

 

[콜롬비아=양삼일] 혹시 여러분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노벨문학상 수상자에서 정치인으로, 그리고 다시 작가로 되돌아온 비운의 인물...

남미 페루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바르가스 요사는 2010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지난해 4월, 89세의 나이로 조용히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애환'은 여전히 우리곁에 남아있다. 

 

돌이켜 보면, 요사의 죽음은 단지 한 작가의 생애가 끝났다는 사실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는 가르시아 마르케스, 코르타사르, 푸엔테스와 함께 라틴아메리카 문학 전성기를 이끌었던 마지막 주자였다.

그는 한 시대를 풍미하며 문학적 상상력과 언어의 실험, 그리고 이념과 문학의 긴장 속에서 크나큰 족적을 남겼다. 그런 그의 죽음을 생각할수록 그에게서 우리가 잊고 있던 질문을 다시 꺼내게 만든다.


"문학은 무엇인가? 문인은 누구여야 하는가? 그리고 문학과 문인은 정치와 병립할 수 있는가?"


바르가스 요사는 늘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비교되곤 한다. 둘의 문학세계는 너무 달랐다. 

마르케스가 신화와 마법의 언어로 라틴아메리카를 형상화했다면, 요사는 냉정한 시선으로 현실의 권력과 제도를 해부했다. 한 사람은 은유로 세계를 확장했고, 다른 한 사람은 사실로 세계를 찔렀다. 그들은 친구였고, 동료였지만, 어느 순간 더는 함께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바로 '정치' 때문이었다.


마르케스는 쿠바에 머물렀고, 요사는 쿠바를 떠났다. 

한 사람은 쿠바 혁명의 신념 안에 남았고, 다른 사람은 그 신념에서 등을 돌렸다.

문학은 그들에게 현실을 넘어서기 위한 길이었지만, 그 길은 결국 서로 다른 신념으로 나뉘었다.


요사는 젊은 시절, 혁명에 깊이 매료됐었다. 

쿠바 혁명을 지지했고, 카스트로에게서 새로운 라틴아메리카를 보았다.

하지만 1971년, 파디야 사건은 그의 확신을 무너뜨렸다. 체제에 대한 비판을 이유로 한 시인이 투옥되고, 자아비판이라는 이름으로 공개적 굴욕을 당하는 모습을 보며 요사는 쿠바에 자유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순간부터 요사는 반전체주의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자유주의자로서의 새로운 정체성을 받아들였다.


이후 요사는 작가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정치에 뛰어들었다. 

1989년, 페루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지만, 대중과의 괴리를 극복하지 못한 채 후지모리 후보에게 패했다.

그리고 정치를 떠났으며, 그 패배를 가리켜 그는 “내 인생의 가장 큰 문학적 행운”이라고 회고했다.


요사에게 정치란 언어의 윤리를 시험하는 무대였다. 문학으로 복귀한 그는 삶의 모순을 언어로 감당할 수밖에 없는 인간으로 다시 돌아왔다. 요사와 반대편에 선 인물이 있다면, 나는 서정주를 떠올린다. 그는 일제의 시인으로 시작해, 군부독재의 찬양자로 늙어갔다. 그는 침묵했고, 회피했고, 자신의 언어로 자기 삶을 단 한 번도 고백하지 않았다. 서정주의 시는 아름다웠지만, 그 아름다움은 진실을 가리고 있었다. 그는 단 한 편의 시로도, 자신의 모순을 직면하지 않았고,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그것을 미화하거나 덮었다.


문인은 모두 불완전하다. 하지만 우리는 묻는다. 그 불완전함을 어떻게 감당했는가.


요사는 실패했고, 때로 잘못 판단했고, 이념을 바꾸었고, 때로는 모순된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그는 침묵하지 않았고, 그 모든 과정을 언어로 기록했고, 문학으로 돌아와 자신을 해부했다.


문학은 단순한 텍스트가 아니다. 그것은 한 인간이 삶의 모순과 고통 속에서 길어 올린 언어다. 그 언어가 어디서 왔는지를 묻는 일은 이제 도덕적 비난을 위한 것이 아니라,문학의 윤리를 묻는 질문이다.


바르가스 요사는 그 질문 앞에서 자신의 모순을 감당했고, 서정주는 그 질문으로부터 자신을 숨겼다.

이 차이는 단순한 삶의 선택이 아니라, 문학이 인간에게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결정짓는 기준이 된다.

(비단 서정주 뿐 아니라 정치와 무관한 삶을 살다가 정치에 입문해서 쓰라림을 겪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우리는 오늘, 그 질문을 다시 꺼내야 한다.

"문학은 무엇인가? 문인은 누구인가? 그리고 정치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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