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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단독=남상채 기자] 단풍 물든 10월에 경기도 여주에 가면 벚꽃을 볼 수있다고?

  • 남상채 기자
  • 입력 2026.10.0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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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는 오학동 거리.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벗나무들 사이에서 유독 한그루가 봄을 피워냈다. 


 

[여주=남상채 기자] 가을이 깊어가는 길목인 10월, 경기도 여주에 가면 벚꽃을 볼 수 있다.

 

작은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 곳은 여주시 오학동 도심거리. 벚나무에 때아닌 봄이 찾아왔다. 벚꽃이 피었다.

 

거리를 수놓은 벚나무들이 하나둘 초록빛 잎을 내려놓고 붉고 노란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는 사이, 유독 한 그루의 벚나무가 계절의 흐름을 거스른 듯 연분홍 꽃망울을 활짝 터뜨렸다.

 

가지마다 피어난 작은 벚꽃들은 푸른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더욱 선명하게 빛났다. 마치 봄을 미처 보내지 못한 나무가 다시 한번 꽃을 피워내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듯한 모습이다.

 

“아직 봄이 끝나지 않았어요.”

 

나무의 꽃잎은 그렇게 말하는 듯했다.

 

주변의 다른 벚나무들이 서서히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모습과 대비되면서 이 한 그루의 벚꽃은 더욱 눈길을 끈다. 계절은 분명 가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이 나무만큼은 시간을 거슬러 봄날의 기억을 붙잡고 있는 듯하다.

 

이처럼 계절에 맞지 않게 꽃이 피는 현상은 이상기온이나 일교차 등 여러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나무의 생육 환경과 품종 등을 함께 살펴봐야 알 수 있다.

 

그래서일까.

 

이 벚나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은 과학적인 이유보다 조금 더 감성적인 쪽으로 기운다.

 

기후의 변화가 만든 작은 신호일 수도 있고, 혹은 저 나무만의 고집스러운 생명력일 수도 있다. 어쩌면 누구에게도 묻지 않고 자신의 때를 선택해 꽃을 피운 것인지도 모른다.

 

봄에는 너무 많은 꽃이 함께 피어나기에 한 송이 한 송이의 소중함을 미처 바라보지 못한다. 그러나 계절이 가을로 접어든 지금, 홀로 피어난 벚꽃은 오히려 더욱 특별하다.

 

남들이 모두 떠난 자리에서 혼자 피어난 꽃.

 

그 모습은 마치 삶의 계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작은 위로를 건네는 것 같다.

 

누군가는 이미 단풍이 들고, 누군가는 잎을 떨구고, 또 누군가는 새로운 꽃을 준비하는 것처럼 사람의 삶에도 저마다의 계절이 있는 법이다.

 

조금 늦어도 괜찮고, 남들과 달라도 괜찮다는 듯이.

 

 

오학동 거리의 한 그루 벚나무는 그렇게 가을 한복판에서 봄을 피워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연분홍 꽃잎이 가늘게 흔들린다.

그리고 그 아래를 지나던 사람들은 잠시 걸음을 늦춘다.

 

계절은 가을인데, 마음 한켠에는 다시 봄이 피어난다.

 

어쩌면 저 벚나무는 계절을 잊은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아직 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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