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신간] 우리는 매일매일 무엇에 사로잡혀 사는가?.. 철학자 김한식의 '호모 캡티부스' 출간하자마자 화제..
[굿리더뉴스=하동호 기자] 철학 부재의 시대에 철학 돌풍을 몰고온 철학자 김한식이 또다시 신작을 내놓아 화제다. 인문학자, 시인으로도 유명한 김한식은 최근 '철학, 다시오시네'라는 제목의 부드러운 철학서적으로 교보문고 인문학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등극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호모 캡티부스'라는 인문학적 철학서를 출간하자마자 교보문고 상위에 올랐다. 김한식의 '호모 켑티부스'를 누구나 꼭 한번쯤 읽어보아야 할 이유를 소개한다.
화제의 신간, 김한식의『호모 켑티부스』
- 신화에서 알고리즘까지 인간을 사로잡아 온 것들에 대한 실존적·역사적 고찰 -
인간은 자유를 꿈꾸어 왔습니다.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 스스로 생각하며 자기 삶의 주인이 되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한 가지 불편한 질문과 마주하게 됩니다. 인간은 과연 자신이 믿어 온 만큼 자유로웠을까요. 아니면 자신을 사로잡고 있는 것조차 깨닫지 못한 채 자유롭다고 믿어 온 것은 아닐까.
김한식의 신간 『호모 켑티부스, 사로잡힌 인간에 대한 실존적·역사적 고찰』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인간은 무엇에 사로잡혀 살아왔는가. 그리고 그 사로잡힘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책은 인간을 뜻하는 호모(Homo)와 사로잡힌 상태를 뜻하는 켑티부스(Captivus)를 결합하여 현대 문명의 한복판에 선 인간의 실존을 묻습니다. 인간은 단지 외부의 강압에 굴복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때로는 자신이 만든 질서에 복종하고 스스로 키운 욕망에 매달리며 자신을 구속하는 체계를 자유의 이름으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바로 그 역설입니다. 인간은 자신을 사로잡는 세계를 만들어 내면서도 그 세계의 포로가 되었다는 사실을 잊곤 합니다.
신화에서 알고리즘까지, 사로잡힘의 역사
『호모 켑티부스』의 사유는 신화의 세계에서 시작됩니다. 인간은 설명할 수 없는 자연과 죽음, 운명과 고통 앞에서 신화를 만들고 신성한 질서를 세웠습니다. 신화는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고 인간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세운 질서는 동시에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규율하는 힘이 되기도 했습니다. 인간을 지켜 주던 의미가 인간을 가두는 틀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책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신화의 균열 속에서 인간이 스스로 질문하기 시작한 시대를 지나 종교와 구원, 제국과 왕권, 법과 국가의 탄생을 살핍니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히브리 예언자들, 붓다와 공자에게서 인간은 기존 질서에 순응하는 존재를 넘어 스스로 묻고 판단하며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존재로 등장합니다. 그러나 질문과 성찰의 역사가 언제나 해방으로 이어진 것은 아닙니다. 진리를 추구하는 종교와 사상도 제도와 권력의 손에 들어가면 인간을 규율하고 통제하는 질서로 변할 수 있습니다.
근대에 이르러 인간은 이성과 과학, 자유와 진보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열었습니다. 르네상스는 인간을 다시 발견했고, 과학혁명은 자연을 이해하는 방식을 바꾸었으며, 계몽주의는 인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넓혔습니다. 그러나 이성이 진보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계산하고 관리하려 할 때, 자유로운 개인은 다시 관료제와 노동의 시간, 감시와 규율의 체계 안으로 편입됩니다.
인간을 해방하겠다는 약속이 어떻게 새로운 속박으로 바뀔 수 있는가. 이 질문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문제의식입니다. 해방을 위한 질서도 인간의 판단과 책임을 대신하기 시작하면 또 하나의 구속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욕망은 어떻게 인간을 지배하는가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자본과 욕망, 대중과 이념에 대한 성찰입니다.
현대사회에서 인간은 노동하는 존재이면서 동시에 소비하는 존재입니다. 시간은 상품이 되고, 노동은 교환의 대상이 되며, 돈은 삶의 가치를 측정하는 척도로 자리 잡습니다. 광고는 이미 존재하는 욕망을 자극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엇을 원해야 하는지까지 제시합니다. 사람은 더 많은 것을 소유하기 위해 일하고, 소유한 것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며, 다시 더 많은 것을 욕망합니다.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시작한 삶이 어느 순간 욕망을 유지하기 위한 삶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대중과 이념의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다루어집니다. 자유로운 개인은 홀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일을 두려워할 수 있습니다. 그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군중 속으로 들어가고, 공동체의 이름으로 자신의 판단을 맡기며, 지도자의 확신이나 이념의 언어를 자신의 생각처럼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공동체와 신념은 인간에게 소속감과 삶의 의미를 제공하지만, 그것이 타인을 배척하고 개인의 양심을 침묵시키는 순간 인간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멀어집니다.
이 책은 돈이나 사랑, 종교나 이념 자체를 단순히 부정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인간이 그것들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있습니다. 삶을 풍요롭게 해야 할 것이 삶 전체를 지배하고, 인간을 위해 만든 질서가 인간보다 우위에 서며, 스스로 선택한다고 믿는 사람이 자신의 욕망조차 성찰하지 못할 때 사로잡힘은 시작됩니다.

화면 속에 포획된 인간, AI 시대의 자유
오늘날 이러한 문제는 디지털 문명 속에서 더욱 복잡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텔레비전과 인터넷, 스마트폰과 플랫폼은 인간에게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보와 연결의 가능성을 열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시선과 시간, 관심과 행동은 새로운 경제적 자원이 되었습니다. 알고리즘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반응하는지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에 볼 것과 접할 것을 제안합니다. 편리함은 커지지만, 그 편리함 속에서 인간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왜 그것을 원하는지 질문할 기회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자유롭게 선택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선택하기도 전에 선택의 범위가 좁혀져 있다면, 그 선택은 얼마나 자유로울까요. 타인의 생각을 자기 생각처럼 받아들이고, 즉각적인 반응을 사유로 착각하며,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인간은 무엇을 잃게 될까요.
책의 제7부 「AI 시대, 자유를 다시 묻다」는 이러한 문제를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물음으로 확장합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기억과 계산, 판단과 표현의 일부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요. 기계보다 빠르게 계산하고 더 많은 정보를 기억하는 능력만으로 인간의 고유한 가치를 설명할 수 있을까요.
저자는 간디와 비노바 바베, 스트라빈스키와 니체 등의 사유와 삶을 통해 욕망과 소유, 관습과 자기 자신이라는 문제를 다시 살핍니다. 여기서 자유는 단순히 선택지가 많아지는 상태가 아닙니다. 자신의 욕망을 돌아보고, 익숙한 질서에 질문하며,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타인과 함께 인간다운 삶을 이루어 가는 능력과 관계됩니다.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대신할수록 인간은 오히려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더욱 깊이 물어야 합니다.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가, 어떤 삶이 인간다운 삶인가라는 물음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자유는 자신을 사로잡은 것을 알아보는 데서 시작된다
『호모 켑티부스』는 신화에서 국가로, 종교와 이념에서 자본과 대중으로, 시장과 광고에서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으로 이어지는 긴 여정을 통해 인간을 사로잡아 온 힘의 변화를 추적합니다. 그러나 이 책의 목적은 인간이 얼마나 오랫동안 속박되어 왔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속박을 인식하고, 자기 삶의 주체로 돌아갈 가능성을 묻는 데 있습니다.
자유란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는 상태일 수 없습니다. 인간은 역사 속에서 태어나 언어를 배우고, 사회의 규범을 익히며,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갑니다. 문제는 그러한 조건 속에서도 자신이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거부할 것인지 성찰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자유는 모든 끈을 한순간에 끊어 버리는 행위라기보다, 자신을 묶고 있는 끈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그 관계를 스스로 판단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이 점에서 『호모 켑티부스』는 문명의 역사를 다루면서도 끝내 인간의 내면으로 돌아오는 책입니다. 세계가 어떻게 변해 왔는가를 묻는 동시에, 그 세계 속에서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왔는가를 묻습니다. 거대한 역사적 질서와 현대 기술의 문제를 다루면서도 그 질문은 한 사람의 일상과 양심, 욕망과 선택으로 되돌아옵니다.
인간은 무엇에 사로잡혀 살아왔는가. 나는 정말 자유로운가. 나는 누구의 삶을 살고 있는가. 이 질문들은 철학자에게만 주어진 질문이 아닙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싶은 사람, 문명의 편리함 속에서 무엇인가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사람, 정보와 선택이 넘쳐나는 시대에 오히려 판단의 어려움을 경험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주해야 할 질문입니다.
김한식의 『호모 켑티부스』는 독자에게 손쉬운 해답을 건네기보다, 자신이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삶의 질서를 다시 바라보도록 요청합니다. 그 요청은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되찾는 일은 어쩌면 바로 그 불편한 질문을 피하지 않는 데서 시작될 것입니다. 우리는 자유를 말하면서 얼마나 많은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 왔을까요. 우리가 욕망하는 것은 정말 우리 자신의 욕망일까요. 우리가 믿는 것은 스스로 판단한 결과일까요.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삶은 과연 우리 자신의 삶일까요. 이 책은 그 질문을 독자의 몫으로 남깁니다.
『호모 켑티부스』는 사로잡힌 인간의 역사에 관한 책이면서, 그 사로잡힘에서 벗어나 다시 인간이 되기 위한 사유의 여정입니다. 인간을 이해한다는 것은 인간이 무엇을 만들어 왔는지 아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자신이 만든 세계 속에서 무엇을 잃어버렸으며, 무엇을 되찾아야 하는지 묻는 데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기술이 인간을 대신하는 시대, 자유가 선택의 수와 혼동되는 시대, 누구나 연결되어 있지만 정작 자기 내면과는 멀어질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러므로 이 책의 질문은 과거를 향한 질문인 동시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질문입니다.
이 가을,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자 하는 독자에게 『호모 켑티부스』는 한 권의 책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자신을 사로잡은 것들을 알아보고, 타인의 기대와 시대의 요구 너머에서 자기 삶의 주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하는 철학적 동반자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에 남는 질문은 단순합니다.
나는 지금 무엇에 사로잡혀 살아가고 있는가. 그리고 그 질문을 끝까지 붙들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 걸어갈 길을 스스로 선택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프롤로그 5
― 인간은 무엇에 사로잡혀 살아왔는가 -
제1부 신화에 사로잡힌 인간 13
― 인간은 어떻게 세계의 질서에 편입되었는가
1. 신화가 만든 고대 세계 17
2. 신과 인간 사이에서 25
3. 운명을 받아들이는 방식 31
4. 나르키소스에서 시지포스까지 38
5. 금지된 것과 신성한 것 47
6. 죽음 너머를 상상하다 53
7. 신화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였는가 60
제2부 질서에 사로잡힌 인간 69
― 인간은 어떻게 새로운 세계의 질서에 들어갔는가
1. 신화의 균열 73
2. 차축의 시대, 꿈에서 깨어나다 80
3.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88
4. 히브리 예언자들 94
5. 붓다와 공자 100
6. 종교와 구원의 질서 106
7. 제사장과 성직자 112
8. 제국과 왕권의 시대 118
9. 법과 국가의 탄생 124
10. 복종과 저항 사이에서 130
제3부 이성과 진보에 사로잡힌 인간 141
― 인간은 어떻게 이성의 질서에 들어갔는가
1. 르네상스, 인간이 돌아오다 145
2. 과학혁명, 자연을 계산하다 152
3. 계몽주의, 이성을 믿다 157
4. 자유와 개인의 탄생 162
5. 근대국가와 관료제 168
6. 산업사회와 노동의 시간 173
7. 도시와 군중의 등장 178
8. 감시와 규율의 시대 184
9. 해방의 약속과 진보의 갈림길 193
10. 타자의 얼굴에서 사회를 발견하다 198
제4부 자본과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 205
― 인간은 언제부터 자신의 욕망에 속박되었는가
1. 마르크스, 자본의 비밀을 묻다 209
2. 상품이 된 인간 216
3. 노동과 소외 229
4. 돈이 가치가 되다 239
5. 시간이 상품이 되다 246
6. 소비하는 인간의 탄생 257
7. 광고, 욕망을 만들다 268
8. 인간, 욕망의 포로가 되다 274
제5부 대중과 이념에 사로잡힌 인간 281
― 자유로운 인간은 왜 군중 속으로 들어가는가
1. 자유의 탄생, 불안의 시작 285
2. 대중사회의 탄생 292
3. 대중 속의 인간 298
4. 민족과 이념의 시대 306
5. 혁명과 선전 312
6. 지도자와 카리스마 318
7. 적을 만드는 사회 325
8. 전체주의의 탄생 332
9. 동원되는 인간 338
제6부 화면과 데이터에 사로잡힌 인간 349
― 욕망은 어떻게 디지털 세계에 포획되는가
1. 텔레비전, 화면의 시대 353
2. 인터넷, 자유로운 세계의 약속 360
3. 스마트폰, 일상이 화면이 되다 366
4. 플랫폼, 관심을 거래하다 374
5. 알고리즘, 욕망을 읽다 381
6. 데이터가 된 인간 388
7. 생각하는 인간에서 반응하는 인간으로 394
8. 호모 켑티부스, 사로잡힌 인간의 탄생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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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글) 김한식
저자 김한식은 책 읽기를 평생의 소명으로 삼아, 난을 가꾸고 시를 쓰며 역사‧철학‧종교‧문학을 두루 탐구해 온 인문학자이다. 광신대학교에서 철학개론, 종교철학, 시론, 문장작법, 서구문화사, 동양사상사, 사회학 등을 강의했으며, 현재는 이슬람과 인도 사상을 연구하며 현대 문명과의 깊은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광교산 자락의 작은 밭에서 풋풋한 채소를 가꾸며 고전의 숲에서 한국문화의 르네상스를 갈망하며 사유와 삶이 하나 되는 길을 묵묵히 걷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시집 :「하늘문의 고리」, 「꿈꾸는 오두막집」, 「빛은 그림자를 남기고」, 「별빛 언어로 걷다」, 「시간에서 영원을 두드리다」, 「시가 철학을 건널 때에」외 다수가 있다. 아울러 인문학 분야의 저서로「그가 본 나라, 우리가 사는 땅」, 「고전의 숲에서 나를 만나다」, 「철학, 다시 오시네」, 「한국문화의 르네상스」, 「호모 켑티부스」등이 있다. 엮은 책으로는「젊은이 論語 읽기」가 있고, 논문집은 「시간과 영원의 지평에서 본 역사」, 「삶의 변혁을 위한 T 머튼의 영성」외 다수가 있다,
김한식 작가 연락&문의: kimhan14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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