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새벽부터 해가 질 때까지 밭과 논을 오가는 농부에게 ‘휴식’은 사치일지도 모른다. 농사철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를 만큼 바쁘지만, 힘든 내색보다는 웃음으로 하루를 견디는 농업인이 있다.
무주군 부남면에서 평생 농사를 천직으로 여기며 살아온 방경식 씨다.
부남면에서 장남으로 태어난 방 씨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우며 자연스럽게 흙과 인연을 맺었다. 그렇게 시작한 농사일이 어느덧 그의 평생이 됐다.
현재 방 씨가 일구는 농토만 해도 논 약 1만2천 평, 밭 약 3천 평에 이른다. 벼농사는 물론 사과와 블루베리, 고추, 고구마를 재배하고 양봉까지 하며 쉴 틈 없이 농촌의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한 가지 작목만 재배하기에도 쉽지 않은 농촌 현실 속에서 여러 품목을 재배하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작목마다 재배 방법과 관리 시기가 다르고, 기상 여건과 병해충 등에 따라 수확량과 소득에도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취재진이 블루베리 밭에서 만난 방 씨는 이날도 묵묵히 농작물을 살피고 있었다.
“블루베리를 얼마나 심으셨어요?”
질문에 방 씨는 지금까지 약 800그루를 심었다고 했다. 올해는 그중 2년생 블루베리나무 120그루에서 약 600kg을 수확했다. 어린 묘목을 심어 정성껏 키운 끝에 얻은 결실이다. 내년에는 더 많은 수확과 수입도 기대한다.
농사를 짓는 데서 멈추지 않고 방 씨의 고민은 늘 ‘다음’으로 향한다. 내년에는 포도 재배도 해볼 생각이다.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작목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아무리 힘들게 농사지어도 노력한 만큼 소득이 안 나오면 결국 힘만 드는 것 아니겠어요.”
방 씨의 말에는 농업인의 현실적인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농촌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은 것은 역시 일손 부족이다.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 젊은 세대의 지역 이탈이 이어지면서 농번기마다 사람을 구하는 일이 큰 걱정거리다. 외국인 근로자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정작 일손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는 구하기조차 쉽지 않다.
농업에 필요한 비용도 만만치 않다. 비료와 농약은 물론 기름값과 인건비 각종 농기자재 비용까지 오르면서 농사를 지을수록 부담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방 씨는 포기하지 않는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새로운 작목을 찾고, 한 그루의 나무를 더 심고, 한 평의 땅이라도 더 알뜰하게 일군다. 농부에게 농사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가족의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쉴 틈 없이 일하시는데 이제는 몸도 좀 생각하셔야 하지 않습니까. 그렇게까지 돈을 벌어서 뭐 하시려고요?”
방 씨는 잠시 웃더니 짧게 대답했다. “에휴… 막내가 이제 중2학년이에요.”
그 한마디에 그가 왜 오늘도 밭으로 향하는지 충분한 설명이 담겨 있었다.
평생 흙을 일군 농부의 거친 손에는 자녀를 향한 아버지의 마음이 묻어 있었다. 논과 밭에서 흘린 땀은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가족의 내일을 위한 것이었다.
오늘도 방 씨는 농토를 바라보며 새로운 농사를 생각한다. 내년에는 어떤 작물을 심을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나은 소득을 올릴 수 있을지 고민한다.
농촌의 현실은 갈수록 녹록지 않지만, 농부의 마음까지 메마른 것은 아니다.
씨앗 하나를 심고 열매를 기다리듯, 방경식 씨는 오늘도 가족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삶을 농토에 심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식탁에서 마주하는 한 톨의 쌀과 한 알의 과일에는 이런 농부들의 땀과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농부의 하루는 힘겹지만, 그가 일군 땅에는 가족을 향한 희망이 자라고 있다.[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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