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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리더뉴스] 미국 골목상권의 경고음...스태그플레이션의 그림자가 보인다...

  • 남상채 기자
  • 입력 2026.06.1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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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점의 문닫은 가계 모습)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AI 호황 속에서도 미국 실물경제의 뿌리인 골목상권이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 골목 상권이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과 비용 압박의 직격탄을 맞으며 흔들리고 있다. 미국 경제의 실핏줄 역할을 하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체감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미 자영업 연맹(NFIB)이 발표한 5월 소기업 낙관지수는 95.3으로 전월보다 0.6포인트 하락하며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는 2024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나타내는 지수가 91까지 치솟았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52년 평균인 68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미국 자영업자들이 시장을 얼마나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업들은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 향후 3개월 안에 고용을 늘리겠다는 응답은 9%에 그쳤고, 장비 도입이나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도 16%에 불과했다. 팬데믹 이후 가장 위축된 수준이다. 특히 소기업은 미국 민간 고용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에서 채용 계획 감소는 향후 고용시장 둔화의 전조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문제는 비용 부담이 이미 한계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란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연료비가 급등했고,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통제 정책은 노동력 부족 현상을 심화시키며 인건비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인건비가 가장 큰 문제"라고 답한 비율은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관세 정책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 역시 소기업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기업은 규모의 경제와 자본력을 바탕으로 비용 증가를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지만, 소기업은 그렇지 못하다. 결국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가격 인상뿐이다. 실제로 최근 제품 가격을 올렸다는 응답(36%)과 앞으로 가격을 인상(34%)하겠다는 응답이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미국 소비자들에게도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음식점, 세탁소, 자동차 정비업체, 지역 소매점 등 생활과 밀접한 업종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둔화 조짐을 보이던 인플레이션이 다시 끈질기게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중소도시와 지방 경제권에서는 상황이 더욱 심각할 수 있다. 대도시의 경우 대기업과 첨단산업 중심의 경제 구조가 충격을 일부 흡수할 수 있지만, 지방 경제는 소기업과 자영업이 핵심 축을 담당한다. 따라서 소기업의 투자 축소와 고용 감소는 곧 지역 상권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상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면 금리를 인하해 경제를 부양하는 것이 통상적인 대응이다. 그러나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섣부른 금리 인하가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경기와 물가 사이에서 연준의 정책적 딜레마가 깊어지고 있는 셈이다.

 

현재 미국 경제는 흥미로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힘입은 대형 기술기업들과 금융시장은 여전히 뜨거운 반면, 실물경제의 기반인 소기업들은 비용 상승과 수요 둔화 속에서 고전하고 있다. 이른바 '두 개의 경제(Two-Speed Economy)'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향후 변수는 유가와 지정학적 리스크다. 만약 중동 지역의 긴장이 장기화되면서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소기업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고용 축소와 투자 감소, 가격 인상이라는 악순환을 심화시키며 미국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소기업 경기지표는 단순한 체감경기 악화를 넘어 미국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는 경고음에 가깝다. AI와 자산시장이 이끄는 화려한 성장의 이면에서 골목상권은 생존을 걱정하고 있다. 앞으로 미국 경제의 향방은 대기업의 투자 성과보다도 이러한 소기업들의 체력이 얼마나 버텨낼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경제의 진짜 건강 상태는 월가가 아니라 골목상권에서 먼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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