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사진제공)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다섯 명의 생명을 앗아간 대전 폭발사고는 막을 수 없었는가?
지난 6월1일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근로자 5명이 목숨을 잃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는 로켓 추진제 제조 과정에서 사용된 공구를 세척하는 공정 중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희생자들이 규정에 따른 방염복을 착용한 상태였음에도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은 이번 사고의 폭발력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준다.
안타까운 점은 이번 사고가 예견하기 어려운 돌발적 재난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해당 사업장에서는 이미 2018년 폭발사고로 5명이 사망했고, 2019년에도 폭발 및 화재로 3명의 근로자가 숨졌다. 그리고 2026년 또다시 5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됐다. 최근 10년 사이 세 차례의 중대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개별 작업자의 실수나 우연한 사고로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시사한다.
회사 측은 과거 사고 이후 상당한 비용을 투입해 공정을 자동화하고 안전설비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고가 "위험도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던 세척 공정"에서 발생했다는 설명은 오히려 우리 산업안전 체계가 안고 있는 근본적 한계를 보여준다. 산업재해는 위험하다고 알려진 공정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위험성이 낮다고 간주되어 관리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작업 과정에서 더 큰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방산업체의 경우 화약, 추진제, 인화성 물질 등 고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특수성이 존재한다. 생산 공정의 상당 부분이 국가 안보와 관련되어 외부 공개가 제한될 수 있지만, 안전관리만큼은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보안과 안전은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라 함께 확보되어야 할 필수 조건이다.
이번 사고를 통해 또 하나 드러난 문제는 감독 사각지대다. 폭발이 발생한 건물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소방서 보고 의무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장 전체가 아닌 개별 건물 단위로 관리되는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위험물 취급 여부보다 건물 면적이 관리 기준이 되는 한계가 존재한다. 위험성 중심의 관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제 수사기관과 관계 당국은 단순히 폭발의 직접적인 원인을 밝히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위험성 평가가 적절하게 이루어졌는지, 세척 공정의 안전 기준은 충분했는지, 잔류 추진제 관리와 방폭 설비는 적정하게 운영되었는지, 경영진의 안전보건 책임은 제대로 이행되었는지까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특히 반복된 사고가 왜 재발했는지에 대한 구조적 진단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산업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생산성도, 수익성도 아닌 인간의 생명이다. 아무리 첨단 기술과 국가 전략산업을 담당하는 기업이라 할지라도 근로자의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지속 가능한 성장은 불가능하다. 이번 사고가 또 하나의 통계로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안전 체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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