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회사나 공장에서 임금을 상습적으로 체불하는 악덕 업주를 보다 강력히 단속한다.
정부가 처음으로 대지급금을 장기간 갚지 않은 사업주들에게 신용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은 2024년 8월 이후 장기간 대지급금을 변제하지 않은 사업주 2천57명에게 신용제재를 실시한다고 29일 밝혔다. 대상은 1년 이상 변제를 미루고, 미납 규모가 2천만원 이상인 사업주 2천여명이다. 이들은 앞으로 최대 7년간 신용관리(한국신용정보원) 대상자로 등록돼 금융거래와 대출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행정 절차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동안 임금체불은 반복적으로 발생해왔지만, 사업주가 실제로 체감하는 제재는 약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노동자는 생계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데도 일부 사업주는 재산을 유지한 채 변제를 미루거나 책임을 회피해 왔다. 정부가 대신 지급한 대지급금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한다는 사실은 임금체불 문제가 더 이상 개인 간 분쟁 수준이 아니라 사회적 비용 문제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임금은 단순한 돈이 아니다. 노동자가 자신의 시간과 노동력을 제공한 대가이며, 가족의 생계와 직결된 최소한의 권리다. 월급이 끊기면 주거비와 교육비, 병원비까지 연쇄적으로 흔들린다. 그렇기에 임금체불은 단순 채무가 아니라 노동자의 삶을 위협하는 행위로 봐야 한다.
물론 모든 체불이 악의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경기 침체와 경영난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사업자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경영 실패의 부담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구조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기업 운영의 위험은 사업주가 감당해야 할 영역이지 노동자의 생존권을 담보로 떠넘길 문제가 아니다.
이번 신용제재는 상습·악의적 체불에 대해 실질적 책임을 묻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금융 신용과 직접 연결된 제재는 사업주들에게 이전보다 훨씬 강한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 제재를 넘어 체불 예방 시스템 강화와 신속한 권리구제 절차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노동의 대가를 제때 지급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사회의 기본 질서다. 임금체불을 더 이상 관행처럼 넘겨서는 안 된다. 이번 조치가 ‘임금은 반드시 지급돼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사회에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BEST 뉴스
-
[이상규 칼럼 28] 역사는 과거의 풍경화가 아니라 현재의 실존적 해석이다
역사는 과거의 풍경화가 아니라 현재적 실존의 해석이다 - 문명의 계급 구조에서 한글 창제와 조선 지식인 사회의 권력까지 - 신이 지배했던 서양과 예제(禮制)와 성리학적 도학이 지배했던 동양은 서로 다른 문명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회의 작동 원리라는 측면에서 보면 두 세계는 크게 다르지 ... -
[굿리더뉴스] 어느 평범한 농부의 일상 이야기...무주 부남면 방경식 씨
블루베리 밭에서 마주한 무주 부남면 방경식 씨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새벽부터 해가 질 때까지 밭과 논을 오가는 농부에게 ‘휴식’은 사치일지도 모른다. 농사철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를 만큼 바쁘지만, 힘든 내색보다는 웃음으로 하루를 견디는 농업인이 있... -
[이상규 칼럼 29] 한글학자가 한글을 쓰기 싫은 이유?
더는 하고 싶지 않아, 더는.. 민음사에서 기획한 한글날 기념 책 『한글』에서 배시은 시인의 「더는 하고 싶지 않아 더는」을 읽었다. 이 문장을 두 묶음으로 줄이면 무엇이 될까. 문자를 습득한다는 것은 어쩌면 문자와 헤어지는 일인지도 모른다. 글을 다 떼었다... -
[화제의 신간] 우리는 매일매일 무엇에 사로잡혀 사는가?.. 철학자 김한식의 '호모 캡티부스' 출간하자마자 화제..
[굿리더뉴스=하동호 기자] 철학 부재의 시대에 철학 돌풍을 몰고온 철학자 김한식이 또다시 신작을 내놓아 화제다. 인문학자, 시인으로도 유명한 김한식은 최근 '철학, 다시오시네'라는 제목의 부드러운 철학서적으로 교보문고 인문학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등극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호모 캡티부스'라는... -
[여주=남상채] 36년 한결같은 봉사와 나눔...여주 천서리막국수 윤희정 대표, 지역사회 신망 높아..
천서리막국수 윤희정 대표 부부 모습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경기도 여주시 천서리에서 36년째 ‘천서리 막국수’를 운영하고 있는 윤희정 대표. 그는 전통 음식에 대한 장인정신, 그리고 지역사회를 위한 오랜 봉사와 나눔으로 지역사회의 신망을 받고 있다... -
[무주=남상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전북 무주의 반딧불이 축제...
미국에서 열린 '제71회 세계축제협회(IFEA) 월드 연차 총회 및 피너클 어워드 세계대회에서 참석한 황인홍 무주군수가 금상 수상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빛을 활용한 전북 무주의 반디불이 축제가 세계적인 인정을 받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