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층간 소음 사각지대인 기숙사가 여전히 열악한 상태로 남게 됐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기숙사를 공동주택 층간소음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구 소음·진동관리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공동주택과 달리 기숙사는 준주택에 해당하므로, 한국환경공단 등의 층간소음 측정·상담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헌재는 환경권과 평등권 침해 주장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리적으로만 본다면 이번 결정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결론이다. 헌재는 이미 여러 차례 국가가 국민 기본권 보호를 위해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취하고 있다면 곧바로 위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실제로 기숙사 역시 건축 단계에서 일정한 소음 기준 적용을 받고 있으며, 환경분쟁조정법이나 민법 등을 통한 사후적 구제수단도 존재한다.
또한 공동주택은 우리나라 전체 주거 형태의 다수를 차지하고, 장기간 독립적 주거생활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국가가 우선적으로 정책 역량을 투입할 필요성이 크다는 판단 역시 일정 부분 설득력이 있다. 헌재가 입법자의 정책적 우선순위 설정에 폭넓은 재량을 인정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이 곧 “기숙사 층간소음 문제는 충분히 해결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현실에서는 제도의 사각지대가 적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 사건에 가깝다.
최근 청년층과 직장인을 중심으로 지식산업센터 기숙사, 기숙형 오피스텔, 준주택 형태의 거주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설은 공동주택 관리 체계 밖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고, 분쟁 발생 시 입주자가 체감할 수 있는 공적 지원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공동주택 거주자는 전문기관의 현장 진단이나 상담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기숙사 거주자는 사실상 개인 간 분쟁 해결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특히 층간소음은 단순한 생활 불편을 넘어 수면장애, 스트레스, 정신건강 악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생활환경 문제다. 거주 형태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정책적 관심의 우선순위에서 장기간 배제된다면, 사회적 갈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헌재 결정은 “합헌” 여부에 대한 판단일 뿐, 입법적 개선 필요성까지 부정한 것은 아니다.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과 정책적으로 충분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공동주택 중심으로 설계된 기존 층간소음 대응 체계를 오늘날 다양해진 주거 현실에 맞게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위헌 논쟁의 반복이 아니라, 준주택 거주자들도 최소한의 공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일이다. 법의 문턱 밖에 있는 생활 불편을 외면하지 않는 것, 그것이 앞으로의 정책이 지향해야 할 방향일 것이다.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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