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용황사대웅전)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밝은 연등처럼 우리 마음도 세상도 항상 밝으면 얼마나 좋을까?
연등은 밖을 밝히기 전에 먼저 자신의 마음을 비춘다고 한다. 이번 부처님오신날에는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도 작은 자비의 등불 하나쯤 밝혀지기를 기대해본다. 그 따뜻한 불빛이 서로를 위로하고, 다시 사람의 온기를 회복하는 희망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
오는 24일은 부처님 오신날이다. 거리마다 연등이 걸리고 사찰마다 봉축의 마음이 이어지는 계절이다. 해마다 맞이하는 날이지만, 올해의 부처님오신날은 유난히 깊은 의미로 다가온다. 우리 사회가 그 어느 때보다 갈등과 분열, 불안과 단절 속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무주 용황사 주지 태종 스님은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모든 행복은 타인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에서 오고, 모든 불행은 자기만을 위하는 마음에서 온다”는 말씀을 하셨다. 짧은 문장이지만 오늘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오늘의 우리는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물질은 풍요로워졌지만 마음은 점점 메말라가고 있다. 타인에 대한 이해보다 경쟁이 앞서고,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기보다 혐오와 배척의 언어가 쉽게 번져간다. 공동체의 온기는 약해지고, 사람들은 관계 속에서도 외로움을 호소한다.
이러한 시대일수록 부처님이 전한 자비와 공존의 가르침은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자비는 단순한 연민이 아니다. 타인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가려는 실천의 마음이다. 상대를 이겨야 내가 살아남는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함께 살아가는 길을 찾는 것, 그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가 회복해야 할 가치일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내뱉는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기도 하고, 따뜻한 위로가 되기도 한다. 작은 배려 하나가 지친 삶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결국 세상을 밝히는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따뜻한 마음일지 모른다.
최근 우리 사회는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갈등 속에서 많은 이들이 지쳐가고 있다. 청년들은 미래를 걱정하고, 노인들은 외로움 속에 하루를 보내며, 자영업자와 서민들의 한숨 또한 깊어지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서로를 향한 이해와 위로다. 부처님오신날의 연등 역시 단지 거리를 밝히는 장식이 아니라, 어두운 마음을 비추는 희망의 상징이어야 한다.
우리는 종종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힘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공동체를 지탱하는 힘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가족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 이웃을 향한 작은 관심,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마음이 결국 사회를 건강하게 만든다. 자비는 멀리 있는 이상이 아니라 일상의 태도 속에서 시작된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다시 한번 우리 자신을 돌아보았으면 한다. 나는 누군가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는 않았는지, 주변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연등의 불빛이 세상을 밝히기 전에 먼저 우리 마음속 어둠을 비추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처님의 탄생을 기리는 이날만큼은 잠시 걸음을 늦추고 서로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회복했으면 한다. 자비의 등불은 멀리 있지 않다. 결국 사람을 살리는 것은 사람이며, 세상을 밝히는 것도 사람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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