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한창 미래를 꿈꾸어야 할 청년들이 빚에 허덕이고 있다면, 큰 일이다.
요즘 “열심히 일하면 최소한 살아갈 수 있다”는 청년들이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생활비를 위해 빚을 지는 시대, 청년 채무 문제를 사회안전망의 붕괴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과거 무당층이나 중도층이었던 2030세대들이 정치세력화 또는 보수화되고있는 현상도 이와 무관치 않다.
최근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가 발표한 조사 결과는 우리 사회에 깊은 경고음을 던지고 있다.
지난해 개인회생을 신청한 만 29세 이하 청년들의 평균 채무액은 약 7000만원에 달했고, 이들 가운데 약 68%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처음 빚을 졌다고 응답했다. 이는 더 이상 청년 부채 문제가 개인의 과소비나 무리한 투자 때문만이 아니라, 생존 자체를 위한 부채로 변질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 심각한 것은 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유다. 조사 대상자의 절반 이상은 실직과 이직 등으로 인한 ‘소득 공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고용 불안정 속에서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한 청년들이 카드론과 고금리 대출에 의존하게 되고, 결국 돌려막기와 연체를 거쳐 개인회생에 이르는 악순환에 빠지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청년들은 과거 세대와 다른 구조적 어려움 속에 놓여 있다. 치솟는 주거비와 불안정한 일자리, 장기화되는 취업 경쟁, 높은 물가 부담 속에서 노동만으로 기본적인 삶을 유지하기조차 어려워졌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가족 지원’과 ‘사기 피해’ 비율까지 증가했다는 점은 청년 개인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경제 위기가 청년 세대에게 전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부분은 정신건강 문제다. 응답자의 40% 이상이 최근 1년 사이 죽음 충동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채무는 단순한 금융 문제가 아니다. 빚은 청년들에게 미래 상실감과 사회적 고립, 심리적 절망까지 안겨주고 있다. 청년 채무 문제를 단순한 경제 지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이제 정부와 사회의 대응 역시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단순히 개인회생 절차를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청년들이 빚을 지지 않고도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첫째, 청년 긴급생활안정 지원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소득 단절 상황에서 청년들이 고금리 대출로 내몰리지 않도록 단기 생계 지원과 저금리 긴급 자금을 체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둘째, 주거 안정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청년 부채의 상당 부분은 월세와 보증금 부담에서 시작된다. 공공임대 확대와 청년 주거비 지원 현실화는 청년 채무 예방 정책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셋째, 금융복지와 정신건강 지원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 채무 문제는 심리적 위기와 직결되는 만큼, 재무 상담과 정신건강 상담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단순히 “빚을 갚는 방법”이 아니라 “삶을 회복하는 과정”을 지원해야 하는 것이다.
넷째, 청년 고용 안정 정책 역시 병행되어야 한다. 비정규직과 단기 계약 중심의 불안정 노동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청년 부채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안정적 일자리 확대와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가 근본 대책이 되어야 한다.
청년의 빚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 안전망의 균열이 만들어낸 결과다. 청년들이 빚으로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만드는 일은 단순한 복지 정책이 아니라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투자다. 지금 필요한 것은 “버텨라”라는 말이 아니라,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가 함께 손을 내미는 일이다. 이재명 정부가 신속하게 발벗고 나서야 할 중요한 국가적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굿리더뉴스=남상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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