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생성)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지금까지 부르는 게 값이었던 '도수(徒手)치료'를 이제부터 정부가 직접 관리한다.
도수치료란 쉽게 말해 '맨손으로 하는 치료'를 말한다. 국내 의료시장에서 오랫동안 ‘무풍지대’로 여겨졌던 비급여 진료 체계에 정부가 본격적인 개입을 선언했다. 그 첫 번째 대상은 연간 시장 규모만 1조5천억원에 달하는 도수치료다.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관리급여 제도는 단순한 가격 인하 정책이 아니다. 이는 사실상 병원이 독점해온 비급여 가격 결정권을 정부가 환수하는 첫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도수치료는 병원마다 가격 차이가 극심했다. 동일한 30분 치료라도 5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까지 비용이 달랐고, 실손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특히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장기 치료를 유도하며 과잉진료 논란을 키워왔고, 이는 결국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과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이번에 관리급여라는 새로운 통제 장치를 꺼내든 배경 역시 여기에 있다.
관리급여는 건강보험 급여와 비급여의 중간 형태다. 환자가 비용의 95%를 부담하기 때문에 언뜻 보면 기존 비급여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본질은 전혀 다르다. 정부가 가격 상한과 치료 횟수를 직접 규제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현재 유력하게 검토되는 도수치료 수가는 1회 4만원대 초반으로 알려졌다. 평균 11만원 수준이던 시장 가격을 절반 이하로 낮추겠다는 의미다. 더불어 일반 환자는 연간 최대 15회, 수술 후 재활 환자도 최대 24회까지만 치료를 인정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 조치는 의료정책 측면에서 매우 상징적이다. 정부는 단순히 도수치료 과잉을 억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비급여 중심의 왜곡된 의료 수익 구조 자체를 손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료 현장에서는 필수의료 인력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비급여 시장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응급의학과·외과·소아청소년과 같은 필수 진료과는 기피되는 반면, 통증 클리닉과 도수치료 중심 의원은 급속히 늘어났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비급여 시장의 과도한 수익성을 낮추고, 의료 자원을 필수의료 영역으로 되돌리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정책이 도수치료 하나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정부와 시민단체는 이미 신경성형술, 체외충격파치료, 영양수액, 각종 통증 시술 등 과잉 비급여 논란이 반복돼 온 항목들에 대해서도 관리급여 확대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특히 실손보험 청구 비중이 높고 의료기관별 가격 편차가 큰 항목들이 우선 관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번 도수치료 개편은 ‘비급여 시장 관리 시대’의 서막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의료계의 반발도 거세다. 대한개원의협의회 등은 정부가 의사의 전문성과 치료 책임이 수반되는 의료 행위를 지나치게 저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물리치료사 및 전문 인력 인건비, 임대료, 장비 비용 등을 고려하면 4만원대 수가는 현실적으로 유지가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개원가에서는 이번 조치가 비급여 진료의 수익 기반을 무너뜨리고, 결국 중소 의원들의 경영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향후 의료계의 대응은 크게 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첫째, 행정 및 법률 대응이다. 의료계는 관리급여가 사실상 ‘준(準) 강제 가격통제’라는 점에서 직업수행 자유와 의료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논리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헌법소원이나 행정소송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둘째, 비급여 시장의 우회 전략이다. 도수치료 수익성이 낮아질 경우 의료기관들은 새로운 비급여 항목 개발이나 패키지 상품 확대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일부 병원에서는 기능의학, 영양주사, 재활 프로그램 등 새로운 혼합형 비급여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셋째, 의료 공급 축소 가능성이다. 수익성이 급감하면 일부 의원은 도수치료 자체를 축소하거나 중단할 수 있다. 이 경우 실제로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 정부가 지나친 규제로 시장 기능 자체를 위축시킨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반대로 시민사회와 보험업계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실손보험 구조를 왜곡시키고 의료비 상승을 부추겨온 과잉 비급여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조치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실손보험료 안정과 의료비 지출 효율화에도 일정 부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번 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은 단순한 가격 조정 정책이 아니다. 이는 한국 의료체계가 ‘비급여 자유시장’ 중심 구조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정부 관리 체계로 이동할 것인지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중대한 시험대다. 앞으로 정책의 성패는 과잉진료 억제와 환자 접근성 보장 사이에서 얼마나 정교한 균형점을 찾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와 의료계 모두에게 쉽지 않은 싸움이 이제 시작되고 있다.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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