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이제 청년 의료비 부담은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경기청년 메디케어 플러스’가 우리 사회 전반에 던진 정책적 메시지다.
취업 준비와 학자금 대출, 불안정한 일자리와 치솟는 생활비.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건강은 우선순위에서 자꾸 밀려난다. 몸이 아파도 병원을 미루고, 이상 신호가 있어도 “조금만 더 버티자”는 말로 하루를 넘긴다. 건강검진은 사치처럼 느껴지고 예방접종은 비용부터 계산하게 된다. 지금 한국 사회 청년들의 현실이다.
경기도가 올해 추진하는 ‘경기청년 메디케어 플러스 사업’은 이런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본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비용을 최대 20만 원까지 지원하는 이번 사업은 단순한 복지 확대를 넘어, 청년 건강 역시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영역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사실 청년들은 의료 사각지대에 가장 오래 방치된 세대 가운데 하나였다. 노인과 아동 정책은 비교적 촘촘하게 논의돼 왔지만, 청년 건강은 늘 개인 책임처럼 취급됐다. 젊으니 괜찮을 것이라는 막연한 인식 속에서 청년들은 아파도 참고, 검사비 부담에 예방을 포기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위·대장 내시경은 물론 MRI 검사 한 번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HPV 백신 같은 예방접종 역시 청년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결국 의료비는 청년들에게 건강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다가온다. 몸보다 통장을 먼저 걱정해야 하는 세대에게 “건강을 챙기라”는 말은 때로 공허하게 들린다.
이번 정책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청년들이 직접 제안했다는 점이다. 경기도 청년참여기구를 통해 나온 목소리가 실제 예산 사업으로 10억이 책정되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청년은 정책의 대상만이 아니라 정책을 만드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다만 아쉬움도 남는다. 지원 인원은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각각 2천200명씩, 모두 4천400명이다. 경기도 청년 인구를 생각하면 충분한 규모라고 보기 어렵다. 신청자가 몰리면 결국 또 다른 경쟁이 될 가능성도 크다. 건강권은 운 좋게 선정된 사람만 누리는 혜택이어서는 안 된다.
예방접종 지원 대상을 중위소득 120% 이하로 제한한 점도 현실과 괴리가 있다. 기준을 조금 넘는다고 해서 의료비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취업 준비와 불안정 노동 사이에 놓인 청년들에게 의료비는 여전히 큰 장벽이다.
청년 건강정책은 이제 시작 단계다. 중요한 것은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이다. 청년 정신건강, 만성질환 조기검진, 예방 중심 의료지원까지 연결되는 체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지방정부의 시도를 중앙정부가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젊으니까 괜찮다”는 위로가 아니다. 아프면 치료받고, 예방이 필요하면 비용 걱정 없이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다. 건강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미래를 준비하면서 현재의 몸도 지킬 수 있는 사회. 그것이 지금 청년들이 바라는 가장 현실적인 복지일지 모른다.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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