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청년 예산'이 대폭 늘어난다. 그런데 청년들의 삶도 나아질까?
정부는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2026년 청년정책에 30조 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일자리, 교육, 주거, 금융, 참여 등 5개 분야에 걸쳐 389개 과제를 추진한다는 점에서 양적 확대는 분명 인상적이다.
그러나 정책의 성패는 규모가 아니라 ‘체감도’에 달려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구조를 보면, 이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청년들은 과연 이 정책을 “내 이야기”로 느낄 수 있을까.
우선 긍정적인 측면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일경험 기회 확대와 국민취업지원제도 강화는 경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일정 부분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보호시설을 퇴소한 청년들에게 자립정착금을 전국 단위로 확대하고, 학자금 부담을 완화한 점은 정책이 가장 절실한 집단에 직접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거 분야 역시 공공임대와 분양을 포함한 6만7천 호 공급 계획은 당첨만 된다면 체감 효과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문제는 이 ‘당첨만 된다면’이라는 단서에 있다.
이번 정책의 상당수는 선별 지원 구조다. 즉, 일부에게는 큰 혜택이 돌아가지만 다수에게는 여전히 간접적인 정책으로 남는다. 이는 청년정책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김민석 총리가 지적했듯, 청년층의 정책 체감도가 낮다는 문제는 단순한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다.
또 다른 한계는 일자리 정책의 질적 측면이다.
정부가 제공하는 ‘일경험’은 대부분 단기 프로그램이나 인턴 형태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이력서 한 줄을 채우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결국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주체는 기업이고, 정책은 그 연결을 보조하는 수준에 머문다.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정책 효과가 제한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교육과 AI 분야 투자 역시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는 미래 경쟁력을 위한 투자일 뿐, 현재 취업난에 직면한 청년에게 즉각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 주거 정책 또한 공급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지금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이번 정책은 “기회를 확대했다”는 점에서는 분명 진전이지만, “결과를 보장한다”는 단계까지 나아가지는 못했다. 청년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책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정책이 삶의 결과를 바꾸는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단순한 예산 확대가 아니라 구조적 전환이다.
선별 지원 중심의 정책에서 보다 보편적인 접근으로, 단기 프로그램 중심에서 안정적 고용 연결 중심으로, 그리고 ‘제공’ 중심에서 ‘성과’ 중심으로의 변화가 요구된다. 또한 정책 접근성을 높이고 정보 격차를 줄이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다.
30조 원이라는 숫자는 충분히 크다.
그러나 그 숫자가 청년 한 사람의 삶 속에서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여전히 통계에 머무를 뿐이다. 청년정책의 진짜 과제는 이제 시작이다.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BEST 뉴스
-
[이상규 칼럼 28] 역사는 과거의 풍경화가 아니라 현재의 실존적 해석이다
역사는 과거의 풍경화가 아니라 현재적 실존의 해석이다 - 문명의 계급 구조에서 한글 창제와 조선 지식인 사회의 권력까지 - 신이 지배했던 서양과 예제(禮制)와 성리학적 도학이 지배했던 동양은 서로 다른 문명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회의 작동 원리라는 측면에서 보면 두 세계는 크게 다르지 ... -
[굿리더뉴스] 어느 평범한 농부의 일상 이야기...무주 부남면 방경식 씨
블루베리 밭에서 마주한 무주 부남면 방경식 씨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새벽부터 해가 질 때까지 밭과 논을 오가는 농부에게 ‘휴식’은 사치일지도 모른다. 농사철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를 만큼 바쁘지만, 힘든 내색보다는 웃음으로 하루를 견디는 농업인이 있... -
[이상규 칼럼 29] 한글학자가 한글을 쓰기 싫은 이유?
더는 하고 싶지 않아, 더는.. 민음사에서 기획한 한글날 기념 책 『한글』에서 배시은 시인의 「더는 하고 싶지 않아 더는」을 읽었다. 이 문장을 두 묶음으로 줄이면 무엇이 될까. 문자를 습득한다는 것은 어쩌면 문자와 헤어지는 일인지도 모른다. 글을 다 떼었다... -
[화제의 신간] 우리는 매일매일 무엇에 사로잡혀 사는가?.. 철학자 김한식의 '호모 캡티부스' 출간하자마자 화제..
[굿리더뉴스=하동호 기자] 철학 부재의 시대에 철학 돌풍을 몰고온 철학자 김한식이 또다시 신작을 내놓아 화제다. 인문학자, 시인으로도 유명한 김한식은 최근 '철학, 다시오시네'라는 제목의 부드러운 철학서적으로 교보문고 인문학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등극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호모 캡티부스'라는... -
[여주=남상채] 36년 한결같은 봉사와 나눔...여주 천서리막국수 윤희정 대표, 지역사회 신망 높아..
천서리막국수 윤희정 대표 부부 모습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경기도 여주시 천서리에서 36년째 ‘천서리 막국수’를 운영하고 있는 윤희정 대표. 그는 전통 음식에 대한 장인정신, 그리고 지역사회를 위한 오랜 봉사와 나눔으로 지역사회의 신망을 받고 있다... -
[무주=남상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전북 무주의 반딧불이 축제...
미국에서 열린 '제71회 세계축제협회(IFEA) 월드 연차 총회 및 피너클 어워드 세계대회에서 참석한 황인홍 무주군수가 금상 수상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빛을 활용한 전북 무주의 반디불이 축제가 세계적인 인정을 받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