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의무고용제도” 반복되는 미이행, 멈춰선 권리 — 장애인 고용제도의 실효성을 다시 묻다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장애인 고용제도를 개선한다.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장애인 의무고용제도와 관련, "고질적인 반복 미이행 사업장에 부담금을 가중하거나, 미이행 비율에 따라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등 실효성 있는 방안을 신속히 실행하라"고 고용노동부에 지시했다.
장애인의 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장애인의 권리를 얼마나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보는 날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 취지와 거리가 멀다. 법으로 명시된 장애인 의무고용제도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은 고용 대신 부담금 납부를 선택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현재 법정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은 공공부문 3.8%, 민간부문 3.1%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부담금이 부과되지만, 제도의 실효성은 의문이다. 최근 발표된 고용 저조 사업체 명단을 보면 수년째 같은 기업들이 반복적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3년, 5년, 심지어 10년 이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는 점은 단순한 관리 부실이 아닌 구조적 문제를 시사한다.
이러한 현상의 핵심 원인은 기업의 ‘합리적 선택’ 구조에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장애인을 고용하는 데 따르는 비용과 부담금 사이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 기업 입장에서는 채용에 따른 조직 적응 비용, 직무 재설계, 편의시설 구축 등의 부담보다 일정 금액의 부담금을 납부하는 것이 더 간편하고 예측 가능한 선택이 된다. 결국 제도가 ‘고용 유도’가 아니라 ‘부담금 납부 허용’으로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장애인 고용을 단순한 복지나 시혜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도 문제다. 이는 기업이 적극적으로 직무를 개발하고 조직 문화를 개선하려는 동기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장애인 고용은 선택이 아니라 법적 의무이자 사회적 책임이며, 나아가 다양성과 포용성을 높이는 중요한 경쟁력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는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첫째, 반복 미이행 사업장에 대한 부담금은 단순 부과를 넘어 실질적인 압박이 되도록 가중 및 차등화해야 한다. 미이행 기간과 비율에 따라 단계적으로 부담을 높이는 방식이 필요하다.
둘째, 처벌 중심에서 벗어나 인센티브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 인건비 지원, 직무 개발 컨설팅 등 실질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셋째, 장애인의 역량에 맞는 맞춤형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 단순 보조 업무를 넘어 디지털, 서비스, 전문직 영역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야 한다.
넷째, 공공기관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기준을 초과 달성하고, 성공 사례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은 시혜가 아니라 권리다. 그리고 그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국가와 사회의 책임이
다. 장애인의 날이 단순한 기념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선언이 아닌 실행이 필요하다. 이제는 반복되는 미이행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와 기업 모두가 책임 있는 행동으로 응답해야 한다.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BEST 뉴스
-
[이상규 칼럼 28] 역사는 과거의 풍경화가 아니라 현재의 실존적 해석이다
역사는 과거의 풍경화가 아니라 현재적 실존의 해석이다 - 문명의 계급 구조에서 한글 창제와 조선 지식인 사회의 권력까지 - 신이 지배했던 서양과 예제(禮制)와 성리학적 도학이 지배했던 동양은 서로 다른 문명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회의 작동 원리라는 측면에서 보면 두 세계는 크게 다르지 ... -
[굿리더뉴스] 어느 평범한 농부의 일상 이야기...무주 부남면 방경식 씨
블루베리 밭에서 마주한 무주 부남면 방경식 씨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새벽부터 해가 질 때까지 밭과 논을 오가는 농부에게 ‘휴식’은 사치일지도 모른다. 농사철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를 만큼 바쁘지만, 힘든 내색보다는 웃음으로 하루를 견디는 농업인이 있... -
[이상규 칼럼 29] 한글학자가 한글을 쓰기 싫은 이유?
더는 하고 싶지 않아, 더는.. 민음사에서 기획한 한글날 기념 책 『한글』에서 배시은 시인의 「더는 하고 싶지 않아 더는」을 읽었다. 이 문장을 두 묶음으로 줄이면 무엇이 될까. 문자를 습득한다는 것은 어쩌면 문자와 헤어지는 일인지도 모른다. 글을 다 떼었다... -
[화제의 신간] 우리는 매일매일 무엇에 사로잡혀 사는가?.. 철학자 김한식의 '호모 캡티부스' 출간하자마자 화제..
[굿리더뉴스=하동호 기자] 철학 부재의 시대에 철학 돌풍을 몰고온 철학자 김한식이 또다시 신작을 내놓아 화제다. 인문학자, 시인으로도 유명한 김한식은 최근 '철학, 다시오시네'라는 제목의 부드러운 철학서적으로 교보문고 인문학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등극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호모 캡티부스'라는... -
[여주=남상채] 36년 한결같은 봉사와 나눔...여주 천서리막국수 윤희정 대표, 지역사회 신망 높아..
천서리막국수 윤희정 대표 부부 모습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경기도 여주시 천서리에서 36년째 ‘천서리 막국수’를 운영하고 있는 윤희정 대표. 그는 전통 음식에 대한 장인정신, 그리고 지역사회를 위한 오랜 봉사와 나눔으로 지역사회의 신망을 받고 있다... -
[무주=남상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전북 무주의 반딧불이 축제...
미국에서 열린 '제71회 세계축제협회(IFEA) 월드 연차 총회 및 피너클 어워드 세계대회에서 참석한 황인홍 무주군수가 금상 수상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빛을 활용한 전북 무주의 반디불이 축제가 세계적인 인정을 받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