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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식의 철학에세이 4] 쾌락주의자 에피쿠로스의 행복 비결은...인간의 욕망,우정,죽음 연구...

  • 김한식 철학자 기자
  • 입력 2026.04.1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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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을 괴롭히는 것은 두려움과 끝없는 욕망..몸의 고통과 마음의 불안이 없는 것이 행복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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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학파를 형성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에피쿠로스

[김한식의 철학 에세이 4=에피쿠로스] 인간의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인간은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결국 같은 질문 앞에 다시 서게 됩니다. 어떻게 살아야 좋은 삶이라 할 수 있는가. 행복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초연결의 기술 문명 속에서 우리는 이전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빠르게 움직이며 더 쉽게 소유합니다. 손안의 화면 하나로 세계와 이어지고 원하는 정보는 즉시 도착하며 욕망은 클릭 한 번으로 현실이 됩니다. 그러나 삶이 편리해진 만큼 마음까지 평온해진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더 많이 비교하고 더 불안해하며 더 빨리 지쳐 갑니다. 넘쳐나는 선택지 속에서 방향을 잃고 수많은 연결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며 성취의 계단을 오르면서도 공허함을 내려다봅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더 많은 소유가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 믿고, 더 높은 자리와 더 큰 성공이 삶을 완성해 줄 것이라 기대합니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깨닫습니다. 손에는 많은 것을 쥐었으나 마음은 비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바깥은 풍요로운데 내면은 황량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바로 그 지점에서 2천 년이 훌쩍 넘는 시간을 건너 한 철학자의 목소리가 우리에게 찾아옵니다. 에피쿠로스(AD 341년경-AD 271년경). 그는 묻습니다. 행복은 정말 더 많이 가지는 데서 오는가?

 

고대 아테네의 조용한 정원에서 한 사람이 이 문제를 깊이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인간이 두려움과 욕망 속에서 스스로를 괴롭히며 살아간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고자 했습니다. 그 철학자는 에피쿠로스였습니다. 그는 철학을 거창한 학문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철학은 인간을 괴롭히는 불안을 덜어 주고 삶을 평온하게 만드는 삶의 기술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묻습니다.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에피쿠로스는 기원전 341년 사모스 섬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젊은 시절 여러 지역을 떠돌며 철학을 공부했고, 마침내 아테네에 정착하여 작은 공동체를 만들었습니다. 그곳은 화려한 학교도 거대한 강당도 아니었습니다. 담장 안의 조용한 정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철학 공동체는 훗날 ‘정원의 학교’라고 불리게 됩니다. 그 정원은 당시로서는 매우 독특한 공간이었습니다. 귀족과 평민, 남성과 여성, 심지어 노예들까지도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철학이 특정한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함께 나눌 수 있는 삶의 지혜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정원에서는 정치적 야망도, 화려한 명성도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사람들은 함께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며 삶의 평온을 배웠습니다. 그곳에서 에피쿠로스는 말했습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삶 속에서 발견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에피쿠로스의 철학을 말할 때 흔히 “쾌락주의”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그를 즐거움만을 추구한 철학자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그런 단순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말한 쾌락은 무절제한 향락이 아니라 고통이 없는 상태를 의미했습니다. 몸의 고통이 없고 마음의 불안이 사라진 상태, 바로 그것이 행복의 핵심이라고 그는 보았습니다.

 

에피쿠로스는 인간을 괴롭히는 두 가지를 특히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하나는 두려움이고 다른 하나는 끝없는 욕망입니다. 사람들은 신을 두려워하고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또한 더 많은 재산, 더 큰 권력, 더 높은 명예를 끊임없이 원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욕망은 대부분 만족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늘 불안 속에 머물게 됩니다. 에피쿠로스는 말했습니다. 행복은 더 많은 것을 얻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욕망을 줄이는 데 있다고 말입니다.

 

행복과 불행 이미지.png
인간의 행복과 불행 이미지(AI 생성)

에피쿠로스는 인간의 욕망을 세 가지로 나누었습니다. 첫 번째는 자연스럽고 필요한 욕망입니다. 배가 고플 때 먹는 음식, 몸을 보호할 집, 친구와의 관계 같은 것들입니다. 이러한 욕망은 충족될 때 삶을 안정시키고 행복을 돕습니다.

 

두 번째는 자연스럽지만 필요하지 않은 욕망입니다. 맛있는 음식이나 아름다운 장식, 편안한 생활 같은 것들입니다. 이것들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삶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습니다. 세 번째는 헛된 욕망입니다. 끝없는 부, 과도한 권력, 무한한 명예 같은 것들입니다. 이러한 욕망은 결코 만족될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을 끊임없는 불안 속에 빠뜨립니다. 그래서 그는 조용히 말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욕망을 줄이며 단순한 삶 속에서 기쁨을 찾는다고 말입니다.

 

에피쿠로스 철학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죽음에 대한 성찰입니다. 인간은 죽음을 생각할 때 깊은 공포를 느낍니다. 삶이 끝난다는 사실이 두렵고, 그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에피쿠로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죽음은 우리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우리가 살아 있을 때 죽음은 아직 오지 않습니다. 죽음이 왔을 때, 우리는 이미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죽음은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생각은 인간을 억누르던 두려움 하나를 내려놓게 합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가 줄어들 때 인간은 현재의 삶을 평온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말했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만이 현재의 삶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고 말입니다.

 

에피쿠로스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가치 가운데 하나는 우정이었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인간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기쁨 가운데 하나는 친구와 함께하는 삶이라고 말입니다. 정원의 공동체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경쟁자가 아니라 동반자로 대했습니다. 함께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삶을 찬양했습니다. 에피쿠로스는 이런 삶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겼습니다. 화려한 궁전이나 큰 권력보다도 친구와 나누는 평온한 시간이 훨씬 더 깊은 행복을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에게 우정은 삶 전체를 밝혀 주는 빛”이라고 말입니다.

 

에피쿠로스가 말한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햇빛이 비추는 정원에서의 한 끼 식사, 친구와 나누는 진솔한 대화, 걱정 없이 잠드는 밤. 그는 이러한 작은 평온 속에서 인간의 행복이 자라난다고 보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거대한 성취를 통해 행복을 찾으려 합니다. 그러나 에피쿠로스는 오히려 반대의 길을 제시했습니다. 삶을 복잡하게 만드는 욕망을 내려놓고, 단순하고 조용한 삶 속에서 마음의 평정을 찾으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말한 최고의 상태는 아타락시아(ataraxia), 즉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평온이었습니다.

 

오늘의 세계는 고대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입니다. 수많은 정보와 욕망이 우리를 끊임없이 자극합니다.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더 높이 올라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 마음이 평온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에피쿠로스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옵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은 거대한 성취의 끝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욕망이 잦아든 자리, 두려움이 사라진 마음, 그리고 친구와 나누는 조용한 시간 속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그는 우리에게 묻는 듯합니다. 우리는 정말 필요한 것을 알고 있는가. 삶을 복잡하게 만드는 욕망을 내려놓을 수 있는가. 그리고 평온한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가. 에피쿠로스의 철학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오래된 정원의 햇살처럼 조용히 우리의 삶을 비춥니다. 그리고 다시 묻습니다.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어쩌면 그 답은 아주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 속에서, 아주 작은 평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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