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리더뉴스] 대전 동물원을 탈출한 늑대 '늑구' 이야기가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다. 늑대는 로마신화부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이르기까지 '주연'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날 '인간 늑대'가 많은 세상에서 이제 '동물 늑대'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늑대는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 늑대는 그저 늑대같은 존재인가? 우리시대의 '늑대론'을 들어보자.
최근 대전의 한 동물원을 탈출한 '늑대 한마리'가 갑자기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4월8일 대전 동물원에서 탈출한 2살짜리 늑대 '늑구'는 일주일 넘게 잡히지 않으면서 직접 찾아다니는 시민이 있는가 하면 "잡히지 말고 달아나라"라고 응원하는 목소리도 있다.
우리에게 늑대는 어떤 의미일까.
늑대는 식육목 개과 개속에 속하는 포유동물이다. 늑대는 국내에서는 멸절되었으며,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다. 1960년대 초까지 경상북도 영주, 봉화 등에서 빈번히 관찰됐으나 1970년대 들어서면서 점차 사라졌다. 이번에 탈출한 '늑구'는 2008년 러시아 사라토프주에서 '한국늑대' 복원사업의 하나로 들여온 늑대의 후손이다.
늑대의 존재는 신화에서부터 확인된다.
로마 건국 신화에는 전쟁의 신 마르스의 아들로 태어나 강에 버려진 쌍둥이 형제를 늑대가 거뒀다는 이야기가 있다. 늑대의 젖을 먹고 살아남은 이 형제는 알바 롱가 지역을 정복한 후 새 국가를 세웠고, 형제 간 다툼 끝에 형 로물루스가 동생 레무스를 죽이고 왕위에 올랐다. 그들이 세운 국가 '로마'는 로물루스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다.
이집트 신화에 등장하는 죽은 자의 신 아누비스도 자칼(개과 포유류) 또는 늑대 머리를 한 신으로 묘사된다. 아누비스의 형제이자 전쟁과 사냥을 관장하는 신 웨프와웨트도 마찬가지다.
이야기 속 늑대는 대개 악역이자 공포의 대상이다.
대표적으로 이솝 우화 '늑대와 양치기 소년'은 양치기 소년이 늑대가 나타났다는 거짓말을 반복해 마을 사람들을 속이다가, 나중에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 작품을 모티프로 이강백의 희곡 '파수꾼'(1975)이 나왔다. 마을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이리(늑대) 떼'라는 공포의 존재를 가짜로 만들어 주민들을 통제하는 촌장과 파수꾼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늑대는 또 관용적인 표현에도 자주 등장한다. '양의 탈을 쓴 늑대'는 겉으로는 순하지만 속은 매우 교활한 존재를 가리키며, '개와 늑대의 시간'은 해질녘 다가오는 실루엣이 개인지 늑대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것에 빗대 경계에 선 혼란스러운 상황을 표현한다.
현대에 들어서는 인간이 늑대의 외형 또는 특성을 가지게 되는 '늑대인간'이 대중문화 속 단골 소재로 부상한다. 이러한 늑대인간의 원형은 영화 '울프맨'(1941)에서 제시됐다. 늑대인간 벨라(벨라 루고시 분)에게 물린 주인공 래리 탈보트(론 채니 주니어)는 보름달이 뜨는 밤 온몸에 털이 돋아나 늑대인간의 모습으로 변한다.
주제곡이 더 유명한 아르헨티나 영화 '나자리노'(1975)도 늑대인간이 주인공이다. 나자리노 크루스(후안 호세 카메로)는 '7번째로 태어난 아들에게 늑대인간의 저주가 내린다'는 전설 아래에서 태어났다. 이후 그에게 악마가 찾아와 만약 사랑을 포기한다면 금은보화를 받게 되고 포기하지 않으면 늑대인간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하는데, 사랑을 택한 나자리노는 보름달이 뜨는 날 늑대인간으로 변한다.
'나나나나~'로 시작하는 '나자리노'의 주제곡은 '한 아이가 태어날 때'(When a Child is born)로, 오랜 세월 여러 가수가 부르며 세계적으로 사랑받았다. 또 영화 '틴 울프'(1985)는 고등학생 스콧 하워드(마이클 J.폭스)가 유전으로 늑대인간이 된 후 농구부 일원으로 보내는 일상에 대해 다뤘다.
'해리포터: 아즈카반의 죄수'(2004)에서 리머스 루핀(데이비드 듈리스)은 자신이 늑대인간임을 실토한다. 그는 어린 시절 늑대인간 펜리르 그레이백(데이브 르게노)에게 물렸다. 또 '트와일라잇' 시리즈 '뉴 문'(2009)에서는 제이콥 블랙(테일러 로트너)이 늑대인간 우두머리 가문의 직계 후손으로 등장하고, '언더월드' 시리즈에서도 뱀파이어 진영과 '라이칸'이라는 늑대인간 종족이 대결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편, '엑스맨' 시리즈 주인공 울버린(휴 잭맨)은 족제비과 포유류 돌연변이다. 그럼에도 '울버린'(Wolverine)이라는 이름이 '늑대'(Wolf)와 비슷하고 해당 캐릭터가 가진 특성이 늑대와 닮은 탓에 '늑대인간'이라고 빈번히 불린다.
그런가 하면 배우 강동원의 우산 신을 전설로 만든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제목은 '늑대의 유혹'(2004)이다.
'늑대인간 증후군'(Werewolf Syndrome)이라 불리는 병도 존재한다. 눈꺼풀·이마·코처럼 털이 나지 않아야 할 신체 부위에 털이 자라는 희소병을 가리키는 선천성 전신다모증(CGH)이다. 2023년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툰쿠 아지자 왕비가 이 증후군을 앓던 미스클리엔(5)의 부모에게 편지를 보내 해당 여아를 양녀로 삼기를 바란다며 학비와 치료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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