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또 어떻게 성공하는가?
한 국가의 탄생은 언제나 찬란한 순간으로 기록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는가.
이스라엘의 국부(國父)로 불리는 다비드 벤구리온(1886~1973)
그는 이러한 질문에 가장 극적인 방식으로 답한 지도자 중 하나다.
1948년, 그는 이스라엘 건국을 선언하며 역사적 전환점을 만들어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사건이 아니라, 오랜 디아스포라를 끝내고 민족국가를 현실로 구현한 결정적 순간이었다.
벤구리온의 리더십은 단호했고, 때로는 타협보다 결단을 우선시했다. 국가의 생존을 위해 군사적·정치적 선택을 동시에 밀어붙였고, 그 결과 이스라엘은 짧은 시간 안에 국가 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성공의 이면에는 또 다른 현실이 존재한다.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삶의 터전을 잃은 비극으로 이어졌고, 그 갈등은 지금까지도 끝나지 않은 채 이어지고 있다.
벤구리온의 선택은 한 민족에게는 ‘건국’이었지만, 다른 민족에게는 ‘상실’로 기억된다. 이 점에서 그의 리더십은 역사적 성취와 윤리적 질문을 동시에 남긴다.
오늘 우리의 현실 역시 선택의 연속 위에 놓여 있다.
정치·외교·안보의 영역에서 내려지는 결정들은 단기적 성과를 넘어 미래 세대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지금의 이익’에만 집중한 채, 그 이후의 결과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오늘 우리의 현실과 비교해 보면, 벤구리온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첫째,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리더의 결단력은 결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둘째, 그 결단은 언제나 장기적 결과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더욱 신중해야 한다.
단기적 생존을 위한 선택이 장기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벤구리온은 ‘현실주의 정치’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는 이상만으로 국가를 운영하지 않았다. 국제 정세를 냉정하게 읽고, 필요한 경우 외부 세력과 협력하며,
때로는 내부 반대도 감수했다. 이는 오늘날 정치 지도자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교훈이다. 이상과 가치가 중요하지만,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현실 감각이 결여된다면 정책은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벤구리온의 시대와 달리, 오늘날 세계는 더 긴밀히 연결되어 있고, 갈등의 파급력 또한 훨씬 크다.
그렇기에 단순한 ‘강한 리더십’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제는 결단력과 함께 공존의 상상력, 그리고 갈등을 줄이기 위한 장기적 비전이 요구된다.
결국 벤구리온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국가의 성공이란 무엇인가.” 단순히 국가를 세우는 것인가, 아니면 그 국가가 주변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지속 가능한 평화를 만들어가는가.
역사는 종종 승자의 이야기로 기록되지만, 진정한 교훈은 그 이면에 있다.
벤구리온의 리더십은 우리에게 용기와 결단을 가르치는 동시에, 그 선택이 남길 미래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고민하는 성숙한 시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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