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초의 조향사 이야기...여성 조향사 파푸티, 오늘날 향수 제조에도 사용되는 기본 원리..
우리는 누구 덕분에 '향기로움'을 만끽하고 있는 것인가?
다시말해 인류는 언제부터 향기를 만들고 사용하기 시작했을까?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향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이름 가운데 하나는 분명하게 기록되어 있다. 바로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여성 조향사 타푸티(Tapputi-Belatekallim)이다. 약 3200년 전 점토판에 남겨진 그녀의 이름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향수 제조 기록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타푸티(Tapputi)가 활동했던 곳은 고대 문명의 발상지로 불리는 Mesopotamia였다. 이 지역은 오늘날의 이라크(Iraq)와 시리아(Syria) 일대에 해당하며,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 사이에서 찬란한 문명을 이루었던 곳이다. 문자와 도시가 등장하던 그 시대에 사람들은 이미 향기의 가치를 알고 있었다. 향은 단순히 좋은 냄새를 위한 것이 아니라 신에게 바치는 제사와 종교 의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왕실과 귀족들의 권위를 상징하는 귀한 물품이기도 했다.
타푸티(Tapputi)의 이름 뒤에 붙은 ‘벨라테칼림(Belatekallim)’은 ‘궁전의 감독관’ 또는 ‘왕궁의 책임자’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그녀가 단순한 장인이 아니라 왕궁에서 향료 제작을 관리하던 중요한 인물이었음을 보여준다. 당시 향료는 의례와 치료, 그리고 왕실 생활에 널리 사용되는 귀한 물품이었기 때문에 향을 만드는 기술 역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했다.
점토판 기록에 따르면 Tapputi는 꽃과 향목, 그리고 향기로운 수지인 Myrrh(몰약)등을 기름과 섞어 향유를 만들었다. 특히 그녀는 증류와 여과, 정제 과정을 반복하는 방법을 사용했는데, 이는 오늘날 향수 제조에도 사용되는 기본적인 원리와 유사하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학자들은 그녀를 단순한 조향사를 넘어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여성 화학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오늘날 향수 산업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발전했지만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중동의 오래된 향 문화와 만난다. 그리고 그 역사 속에는 수천 년 전 향을 만들던 한 여성의 이름이 남아 있다. Tapputi-Belatekallim의 기록은 향수가 단순한 사치품이 아니라 인류의 기술과 문화가 함께 발전해 온 오랜 역사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우리는 옛날옛적 한 여인 덕분에 지금 '향기로움'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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