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종교의 분리,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
장헌일 박사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장
요즘 우리 정치를 보면, 정치와 종교는 반드시 분리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강하게 말해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정교분리 원칙이란 국가가 종교적으로 중립성의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원칙과 함께 종교 또한 정치적으로 중립성의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의무를 부과한 것이다. 즉, 종교를 정치로부터 격리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과 종교가 결탁하여 시민의 양심과 신앙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되었다.
우리 민법은 개인간 권리, 자유의사를 정하는 법이어서 그 적용 범위가 넓다. 따라서 민법 개정 방식만으로는 정교분리 원칙을 유지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단·사이비 단체의 정교 유착을 비롯한 반사회적 행위를 규제할 수 있는 가칭 '컬트피해방지특별법'의 제정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헌법 20조는 모든 국민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헌법 37조는 국가의 안전보장이나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 해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고, 헌법 10조 행복추구권에 의거하여 컬트피해방지특별법을 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프랑스는 지난 1996년 이단·사이비 집단을 정부가 감시할 수 있도록 하는 ‘종파적 일탈행위 –감시퇴치위원회(MIVILUDES·미빌뤼드)’ 를 창설하였다. 이 기구는 이단·사이비 단체 등으로 인한 정신적·물리적 세뇌, 착취 등을 감시하고 대응하는 총리실 산하 범정부 기구이다. 우리도 프랑스처럼 이단·사이비 종교의 위험성 분석, 피해자 지원, 공공기관 교육, 법적 조언 등을 할 수 있는 법률제정과 함께 감시기구 설치를 정부에 적극 제안하고자 한다.
이러한 감시기구가 프랑스에 만들어진 이후, 인근 유럽 국가들-벨기에, 독일, 룩셈부르크와 오스트리아, 스페인 네덜란드-은 멀리 캐나다까지 연합하여 이단·사이비 단체에 의한 피해문제를 공동 대처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하루속히 사이비 종교문제와 관련하여 선진국들과 긴밀하게 연계할 수 있는 범정부기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 외에도 싱가포르의 종교화합유지법, 일본의 피해자구제법 등 우리가 벤치마킹할 수 있는 해외 입법사례가 많이 있다.
다만, 종교의 자유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정교유착이나 사이비 문제를 단순히 교리 문제로 접근하기에는 적잖은 한계가 있다. 특히 관련 특별법을 제정할 경우, 다른 법안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세밀하게 접근해야 한다. 정당한 종교활동은 충분히 보장하면서도 가정과 사회 등 공동체에 해악을 끼치는 문제점을 명확히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가해자들이나 가해집단에 대한 명확한 행동 근거, 피해자 보호 조항 등이 반드시 들어가야 할 것이다.
또 하나 고려해할 점은 국민의 51%가 무종교라는 사실이다. 이런 상태에서 특별법을 제정하려면, 국민 대부분이 충분히 공감하고 납득할 수 있는 절차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러한 컬트피해방지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국교회가 앞장서서 법률과 정책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싱크탱크(두뇌집단)’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거듭 강조하건대, 우리 정부는 영국의 INFORM(Information Network Focus on Religious Movements)처럼 종교계는 물론 학계,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이단·사이비문제를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풀어나가는 전문기구를 설립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 본 원고는 굿리더뉴스의 논조와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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