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키워드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특별기고] 뽀드득... 첫눈이 내린 밤의 고요와 존재의 깊은 성찰을 겹쳐 그린 서정시..

  • 김한식 시인 기자
  • 입력 2025.12.06 18:06
  • 글자크기설정

  • 첫눈이 오다 그친 기척과 하늘이 잠시 숨을 고르는 듯한 장면.. 다시 뽀드득,뽀드득...소리와 침묵, 사라짐과 남음, 순간과 영원의 경계에서 인간 존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맑은 깨달음을 담아낸 작품

눈길.jpg

 

첫눈, 시월 보름 밤에

- 김한식 -

 

오래 품어온 차가운 어둠 위로

첫눈이 내려앉습니다

오다가 그친 기척은

하늘이 잠시 숨을 고르는 듯

말없이 세상을 덮고

달빛은 그 위에

살며시 발끝을 얹습니다

고요한 골목을 따라

나는, 뽀드득ㅡ

한 음절씩 밟히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 정겨운 소리는

누군가 오래 전에 남겨 둔

삶의 이야기 같은 것

보일 듯

지워질 듯

밤길을 따라 지나갑니다

사라지는 것들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가

말 없는 달빛은

그 질문 위에 서 있고

뽀드득ㅡ 뽀드득

작은 답이 발 밑에서 울립니다

 

- 시 해설 -

김한식시인의 이 작품은 첫눈이 내린 밤의 고요와 존재의 깊은 성찰을 겹쳐 그린 서정시입니다.

시인은 첫눈이라는 자연의 사건을 단순한 계절의 변화가 아니라, 시간의 숨결이 내려앉는 순간으로 읽어냅니다.

 

첫눈이 “오다 그친 기척”과 “하늘이 잠시 숨을 고르는 듯한” 장면은, 세상이 잠시 멈추어 고요가 가장 깊은 자리에 놓이는 순간을 보여줍니다. 이 침묵 위에 “달빛이 살며시 발끝을 얹는” 이미지는, 자연이 인간에게 말을 거는 듯한 섬세한 감각을 드러냅니다.

 

시인은 밤길을 걷는 자신의 발걸음을 “뽀드득— 한 음절씩 밟히는 소리”로 묘사합니다. 이 소리는 단순한 눈 밟는 소리가 아니라, 삶의 오래된 이야기, 즉 우리가 잊고 지낸 시간의 기억을 호출하는 상징으로 제시됩니다. 발밑의 소리는 보일 듯 사라지는 흔적처럼, 인간의 삶 또한 덧없으면서도 소중하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웁니다.

 

“사라지는 것들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가”라는 시인의 질문은 존재론적이며, 영혼의 깊은 곳에서 나오는 물음입니다. 그 질문 위에 “말 없는 달빛이 서 있다”는 구절은, 답이 말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침묵과 체험 속에서 비로소 깨달아지는 것임을 암시합니다.

 

마지막의 “뽀드득ㅡ 뽀드득”은 사라짐 속에서도 존재는 완전히 지워지지 않고, 흔적은 작지만 분명히 남아 있다는 삶의 응답입니다. 결국 이 시는 소리와 침묵, 사라짐과 남음, 순간과 영원의 경계에서 인간존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맑은 깨달음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 굿리더뉴스 & goodleadernews.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추천뉴스

  • [굿리더뉴스] 서울시내 골목골목으로 몰려드는 해외 관광객
  • [굿리더뉴스] 세계 물리학계를 깜짝 놀라게 만든 한국의 과학자..
  • [굿리더뉴스] 한미동맹, 정보공유 문제 없나?
  • [굿리더뉴스] 백악관 대변인은 반드시 우파 금발의 미인이어야 한다!?
  • [굿리더뉴스] 주춤하던 광주 반도체, SK 최태원이 다시 속도 낸다..
  • [굿리더뉴스] 국힘 6선 조경태 의원이 갑자기 노무현 묘역을 참배한 까닭은?
  • [무주=남상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전북 무주의 반딧불이 축제...
  • [굿리더뉴스] 여권 강경파에게 던지는 이대통령의 초고강도의 레드카드..
  • [굿리더뉴스] '벌거벗은 트럼프', 유럽의회에 등장하다..
  • [굿리더뉴스] 손흥민, 차범근을 뛰어넘었다..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특별기고] 뽀드득... 첫눈이 내린 밤의 고요와 존재의 깊은 성찰을 겹쳐 그린 서정시..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