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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시] 파랑새 한마리가 말해주는 아름다움과 고통, 침묵과 구원...

  • 김한식 시인 기자
  • 입력 2025.11.2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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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묵경 장복수 화백의 그림을 보고 지은 시...우리는 어느 곳을 향해 내려서고 있는가?

파랑새 2.jpg

 

파랑새, 묵경 선생의 그림 앞에서

                         - 김한식 -

 

 꽃향기 화사하게 번지는 정원에서

 파랑새 한 마리

 찬란한 아름다움의 향연을 등지고 

 조용히 날개를 접으며

 땅으로 내려옵니다

 삶의 아픔이 머물던 자리

 깊은 침묵이 내려앉은 곳으로

 허무의 그림자를 남기며

 가까이 내려옵니다

 그 여백의 골짜기마다

 고요히 펼쳐지는

 슬픈 날개,

 잊혀진 삶의 색깔을 깨우고

 황혼의 빛처럼 따스히 스며듭니다

 당신의 맑은 영혼은

 그림을 감도는 온기로 번져

 그 푸른 숨결 속에서

 조용한 햇살로 피어납니다

 상처난 세상을

 다시 비추는 한 줄기 밝은 빛으로,

 

- 시 해설 -

김한식 시인의 이 작품은, 묵경 장복수 화백의 그림 속 파랑새를 통해 아름다움과 고통, 침묵과 구원의 역설적 관계를 섬세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시인은 찬란한 꽃향기가 가득한 정원을 배경으로 하여, 파랑새가 아름다움을 등에 지고 고통의 자리로 내려오는 장면을 포착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쁨의 정점이 어디에 있는가를 묻는 질문이 아니라, 진정한 인간성과 희망이 어디에서 비롯되는가를 탐구하는 깊은 사유로 이어집니다.

 

파랑새는 세속의 아름다움과 찬란한 빛을 뒤로한 채, 삶의 상처와 침묵이 머무는 빈자리로 내려옵니다. 시인은 그 모습을 통해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할 때 비로소 영혼의 색채가 깨어난다고 말합니다. 슬프게 펼쳐지는 날개는 화려함이 아니라, 잊혀진 존재들의 목소리를 깨우는 위로의 상징으로 읽힙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시인은 파랑새가 전하는 숨결을 한 줄기 밝은 빛으로 묘사합니다. 이는 단순한 감정적 위로가 아니라, 상처 난 세상과 무너진 영혼에 다시 길을 열어주는 영적이고 존재론적인 빛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아름다움은 때로 고통의 중심에서 태어나며, 참된 희망은 찬란함의 정원보다, 침묵과 눈물의 자리에서 자라난다는 메시지입니다. 따라서 이 시는 우리 모두에게 이렇게 질문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느 곳을 향해 내려서고 있는가, 우리는 누구의 아픔 옆에 서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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