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의 시선으로 본 하늘나라와 인간세상...신앙과 인문학, 시적 언어가 빚어낸 독특한 사유의 기록..

[화제의 신간도서] 가을의 문턱에서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철학적 사유가 깊은 시인 김한식이 최근에 출간한 책 <그가 본 나라, 우리가 사는 땅>(퍼플)입니다. 일독을 권하며 간략히 소개해 드립니다.
이 책은 신앙과 인문학, 그리고 시적 언어가 만나 빚어낸 독특한 사유의 기록입니다. 시인은 복음서 속에서 예수가 바라본 하늘나라를 새롭게 읽어내며, 그 빛을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땅 위에 비춥니다. 이 책은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하늘과 땅, 영원과 현재를 잇는 다리를 놓습니다.
1부, 예수가 본 하늘나라
첫 장은 예수가 바라본 하늘나라를 정치·종교·사회라는 현실의 틀 속에서 새롭게 묻습니다. 예수가 전한 하나님 나라는 단순한 교리적 개념이나 추상적 이상이 아니라, 억눌린 자와 가난한 자에게 주어진 구체적 희망이었습니다. 시인은 이 시선을 한국 교회의 오늘에 비추며, 교회의 권력화와 제도화가 어떻게 복음의 본질을 가리고 있는지를 성찰합니다. 동시에 교회가 다시금 사회적 책임을 회복해야 할 길을 탐색합니다. 이 장은 ‘하늘나라’라는 영적 비전이 어떻게 오늘의 땅에서 새로운 가능성으로 열릴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2부, 세계시민의 눈으로
두 번째 장은 신앙을 한 종교의 울타리에 가두지 않고, 세계시민의 눈으로 넓게 바라봅니다. 종교학자와 신학자들의 사유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종교가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어떻게 지탱하거나 때로는 억압해왔는지를 되묻습니다. 여기서 신앙은 배타적 진리가 아니라, 인류 보편의 가치와 연결되는 책임의 언어로 제시됩니다. 시인은 신앙인이 오늘의 시대 속에서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지를 묻고, 신앙이 곧 인류 공동체를 향한 윤리적 선택임을 강조합니다.
3부, 예수의 길을 따라
세 번째 장은 복음서 속 장면들을 따라가며 예수의 길을 새롭게 그려냅니다. 예수의 발걸음은 단순한 기적이나 교리적 해석을 넘어, 인간의 속성과 존재의 뿌리를 드러내는 길이 됩니다. 예수의 질문과 침묵, 고난과 사랑의 행위 속에서 시인은 인간 본성의 깊은 모순과 가능성을 함께 봅니다. 이 장은 ‘예수의 길’이 곧 인간 존재를 탐구하는 철학적·신학적 여정임을 알려줍니다.
4부, 창세기의 묵상과 내면의 여정
네 번째 장은 창세기를 묵상하며 삶의 기원을 탐구합니다. 태초의 빛과 어둠, 인간의 창조와 타락의 이야기를 통해, 시인은 인간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와 희망의 빛을 동시에 성찰합니다. 창세기의 이야기는 단순히 먼 과거의 신화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의 내면에서 되풀이되는 삶의 드라마로 다가옵니다. 이 장은 인간 존재가 어떻게 자기 안의 에덴과 광야를 동시에 품고 살아가는지를 깊이 있게 드러냅니다.
5부, 늙은이는 꿈을 꾸며
마지막 장은 노년의 고백과 영원에 대한 희망을 담습니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단순한 쇠퇴가 아니라, 삶의 무게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입니다. 시인은 늙은이의 꿈을 통해, 인간이 시간과 죽음을 넘어서는 길을 모색합니다. 노년은 과거를 되돌아보는 자리이면서도, 동시에 영원을 향한 시선이 열리는 순간입니다. 이 장은 인간이 결국 죽음을 두려움으로만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에 대한 희망으로 건너갈 수 있음을 시적으로 노래합니다.
『그가 본 나라, 우리가 사는 땅』은 단지 신앙을 전하는 책이 아닙니다. 그것은 신앙과 인문학이 서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작동하는, 시인의 고백이자 철학적 사유의 기록입니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신앙을 새롭게 성찰하고, 인간 존재와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하는 길로 들어서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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