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리더뉴스=김민호 기자] 한국형 FBI로 불리우는 중수청이 출범 9일만에 '임은정 파동'을 맞았다.
한 지방중수청장이 상급자인 중앙중수청장 후보자를 맹렬히 비판하자 중앙중수청장의 상금지관장인 행안주 방관이 감찰 지시를 내린 것이다. 논란속의 지방중수청장은 임은정 광주중소청장이다.
검찰청 폐지 이후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 9일 만에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에 대한 감찰에 나섰다.
임 청장이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인 김지용 후보자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것이 발단이다. 정부는 조직 기강 확립을 강조하고 있지만, 새 수사기관이 본격적인 업무 체계를 갖추기도 전에 내부 갈등부터 불거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11일 임 청장에 대한 감찰 착수를 중수청에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임 청장은 중수청을 수사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치하는 기관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김 후보자에 대한 비판을 우려하는 국민이 많다고 말했다.
임 청장은 광주지방중수청장으로 임명된 뒤에도 페이스북 등을 통해 김 후보자를 비판해 왔다. 지난 5일에는 “초대 중수청장은 1호 중수청 수사관”이라며 김 후보자를 겨냥한 발언을 했다. 김 후보자가 과거 검찰에서 보인 행적을 문제 삼으며 초대 수장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간 것이다.
임 청장은 중수청의 준비 부족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중수청 수사가 한두 달 안에 정상화될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 인력과 시설 등 기본적인 수사 기반이 부족하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정부는 이런 공개 비판이 조직의 기강을 흔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윤 장관은 과거 검찰의 정치 개입과 집단행동 등 잘못된 관행이 중수청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검찰개혁의 결과물로 출범한 중수청이 과거 조직의 문제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감찰은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과 국가공무원법 등을 근거로 진행될 전망이다. 핵심 쟁점은 임 청장의 발언과 행동이 공무원의 품위 유지 의무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다.
다만 11일 오후까지 감찰 지시와 관련한 공식 공문은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수청 감찰 담당자들은 언론 보도 이후 출근해 감찰 사유와 관련 규정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수청 관계자는 공식 지시가 내려오면 관련 규정에 따라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청장과 김 후보자 사이의 갈등은 과거 검찰의 성폭력 사건 감찰 문제에서 비롯됐다. 임 청장은 김 후보자가 대검찰청 감찰1과장으로 근무하던 2018년, 진모 전 검사의 성폭력 은폐 의혹을 감찰해 달라는 민원을 묵살했다고 주장해 왔다. 진 전 검사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처남이다.
반면 김 후보자 측은 당시 관련 의혹을 조사하던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이 자료를 제출받아 조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추가 감찰이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자 측은 2018년 3월 임 청장에게 조사 종료 후 감찰 업무에 반영하겠다고 알렸고, 같은 해 5월에는 징계 시효가 지났거나 비위가 인정되지 않아 추가 감찰에 착수할 사정이 없다는 취지로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민원을 묵살한 것이 아니라 두 차례 회신했다는 주장이다.
관련 사건은 과거 사법 절차에서도 다뤄졌다. 2020년 3월 서울중앙지검은 임 청장이 당시 조직 내 성폭력 사건을 제대로 감찰하지 않았다며 고발한 사건을 각하했다. 대법원도 2022년 2월 임 청장의 재정신청 기각 결정에 대한 재항고를 기각했다.
한편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지난 8일 임 청장을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이 단체는 임 청장이 김 후보자와 관련해 허위 사실을 적시하고 대통령의 인사권에 도전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고발인의 주장으로, 혐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중수청은 임 청장에 대한 문답 조사 등을 거쳐 징계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별도의 징계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관련 법률은 중수청장과 5급 이상 수사관의 징계를 국무총리 소속 징계위원회에서 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감찰이 실제 징계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중수청장과 본청 감찰관이 공석인 데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도 오는 14일로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새 수사기관이 출범 초기부터 내부 갈등과 조직 정비라는 과제를 동시에 마주한 가운데, 이번 감찰이 조직 기강 확립으로 이어질지, 내부 비판을 둘러싼 논란을 키울지는 향후 절차와 결과에 달려 있다.[굿리더뉴스=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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