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김재규의 박정희 시해가 내란이냐 아니냐를 놓고 지금 재판이 진행중이다.
무려 47년이 지난 지금 김재규의 유족과 검찰간에 법정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요즘 영화 '암사자(들)'로 박정희 논란이 재연되고 있는 터에 또다른 박정희 논란이 추가된 것.
우리 현대사에서 '박정희 논란'은 이토록 길고도 치열하고도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아프게 느껴진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 살해한 '10·26 사건'으로 사형당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형사재판 재심에서 검찰이 기존의 유죄 판단을 유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30일 김 전 부장의 내란목적 살인 등 혐의 재심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해달라"며 기존 판결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기존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수집된 증거 등에 따르면 김 전 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차지철 전 청와대 경호실장을 총격해 사망하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부장과 김계원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법정 진술 등에 비춰봐도 대통령 시해 후 계엄을 선포하고 혁명위원회를 구성해 헌법기관을 제압하려 한 사실도 충분히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전 부장의 행위를 내란 목적의 폭동으로 판단한 기존 판결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며 "재심에서 수집된 증거를 보더라도 기존 판결과 당시 피고인들의 법정 진술 등을 뒤집을 만한 증거나 사정 변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부장의 당시 최후진술도 언급했다.
검찰은 "김 전 부장은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혁명을 위해 대통령을 살해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며 "대통령을 총격한 행위를 저항권이나 자유민주주의 회복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 전 부장 측은 당시 행위에 국헌문란의 목적이 없었다며 내란목적 살인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당시 중정부장 수행비서 박흥주 등 부하들에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다는 사실을 알린 것은 사건 발생 30∼40분 전"이라며 "그만큼 우발적인 사건이라고밖에 할 수 없어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다고 도저히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역사는 47년 전 그날의 사건을 김재규 장군이 정권 탈취를 위해 저지른 내란목적살인으로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며 "이제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부장의 동생은 재판부에 "역사에 길이 남을 현명한 판결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유족이 구하는 것은 판결이라기보다 역사"라고 말했다. 이어 "10·26 사건과 김재규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부장은 1979년 10월 26일 서울 궁정동 중앙정보부 안전가옥에서 박 전 대통령과 차지철 전 청와대 경호실장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발생 6개월여 만인 1980년 5월 사형이 집행됐다.
유족들은 2020년 5월 김 전 부장의 행위가 정권 탈취를 위한 내란이 아니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것이었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서울고법은 2025년 2월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당시 재판부는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단 소속 수사관들이 김 전 부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수일간 구타와 전기고문 등의 폭행과 가혹행위를 했다고 인정했다.
검찰은 재심 개시 결정에 불복했지만 대법원은 2025년 5월 재항고를 기각하고 재심 개시 결정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김 전 부장이 사형에 처해진 지 45년 만에 형사재판이 다시 열리게 됐다.
이번 재심의 핵심 쟁점은 박 전 대통령을 살해한 사실 자체보다는 당시 김 전 부장에게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는지, 이에 따라 내란목적 살인죄가 성립하는지에 있다.
재판부는 오는 12월 16일을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47년 전 10·26 사건에 대한 법원의 기존 판단이 재심에서 그대로 유지될지, 아니면 새로운 법적 판단이 내려질지 관심이 쏠린다.[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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