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 뒤에 머리가 떨어져 나간 로봇 장면.연합제공)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로봇끼리 격투를 벌이는 장면을 보았는가?
인간 격투기 선수들이 피와 땀을 흘리며 싸우는 것이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파편과 불꽃을 튀기며 격투를 벌이는 것.
중국 상하이 바오산구의 한 체육관에서 19일(현지시간) 휴머노이드 로봇 격투 경기가 열렸다.
지난 7월 선전에서 열린 ‘세계 최초 상업화 휴머노이드 자유격투 리그(URKL)’에 이은 도시 순회 경기다.
이번 경기의 입장권은 68~198위안(약 1만4천~4만1천원)에 판매됐다. 3천~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체육관에는 상당수 관중이 들어찼고,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도 눈에 띄었다.
옥타곤에 오른 선수는 인간이 아닌 엔진AI(중칭로봇)의 휴머노이드 ‘T800’을 기반으로 훈련한 두 로봇, ‘백색 독수리’와 ‘금색 번갯불’이었다.
경기는 인간 격투기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5분씩 5라운드를 치르고, 각 라운드에서 타격 점수가 높은 로봇이 라운드를 가져갔다.
돌려차기, 니킥, 앞차기, 옆차기는 물론 주먹 공격과 방어 동작까지 등장했다. 두 로봇이 강하게 충돌할 때마다 둔탁한 타격음이 울렸고, 몸체 일부가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가장 극적인 순간은 백색 독수리의 회전 돌려차기였다. 금색 번갯불의 등을 강하게 가격하자 몸체에서 불꽃과 연기가 발생했다. 이어 금색 번갯불의 머리가 몸체에서 분리되며 쓰러지자 심판은 인간 선수처럼 카운트를 시작했다.
다운된 로봇을 사람이 들어 옮기고, 같은 외형의 다른 로봇이 곧바로 투입되는 모습도 펼쳐졌다. 공격에 성공한 로봇이 춤을 추며 세리머니를 하는 장면에서는 관중의 환호가 이어졌다.
물론 아직은 어색한 장면도 있었다. 허공에 발차기를 하거나 갑자기 춤을 추고, 상대와 제대로 접촉하지 않았는데 쓰러지는 모습에는 관중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주최 측은 로봇들이 상대의 위치와 움직임을 파악하고 자신의 상태까지 종합해 동작을 선택하는 ‘완전 자율’ 경기 능력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는 3대2로 백색 독수리가 승리했다. 저녁 경기에서는 로봇 3대가 동시에 맞붙는 장면까지 연출됐으며, 온라인 생중계 조회수는 중국 빌리빌리에서 110만회를 넘겼다.
로봇 격투가 아직 인간 스포츠를 대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사람들이 로봇의 움직임에 환호하고, 가족 단위 관람객이 경기장을 찾고, 온라인 생중계에 100만명 넘는 관심이 몰렸다는 점은 분명하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들려나가는 모습)
머잖아 격투기 경기에서 피와 땀을 닦는 모습 대신에 배터리와 부품을 교체하는 모습을 보게될 것 같다.
중국은 베이징과 정저우 등으로 순회 경기를 확대하고 태국 개최도 계획하고 있다. 로봇 격투가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새로운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시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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