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몬테나주 헬크리크층에서 발견된 공룡 똥화석.연합제공)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공룡의 똥 화석에서 새의 기원을 찾았다.
무려 6600만년 전의 공룡의 배설물 화석에서 새의 깃털이 발견됐는데, 그 깃털의 구조가 당시 조류의 생존과 멸종을 알 수 있는 단서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공룡 똥에서 새의 기원을 발견한 것이다.
머나먼 옛날, 6600만년 전에 소행성 충돌로 공룡을 비롯한 지구 생태계가 큰 타격을 입었지만, 일부 새들은 살아남아 오늘날의 조류로 이어졌다. 당시 어떤 새들이 살아남았는지를 설명할 새로운 단서가 ‘공룡 똥’ 화석에서 발견됐다.
미국 필드 자연사박물관 징마이 오코너 박사 연구팀은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한 연구에서 몬태나주 헬크리크층에서 발견된 6600만년 전 공룡의 배설물 화석에서 새의 깃털과 뼈, 물고기 비늘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대상 화석은 2016년 워싱턴대 데이비드 드마르 주니어 박사가 발견한 것으로, 중형 수각류 공룡의 배설물로 추정된다. 다만 정확히 어떤 공룡이 남긴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화석 표면이 갈라지면서 길이 약 9.3㎜의 작은 깃털 하나가 드러났으며, CT 촬영을 통해 비슷한 형태의 깃털 조각과 섬유질 구조도 추가로 발견됐다. 내부에서는 길이 3.2㎜와 3.6㎜의 물고기 비늘과 뼛조각 2개도 확인됐다.
분석 결과 뼛조각은 당시 살았던 수생 조류인 헤스페로르니티스형 조류(Hesperornithiformes)의 뼈와 형태와 치밀도가 일치했다. 특히 이번 깃털은 헤스페로르니티스형 조류의 것으로 확인된 최초의 깃털 화석으로, 중생대 지층에서 발견된 깃털 가운데 보존 상태도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헤스페로르니티스형 조류는 대부분 날지 못했지만 물속으로 잠수해 물고기를 잡아먹었다. 이번에 발견된 깃털 역시 깃가지가 촘촘하게 배열돼 있어 물이 몸 안으로 침투하는 것을 줄이는 데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었다.
연구팀은 깃털과 조류의 뼛조각이 물고기 비늘과 함께 발견된 점을 근거로, 이 새가 물고기를 먹은 뒤 수각류 공룡에게 잡아먹혔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깃털의 내부 구조다. 연구팀에 따르면 깃털의 중심축은 속이 빈 둥근 형태에서 사각형 단면으로 변화하며, 사각형 부분에는 가볍고 단단한 구조를 만드는 ‘수질(medulla)’이 존재했다. 이는 오늘날 새의 깃털에서 볼 수 있는 기본적인 구조가 백악기 말 대멸종 이전 이미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CT 촬영에서는 이와 함께 공룡과 초기 조류에서 나타나는 원시적인 형태의 가느다란 깃털과 솜털 형태의 깃털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깃털의 차이가 6600만년 전 소행성 충돌 이후 일부 조류가 살아남는 데 영향을 줬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소행성 충돌 이후 먼지와 그을음 등이 대기 중으로 퍼지면서 지구의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이른바 ‘충돌 겨울(impact winter)’이 발생했다. 당시 조류 역시 대부분 멸종했지만, 현대 조류의 조상인 신조류(Neornithes)는 살아남았다.
연구팀은 현대적인 깃털이 원시적인 깃털보다 공기를 효과적으로 가둬 체온을 유지하는 데 유리했다면, 급격한 추위와 먹이 부족이 이어진 충돌 겨울을 견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코너 박사는 “공룡 똥 화석 속 깃털을 연구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며 이번 발견이 새로운 연구 분야를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많은 연구자들이 공룡 배설물 화석을 CT 촬영해 내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6600만년 전 남겨진 작은 깃털 하나가 당시 조류의 생존 전략과 오늘날 새들의 기원을 이해하는 새로운 단서가 되고 있다.[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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