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 강하면 교원그룹 장평순회장 저택 공사 현장 사진.연합제공)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양평 대기업 저택 공사때문에 주민 원성이 자자하다.
대규모 개발이 이어진 양평의 한 농촌마을. 이번엔 교원그룹 회장의 대규모 저택 공사를 둘러싸고 주민들과 시행 측이 4년째 갈등을 빚으며 법정 기준을 피하기 위해 사업을 쪼갰다는 경기도 감사 결과까지 나오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폭 3m 남짓한 좁은 시골길로 덤프트럭과 레미콘 차량이 하루 수십 대씩 오갔습니다. 차를 마주치면 피할 곳이 없어 길 끝에 바짝 붙어야 합니다. 어떻게 다니란 말입니까.”
경기 양평군 강하면 동오2리 주민들이 4년 가까이 대규모 저택 신축공사를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은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의 대규모 저택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이다.
20일 찾은 마을 곳곳에는 ‘주민 안전 위협하는 대규모 공사 중단하라’, ‘특혜 의혹 철저히 규명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공사장으로 이어지는 마을 안길은 차량 두 대가 동시에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좁았다. 반대편 차량을 만나면 한쪽 차량이 후진해야 통행이 가능했다. 주민들은 공사가 시작된 뒤 소음과 분진, 대형 공사차량 통행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에 시달렸다고 호소했다.
논란의 핵심은 이른바 ‘공사 쪼개기 허가’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 5천㎡ 이상 3만㎡ 미만의 토지를 개발할 경우 안전한 통행을 위해 폭 6m 이상의 진입도로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장 회장 측은 약 1만3천여㎡의 임야를 4천994㎡, 4천920㎡, 3천360㎡ 등 5천㎡ 미만의 3개 구역으로 나눠 각각 단독주택과 제1·2종 근린생활시설 개발행위 허가를 신청했다. 양평군은 이를 하나의 사업이 아닌 개별 사업으로 판단해 2024년 3월 허가했다.
그 결과 별도의 폭 6m 진입도로를 개설하지 않고 기존 약 3m 폭의 마을길을 공사 차량 통행로로 사용했다.
주민들의 감사 청구로 조사에 나선 경기도는 지난달 말 “양평군이 하나의 사업으로 볼 수 있는 개발행위 3건을 부적정하게 처리했다”고 판단하고 당시 허가 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원 2명에 대해 경징계를 요구했다.
당시 허가 담당자는 “면적은 넓지만 건축주 개인이 거주할 주택이라는 점을 고려했다”며 “특혜나 외부 청탁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양평군은 이달 중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주민들이 겪었다는 피해도 상당하다.
한 70대 주민은 “공사가 한창일 때 레미콘 차량만 하루 최대 40대가량 오갔다”며 “차량이 다닐 때마다 신호수가 길을 막아 외출도 제때 못 했다”고 말했다. 하교하던 손자가 덤프트럭에 치일 뻔한 일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은 “공사 진동 때문에 4년 전 새로 지은 집 안팎 벽에 금이 갔다”고 호소했다. 주민들은 발파와 중장비 통행으로 인한 소음과 분진 피해도 주장하며 시위를 이어왔다.
반면 마을 일부에서는 “공사 초기 소음 외에 큰 불편은 없었다”거나 “일부 주민이 공사 현장에 고용돼 일하기도 했다”며 다른 목소리도 나온다.
문제는 행정이 당장 공사를 중단시키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양평군은 이미 허가가 난 만큼 현 단계에서 허가를 임의로 취소하거나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릴 사유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향후 공사 과정이나 준공 승인 과정에서 법령 위반이나 주민 피해가 확인될 경우 허가 취소·변경, 고발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일부 건물은 오는 10월 말 준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시공사 측은 주민 피해와 보상 요구에 대해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교원그룹 측 역시 편법이나 불법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전문 컨설팅 업체에 인허가를 일임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며 “공사로 발생한 주택이나 도로 피해는 원상복구하고 피해보상 협의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양평은 최근 각종 개발과 특혜 논란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아온 지역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양평군의 개발행위 허가 처리가 부적정했다는 경기도의 감사 결과와 공무원 징계 요구다.
외부 청탁이나 특정 인물과의 유착 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묻고 있다.
“4년 동안 주민들이 불편과 위험을 감수해야 했던 동안, 행정은 왜 제대로 살피지 못했는가.”
대규모 개발과 행정의 판단 사이에서 정작 가장 약한 주민들의 목소리가 뒤로 밀린 것은 아닌지, 이제는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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