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기에 대통령,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세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메카
공동방위조약 서명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제공)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중동판 NATO(나토)가 떴다. 사우디-파키스탄-튀르키예의 3국 군사동맹이다.
한 나라를 공격하면 세 나라가 함께 대응한다'는 원칙을 내세운 메카 공동방위조약인 출범한 것이다. 선언에 그칠지, 중동판 새로운 군사동맹으로 자리 잡을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 튀르키예가 7일(현지시간) 이슬람 최고 성지인 메카에서 공동방위조약(일명 메카 공동방위조약)을 전격 체결하면서 중동과 남아시아의 안보 지형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번 조약은 최근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는 무력 충돌과 걸프 지역을 겨냥한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체결돼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공동성명을 통해 "모든 침략 행위에 대한 집단적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조약을 체결했다"며 "조약 가입국 가운데 어느 한 국가에 대한 무력 공격도 세 나라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선언했다.
■ "공격받으면 함께 대응"... 집단방위 원칙 명문화
이번 조약에는 구체적인 군사개입 절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집단방위 원칙이 포함됐다.
튀르키예 정부 관계자는 "이번 조약은 순수한 방어 목적이며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며 "상호 방위를 위한 협력체계로, 기존 양자 및 다자 안보협정을 대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다른 역내 국가들의 참여 가능성도 열어두면서 새로운 지역 안보 협력체로 발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 왜 지금 손을 잡았나
전문가들은 이번 조약의 배경으로 최근 중동 정세의 급격한 변화를 꼽는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 이후 중동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고, 이란과 친이란 무장세력은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 국가들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하는 한편 주요 에너지 수송로를 위협해 왔다.
튀르키예 역시 전쟁 과정에서 이란발 공격의 표적이 되면서 자국 안보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졌다.
여기에 미국이 역내 갈등을 예전처럼 강력하게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지역 강국들이 자체적인 집단안보 체제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핵보유국·산유국·나토 강국'... 막강한 조합
이번 조약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세 나라가 각각 독보적인 전략적 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 산유국 가운데 하나이자 이슬람 최대 성지를 품은 수니파 맹주이며, 막대한 국방예산을 바탕으로 첨단 무기를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규모의 군사력을 보유한 국가로 자체 방위산업 경쟁력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파키스탄은 이슬람권에서 유일한 핵보유국으로 강력한 군사력과 핵 억지력을 갖추고 있다.
이 세 국가가 안보 협력을 제도화하면서 중동과 남아시아를 연결하는 새로운 군사축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군사동맹 넘어 경제·방산 협력까지
전문가들은 이번 조약이 단순한 정치적 선언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공동 군사훈련과 정보공유, 미사일 및 드론 방어체계 구축, 대테러 작전, 방위산업 공동개발, 무기 공동생산 등 실질적인 군사협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등 세계 에너지 수송로 보호를 위한 공동작전도 추진될 경우 국제 원유시장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이란·이스라엘 모두 긴장할까
조약 체결국들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이번 협력이 사실상 이란과 이스라엘 모두를 견제하는 새로운 안보 축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이란과 이스라엘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양측 모두 이번 조약의 향후 군사협력 수준과 실제 운용 방식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중동의 새로운 안보질서 시작될 수도"
사우디 싱크탱크 걸프연구센터(GRC)의 압둘아지즈 사게르 센터장은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기에 이슬람권의 핵심 3개국이 안보 협력을 제도화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협력이 구체화된다면 중동을 넘어 새로운 지역 안보질서를 형성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정치 전문가들도 이번 메카 공동방위조약이 향후 실제 군사동맹으로 발전할 경우 중동과 남아시아의 세력 균형은 물론 미국, 이란, 이스라엘의 전략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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