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규 칼럼 18] "방탄소년단(BTS) 오빠들은 신(神)이야, 정말!"..국어학자가 보는 글로벌 가수..
BTS 오빠, 오빠들은 신이야!
왜 사람들은 자기가 직접 경험하지 않은 일을 자신의 기억으로 깊이 새길까? 시간이 소멸한 무의식의 시간과 과거와 미래가 치환된 기억들이 이 세상을 어떻게 가열 차게 흔들까? 디지털의 안과 밖의 차이가 소멸되는 실존의 흔들리는 거처를 바라보는 휴머노이드와 공존하는 세상, 실존이 무엇이고 시간과 공간이 개인의 인식에 따라 균열되는 상실의 시대다.
거대 자본과 촘촘한 권력 구조가 결속하여 작동하는 이 시대, “비티에스 오빠들이 신이야!” 과학주의와 이성주의가 내몰아낸 신의 죽음의 공허한 거대한 번영과 무한 경쟁에 벗어나 이 우주의 젊은이들이 찾아낸 신이 바로 “BTS"다. 멋진 오빠들의 일사분란한 춤사위, 그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뼈를 깎는 노력, 저토록 위대한 선량함, 그리고 알듯 모를 듯 내뱉는 그들의 언어 속에 코리아의 일루션이 상실한 세계 아이들의 쓸쓸함을 구원하는 신으로 등극한 것이다. 나는 이제 집에 가는 길이야 지금이라도 가고 싶어졌어 지금 나갈게 기다려봐! BTS 팔로워들의 목소리는 절규다, 외침이다, 하느님을 향한 안간 구원과 욕망의 외침과 무엇이 다른가?
서유럽 여러나라처럼 탈근대와 포스트모던의 가교에 엄창난 집단 학살이나 전쟁과 유혈도 맑스의 계급 노동 혁명도 경험하지 않은 나라 코리아에서 탄생한 비티에스의 탄생의 기원은 무척 신기하다. 탈근대화나 포스트모던으로 이동 자체가 타율적이었던 한국이 서구를 능가하는 디지털 문화예술의 트랜트를 주도하고 있다. 디지털 속에 배회하는 유령들을 일으켜 세워, 전인류가 찬양하는 베이퍼웨이브(vaperwave)의 첨탑에 반짝이는 큰 별로 떠올랐다.
전세계 젊은 BTS 팔로워들의 예찬 글을 요약하면 “잘 생겼다(멋과 외모), 춤(피 땀 눈물로 이루었다), 착하다(진짜 사랑이다)”이다. 첫째, 마약과 혼돈이 휩쓸고 간 자본주의의 젊은이들의 눈에 비친 비티에스 맴버들의 멋과 외모의 신선함이 매혹의 포인트 중에 하나다. 둘째, 칼군무의 춤사위 뒤에 감추어진 피땀 어린 그들의 노력과 성취감에 또한 매료되었다는 말이다. 나태하고 게으른 자본주의 나라들의 젊은이들 눈에는 선망의 대상이자 우상이다. 셋째, 착하다라는 이미지가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전혀 잘 알지도 못했던 코리아의 젊은 아이들, 노래의 대사 속에 썪인 브로컨 영어와 한국어 의미를 뛰어넘은 사랑과 경배의 믿음이 만들어낸 착함, 그 선량하고 착함을 따르고 싶다는 말이다. 대화가 단절된 가정의 부모 대신에 BTS의 노래와 춤은 그들의 신이 되었다.
BTS는 이제 한국이라는 제한된 정치 문화예술의 종속물이 아닌 우주의 별, 오빠라는 신으로 탄생된 것이다. 언제 깜빡 명멸될지는 모르지만 이 시대의 전 세계 젊은 아이들을 열광으로 끌어안는 신이 된 것이다. 아주 재밌는 통계 자료로 BTS의 인기 등락곡선과 한국어 학습자의 증감 폭이 비례하고 있다고 한다. K-pop과 방탄음악(Bangtan)이 한국을 개벽으로 이끌고 있다. 다만 이 베이퍼웨이브의 다양한 장르의 원래 출발점은 미국이다. 포스트모던의 출발지이자 기척점인 현재의 K-pop은 대형공연장 전석 매진, 공연자와 관객들이 하나의 몸이 되어 케이팝 노래와 춤을 추고 가사를 함께 뗏창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운다. 장기화되었던 베트남 전쟁 속에 젊은이들의 생과 사의 허무를 극복하려던 비틀즈Beatles가 출연했던 배경과 방탄소년을 환호하는 아미(ARMY)의 출현은 전혀 그 배경이 다르다. 우울함, 무기력한 아이들이 BTS의 선함과 본질적인 사랑을 깨닫는 그들의 신을 찾아낸 것이다.
동방의 조그만한 변두리의 나라에서 그동안 당금질해 온 문화예술적 축적된 힘과 뛰어난 기획력이 탄생시킨 위대한 문화 기획으로 AI시대 디지털 신인류의 영혼을 일깨우고 있다. 케이팝 추종 아미들은 스크린 너머 인간의 착하고 선한 영혼의 지도를 그려내고 있다. 우주의 젊은이들을 위로하고 위무하는 BTS의 화려한 액정 밖의 그들의 피, 땀, 눈물이 예수가 십자가에서 흘린 핏물처럼 진하고 강력한 게 아닐까, 한국이 세계 속의 일부이지만 세계를 뒤덮고 있는 힘있는 나라다, 우주의 나라다. 짜라투스라는 비티에스 공연을 보았으면 분명 “오빠들은 신이야!”라고 말했을 것이다. [글=이상규 경북대 명예교수, 전 국립국어원 원장, 전 국어정책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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