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D.C. 연방의사당. 미국 하원 규칙위원회는 한국의 기술 규제와 관련한 NDAA 수정안을 본회의 심의 대상에서 제외했다.)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미국 의회가 한국의 기술보호주의를 비판하고 나서 양국간 갈등이 예상된다.
미국 연방하원의 일부 의원은 한국의 미국 기술기업 규제가 미국의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여 의회에 보고하는 내용을 국방수권법(NDAA)에 반영하려 했으나, 하원 규칙위원회 심사 단계에서 본회의 심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최근 하원 규칙위원회에 따르면 공화당 캐럴 밀러(웨스트버지니아) 의원과 민주당 비센테 곤살레스(텍사스) 의원은 '한국의 기술 보호주의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행정부의 의회 보고를 의무화하는 NDAA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규칙위원회 심사 결과 본회의에서 논의될 수정안 목록에 포함되지 못했다.
해당 수정안은 미국 상무부 장관이 상·하원 군사위원회 등 소관 상임위원회에 한국의 법률과 규제가 미국 기술기업을 차별하거나 중국 기술기업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해 미국의 국가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브리핑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한국 국회에 계류 중인 '온라인 플랫폼법'을 비롯해 미국 기술기업을 겨냥하거나 차별하는 것으로 판단될 수 있는 법률·규제가 국가안보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도록 했다. 또한 미국 기업에 대한 사무실 압수수색이나 기소 위협 등이 한미 간 불필요한 외교·통상 마찰을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중국 기술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미국 의회와 행정부 일각에서는 최근 한국의 디지털 규제와 공정거래 정책이 미국 빅테크 기업에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일부에서는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와 조사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모든 법 집행과 규제는 기업의 국적이 아니라 시장 경쟁 질서와 법률 기준에 따라 이뤄지고 있으며, 특정 국가 기업을 차별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하원 본회의장. 규칙위원회는 올해 제출된 1,300여 건의 NDAA 수정안 가운데 약 300건만 본회의 심의 대상으로 채택했다.)
수정안을 대표 발의한 캐럴 밀러 의원은 하원 세입위원회 소속으로, 지난 1월 세입위 소위원회 청문회에서도 한국이 디지털 분야의 자유로운 교역을 저해하고 미국 기업을 겨냥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수정안이 규칙위원회 심사에서 제외된 것이 해당 주장 자체에 대한 부정적 판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원 규칙위원회는 매년 국방수권법 본회의 심의에 앞서 수백에서 수천 건에 이르는 수정안을 검토해 본회의 상정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담당한다.
국방수권법은 미국 국방부의 예산과 주요 국방정책을 승인하는 연례 법안으로 반드시 의회를 통과해야 하는 핵심 법안이다. 이 때문에 의원들은 국방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정책뿐 아니라 자신들이 추진하는 다양한 정책을 NDAA 수정안 형태로 반영하려 시도하는 것이 관례다.
올해 역시 1,300건이 넘는 수정안이 제출됐지만, 규칙위원회는 이 가운데 약 300건만 본회의 심의 대상으로 채택했다. 이번 수정안이 제외된 배경에 대해서는 공식 설명이 없었으나, 의회 안팎에서는 국방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정안이 법안에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미국 의회 일부에서 한국의 디지털 규제와 온라인 플랫폼 정책을 미·중 기술패권 경쟁 및 국가안보와 연결해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이에 따라 향후 디지털 무역 협상, 한미 통상 협의, 의회 청문회 또는 차기 NDAA 심의 과정에서 유사한 문제가 다시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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