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리더뉴스=김익수 기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한 압류와 매각 등 법원의 강제집행 절차가 구체화된다.
가상자산을 이용한 재산 은닉을 방지하고 채권자의 권리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다.대법원이 비트코인 등 압류부터 매각·현금화까지 절차 구체화하는 법을 입법 예고하고 10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민사집행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지난 2일 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채무자가 거래소에 보관한 가상자산은 물론 거래소 등에 대한 가상자산 이전청구권까지 강제집행 대상에 포함하고, 압류부터 매각·현금화에 이르는 절차를 체계적으로 규정한 것이 핵심이다. 최근 가상자산을 보유한 채무자가 늘면서 관련 강제집행 신청도 증가하고 있지만, 그동안 구체적인 집행 절차가 명확하지 않아 법원별 실무 처리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앞으로 법원이 거래소에 보관된 가상자산에 대해 압류 결정을 내리면 해당 자산의 처분이 금지된다. 거래소 등은 압류 대상 가상자산을 집행관에게 이전해야 하며, 집행관이 이를 넘겨받는 시점부터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다.
압류된 가상자산을 현금으로 바꾸는 절차도 구체적으로 마련됐다. 법원은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가상자산을 채권자에게 직접 이전하거나 집행관에게 매각을 명할 수 있다. 집행관은 거래소에 전용 계정을 개설해 가상자산을 이전받은 뒤 시장가격으로 직접 매각하거나 거래소에 매각을 위탁할 수 있다.
거래량이 적어 현금화가 어려운 가상자산은 비트코인처럼 거래가 활발한 주요 가상자산으로 교환한 뒤 매각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됐다. 이에 따라 환가가 어려웠던 일부 가상자산의 집행도 보다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채무자의 재산 은닉을 막기 위한 보전처분 제도도 신설된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채무자가 코인을 다른 전자지갑으로 옮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압류와 처분금지 가처분 절차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채권자는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도 일정한 요건 아래 채무자의 전자지갑을 동결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보하게 된다.
가상자산 관련 강제집행 신청이 취하되거나 집행 절차 취소 결정이 내려질 경우 압류 해제와 자산 반환 등 후속 처리 절차도 함께 규정해 집행 과정의 혼선을 줄였다.
이번 개정은 가상자산을 새로운 재산권으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집행 대상이 될 수 있는 가상자산에 대해 실제 집행이 가능하도록 절차를 구체화한 데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채권자의 권리 보호는 강화되는 반면, 채무자가 가상자산을 이용해 재산을 은닉하는 것은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거래소가 보관하는 수탁형 가상자산과 달리 개인이 직접 관리하는 비수탁형 전자지갑이나 해외 거래소 보유 자산, 탈중앙화금융(DeFi) 기반 가상자산에 대한 강제집행은 여전히 기술적·법적 과제로 남아 있어 향후 추가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원행정처는 다음 달 11일까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10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대법원은 "민사집행절차에서 가상자산을 집행 대상으로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가상자산의 법적 성질과 거래 구조에 부합하는 절차를 마련해 각급 법원의 집행 절차를 통일하고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굿리더뉴스=김익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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