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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식의 철학에세이 5] 철학자이자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지금 당신은 극도의 혼란속에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가?

  • 김한식 철학자 기자
  • 입력 2026.05.1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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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리더뉴스 편집자주] 요즘 우리들의 세상은 너무 자주 그리고 크게 흔들리고 있다. 개개인은 각자의 어려움이나 스트레스 때문에, 국내에서는 6.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의 죽기살기식 격돌 때문에, 해외에서는 미중 패권경쟁, 미국,이스라엘-이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온 세상이 어지럽다. 그래도 여러분은 흔들림 없이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는가? 여기 고대 로마의 철학자이자 황제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로부터 시공을 초월한 지혜롭고 따뜻한 조언을 들어보자.    

 

흔들리는 세계에서 평정은 가능한가?

 

[김한식의 철학에세이 5=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세상은 늘 흔들립니다. 전쟁이 일어나고 권력이 바뀌며 인간의 삶은 예기치 않은 사건들 속에서 방향을 잃곤 합니다. 개인의 삶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기쁨과 슬픔, 성공과 실패, 희망과 좌절이 끊임없이 교차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하나의 질문을 품어 왔습니다. 이처럼 흔들리는 세계 속에서 마음의 평정을 지키며 살 수 있는가. 이 질문을 누구보다 깊이 붙잡고 살았던 철학자가 있습니다. 그는 산속의 은둔자가 아닙니다. 조용한 학자의 삶을 살았던 사람도 아닙니다. 그는 거대한 제국의 황제였고 수많은 전쟁과 정치적 책임 속에 살아야 했던 사람입니다. 바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입니다. 그는 권력의 정점에 있었지만 동시에 인간의 내면을 가장 깊이 성찰한 사람입니다. 그의 삶은 화려한 궁전과 치열한 전쟁 사이에 있었지만 그의 사유는 하나의 질문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흔들리는 세계에서도 평온한 마음을 지킬 수 있는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서기 121년 로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성실하고 사려 깊은 성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이미 학문과 철학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특히 스토아 철학에 매료되었습니다. 그의 재능과 인품을 알아본 황제 하드리아누스는 그를 후계 체계 속에 포함시키도록 했고, 이후 그는 황제 안토니누스 피우스의 양자가 되어 정치와 통치의 훈련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언제나 철학을 향해 있었습니다. 그는 권력을 사랑하기보다는 지혜로운 삶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는 화려한 옷 대신 단순한 철학자의 망토를 입으려 했고, 권력의 자리에 서면서도 늘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나는 어떤 인간이 되어야 하는가. 권력을 가진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 질문들은 훗날 그의 사유를 깊게 만드는 씨앗이 됩니다.

 

서기 161년, 그는 마침내 로마 제국의 황제가 됩니다. 그러나 그의 통치는 평온한 시대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시대는 전쟁과 질병, 정치적 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북쪽 국경에서는 게르만 부족들과의 전쟁이 계속되었고, 제국 곳곳에서는 반란의 위험이 존재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치명적인 전염병까지 퍼지며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황제의 삶은 화려해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무거운 책임과 고독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러한 삶 속에서 그는 밤마다 작은 노트에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누군가에게 보여 주기 위한 글이 아니었습니다. 스스로를 다잡기 위한 내면의 기록이었습니다. 그 글들은 훗날 「명상록」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됩니다.

 

「명상록」은 독특한 책입니다. 그것은 철학 논문도 아니고 체계적인 교과서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한 인간이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조용한 편지에 가깝습니다. 그 글에서 아우렐리우스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말합니다. “세상은 변한다. 사람들은 때로 어리석고 이기적이다. 그러나 너는 분노와 불평에 빠지지 말라” 그는 인간이 겪는 대부분의 고통이 외부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우리의 반응에서 비롯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누가 너를 모욕하더라도 그것이 너의 마음을 흔들게 하지 말라”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은 우리의 통제 밖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이것은 스토아 철학의 핵심입니다.

 

아우렐리우스는 인간의 삶을 넓은 시선에서 바라보려 했습니다. 그는 인간이 거대한 우주의 일부라는 사실을 늘 기억하려 했습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합니다. 꽃은 피고 지며 도시는 세워졌다가 사라집니다.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많은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흔적 없이 사라집니다. 이 사실을 깨달을 때 인간은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허무에 빠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겸허한 마음으로 삶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아우렐리우스는 후자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는 인간의 삶이 짧고 유한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 안에서 의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스토아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덕(德)입니다. 덕이란 단순한 도덕 규칙이 아니라 인간이 이성을 따라 살아가는 삶의 방식입니다. 아우렐리우스는 황제로서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권력을 개인의 욕망을 위해 사용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권력은 네 것이 아니다. 그것은 공동체를 위해 맡겨진 책임일 뿐이다. 그래서 그는 통치자로서 정의와 절제, 관용을 지키려 했습니다. 물론 현실의 정치 속에서 완벽한 덕을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며 더 나은 인간이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에게 철학은 단순한 사유가 아니라 삶을 바로 세우는 기준이었습니다.

 

아우렐리우스는 인간의 약점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때때로 이기적이고 무지하며 타인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는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을 미워하기보다는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들이 잘못을 저지를 때, 그것은 그들이 무엇이 옳은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것은 인간을 향한 깊은 관용으로 이어집니다. 분노와 증오로 세상을 바라보면 마음은 쉽게 무너집니다. 그러나 인간의 약함을 이해할 때 우리는 조금 더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아우렐리우스는 삶의 본질을 매우 단순하게 바라보았습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인간이 실제로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은 지금, 이 순간뿐입니다. 그래서 그는 말했습니다. “현재의 순간을 성실하게 살아라. 그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유일한 시간이다.” 이 생각은 그의 철학을 놀라울 만큼 현실적인 것으로 만듭니다. 거대한 미래를 꿈꾸기보다, 지금, 이 순간을 정직하고 바르게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삶은 결코 평온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수많은 전쟁 속에 살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기도 했으며, 제국의 위기 속에서 무거운 책임을 짊어져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마음을 지키려 노력했습니다. 그는 세상을 바꿀 수 없는 순간에도 자신의 태도는 선택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는 매일 스스로에게 말했습니다. “오늘 나는 이성에 따라 행동할 것이다. 분노보다 이해를 선택할 것이다. 그리고 인간답게 살아갈 것이다.”

 

오늘의 세계 역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사람들의 마음도 쉽게 불안해집니다. 우리는 수많은 정보와 사건 속에서 마음의 중심을 잃기 쉽습니다. 이럴 때 아우렐리우스의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세상이 흔들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인간은 자신의 중심을 지킬 수 있다.” 그렇습니다. 외부의 사건은 변하지만 인간은 스스로를 단련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묻습니다. “우리는 과연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가. 분노와 불안 속에서 흔들릴 것인가, 아니면 조용한 이성과 덕을 따라 평정의 길을 걸을 것인가.”

 

아우렐리우스의 철학은 거대한 체계를 세운 학자의 이론이 아닙니다. 그것은 전쟁터의 먼지와 궁전의 고독 사이에서, 한 인간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에게 반복해 새긴 삶의 약속입니다. 제국의 황제였으나 동시에 불안과 상실, 책임과 피로를 견뎌야 했던 한 사람이, 권력이 아니라 내면의 질서를 붙들기 위해 남긴 기록입니다. 그의 말들이 오늘까지 살아남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것은 특별한 시대의 교훈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주하는 조건들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전쟁터를 지나갑니다. 누군가는 생계의 압박 속에서, 누군가는 관계의 상처 속에서, 누군가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하루를 버텨 냅니다. 또 우리는 각자의 궁전에도 갇혀 있습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리, 겉으로는 부족함 없어 보이는 삶 속에서도 설명하기 어려운 공허와 고독을 경험합니다.

 

아우렐리우스는 바로 그런 인간 조건을 꿰뚫어 보았습니다. 세상이 완벽해지기를 기다리는 한 평정은 오지 않는다는 것, 외부의 소란이 멈춘 뒤에야 평화를 얻으려 한다면 우리는 끝없이 미루게 된다는 것을 그는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시선을 바깥에서 안으로 돌립니다. 운명을 통제할 수는 없어도 태도는 선택할 수 있고, 사건은 막지 못해도 그것에 견딜지는 결정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오늘의 우리에게도 그 약속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흔들리는 세계 속에서도 평정은 가능합니다. 실패와 오해, 상실과 혼란이 찾아와도 인간은 마지막 중심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 중심은 세상이 허락하는 선물이 아니라, 스스로 단련하고 지켜 내야 할 내면의 힘입니다.

 

결국 아우렐리우스가 남긴 가르침은 단순합니다. 삶은 늘 거칠 수 있으나 마음까지 거칠 필요는 없다는 것, 시대는 혼란스러울 수 있으나 영혼까지 혼란에 넘겨줄 필요는 없다는 것, 인간의 존엄은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졌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평정은 세상이 준 보상이 아니라, 폭풍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으려는 한 인간의 선택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선택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가장 고요하고 가장 강한 자유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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