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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일의 기획시리즈 16] 별명을 알면 정치스타일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과 해외 지도자들의 별명 분석...

  • 유재일 교수 기자
  • 입력 2026.04.21 18:02
  • 글자크기설정

[굿리더뉴스] 별명을 알면 그의 정치스타일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의 통합리더십도 알 수 있다. 유재일 교수가 16번째 기획시리즈로 '정치지도자의 별명'에 대해 독특한 분석을 내놓았다. 한국 역대 대통령들 뿐만 아니라 해외 정상들의 별명까지 두루 분석하고 그에 따른 정치스타일을 학술적으로 분석한 경우는 매우 드물 것이다. [편집자주]       

 

[기획시리즈 16] 통합정치와 리더십

- 통합정치와 관련한 정치지도자의 별명과 리더십 유형 -

 

유재일(사회공헌연구소 대표)

 

정치지도자의 별명은 리더십 스타일을 반영

 

대중적 정치지도자나 정부의 주요 인물은 흔히 유명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처럼 별명을 갖게 마련이다. 별명(別名, nick name)은 본명 대신 생김새와 성격, 버릇, 행동, 혹은 특정 사건 등을 계기로 타인이 지어주거나 스스로 부르는 제2의 이름이다. 대체로 ‘호감 가는 별명’은 친근함을 더하고 사람들과의 유대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반면 ‘비호감 별명’은 당사자에게는 불편하고 억울할 수 있지만, 대중의 냉소를 달래주고 일종의 카타르시스(katharsis, 淨化)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정치인은 내색은 하지 않지만, 별명 앞에서 어린 아이처럼 웃기도 하고 속으로 상처를 받기도 할 것이다. 어쩌면 그 과정을 거치며 정치인은 정치지도자로 성장해 가는지도 모른다.

 

정치리더십과 관련한 시사성을 주는 별명 가운데 가장 흥미를 끄는 별명 두 개를 꼽으라면, 우연찮게 두 사람 모두 프랑스 정치인이었던 제2제정의 에밀 올리비에 총리대신(1825∼1913)의 ‘가벼운 마음을 가진 사람’(L'Homme au cœur léger)과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1916∼1996)의 ‘프랑스의 스핑크스’(Le Sphinx de France)가 아닌가 본다. 올리비에는 ‘철혈(鐵血) 재상’으로 불린 프로이센의 오토 폰 비스마르크 총리(1815∼1898)가 프랑스와 전쟁을 하려고 엠스(Ems) 전보를 조작하자, 이에 휘말려 “우리는 이번 전쟁을 가벼운 마음으로 하겠다”고 선언하고 보불전쟁(1870∼1871)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전쟁은 참패로 끝났고, 그는 결국 마음이 가벼운 사람으로 조롱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 진정으로 가벼운 마음의 소유자는 빅토르 위고(1802∼1873)가 시집 <징벌>(Les Châtiments, 1853)에서 ‘삐에호’(pierrot, 어릿광대)라고 조롱했던 나폴레옹 3세(1808∼1873)였을지도 모른다. 나폴레옹 3세는 무능한 국정을 가리기 위해 ‘무거운 마음’(cœur lourd)의 소유자인 체했지만, 전쟁 두 달만에 스당(Sedan) 전투에서 포로가 될 정도로 가벼운 사람으로 드러났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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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미테랑 전 대통령

반면, 미테랑은 과거독일군의 비점령 지역에 수립된 비시 정권(Régime de Vichy)에서 근무한 이력과 혼외의 딸 마자린 팽조(1974∼)의 존재에 대해 야당과 언론이 문제를 제기할 때마다 “당시는 매우 복잡한 시대였다”고 이해를 구하거나 침묵하자, 수수께끼가 많은 스핑크스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스핑크스적 면모는 정치적 성과로 이어졌다. 그는 유럽통합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연합(EC)의 단일통화인 유로(Euro) 발행을 성사시키는 데마력(魔力)을 발휘했다. 미테랑은독일 마르크화의 강세를 고수하려고 유로 발행을 극력 반대하는 ‘검은 거인’(Der schwarze Riese, 기독교민주연합의 상징색인 검은색과 193cm 및 100kg이 넘는 거구를 빗댄 별명)인 헬무트 콜 총리(1930∼2017)에게 “유로 없는 유럽연합은 없고, 통일 독일도 없다”라고 압박을 가하는 한편, 통독을 반대하거나 주저하고 있는 영국, 미국, 소련의 ‘전승 4대 강국의 독일 점령권’을 활용해 결국 독일의 양보를 얻어냈다. 그는 소포클레스(B.C.497경∼406경)의 <오이디푸스 왕>(Oedipus Tyrannus)에서 스핑크스가 “목소리는 하나지만, 아침에는 네 발, 점심에는 두 발, 저녁에는 세 발로 걷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수수께끼에 오이디푸스가 “사람”이라고 정답을 맞추자 자신의 운명을 마친 것처럼, 생전에 유로 발행(1999)을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프랑스의 스핑크스는 유럽의 영구평화와 조국의 영광을 수호하는 상징으로서 기억되고 있다.

 

이처럼 정치지도자의 별명은 별나거나 우연한 사건과 일화 속에서 탄생한다. 물론 대중의 관심을 끌어야 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나 타인의 별명을 짓는 데서 쾌감을 느끼는 이른바 ‘관종’ 성향이 있는 호사가들이 기발나고 순발력 있게 별명을 생산하기도 한다. 별명은 일반 사람인 경우 호감이든 비호감이든 호기심을 주거나 흥미를 끌어야 제 기능이나 효력을 갖게 된다. 정치인의 별명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들은 비호감을 주는 별명은 어떻게 해서든지 막고, 긍정적이고 호감이 가는 별명은 무리하면서까지 얻으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별명이 나름의 정치적 맥락과 연유에서 생겨난 것이기에,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냐”라는 속담처럼 겉모습을 꾸민다고 본질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결국 정치지도자의 별명에는 당사자의 정치행태 특징이나 정치리더십 특성이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G20 정치지도자 별명의 파노라마

 

정치지도자의 별명이 당사자의 정치리더십 특성과 당대의 정치체제 윤곽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는 가정은 동서의 수많은 사례를 살펴보면, 그리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여기서정치지도자의 별명을 ‘정치적 별명’으로 표현해도 무방하다고 한다면, 과연 정치적 별명이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고, 어떻게 확산되며,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정치적 별명의 함의와 정치리더십의 특성과의 친화적 관련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은 정치커뮤니케이션의 ‘전달모델’(transmission model)로 설명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달모델은 ① 발신자(sender), ② 메시지(message), ③ 매체(channel), ④ 수신자(receiver), ⑤ 영향(effects) 등으로 구성된다. 다만 이들 요소는 국가마다 ① 역사적·문화적 특성, ② 표현 및 언론의 자유 수준, ③ 경제발전 및 정보화 수준, ④ 차별과 혐오의 정도 등에 따라 서로 다르게 작동한다.

 

정치적 별명의 발신자는 넓게 보면 대중이라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행위자가 있는 만큼 당사자 본인, 추종자나 지지자, 반대자나 냉소주의자 등이 주된 주체일 것이다. 아래 <표 1>은 G20 국가별 정치지도자 가운데 성공한 정부수반의 ‘호감 가는 별명’과 성공하지 못한 정부수반의 ‘비호감 별명’을 대표적으로 예시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호감 가는 별명’ 경우는 추종자나 지지층이 만들어냈을 개연성이 높은 반면에, ‘비호감 별명’은 반대 진영이나 비판적 대중에 의해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호감 가는 별명’은 당사자 본인이 만들거나 지지자들이 이를 확산하도록 유도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사례를 보면, 의도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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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마크롱 현 대통령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1977∼)은 한때 누구에게도 도전받지 않는 “주피터 같은(Jupitérien)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밝힌 덕분에, 자신의 이름과 발음이 비슷한 달콤한 과자 ‘마카롱’(macaron) 대신 위엄있는 ‘주피터’라는 별명을 득템(得 + item)하기도 했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1953∼)은 외국 언론에서 자신을 ‘곰돌이 푸’(Winnie the Pooh)라고 묘사하는 것에 극도로 분노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시황제’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이 없다고 한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1946∼)은 추종자들이 자신을 ‘갓럼프’(Godrump = God + Trump)라고 부르는 데 만족하는 것을 넘어, 최근 중동전쟁을 맞아 자신이 인류를 구원하는 존재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듯이 예수에 빗댄 AI 생성 이미지를 SNS에 게시하는 엽기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편, 정치적 별명은 호감·비호감을 떠나 아리스토텔레스(B.C.384∼322)가 <수사학>(The Art of Rhetoric)에서 제시한 설득의 세 가지 요소, 즉 에토스(ethos, 신뢰성), 로고스(logos, 합리성), 파토스(pathos, 감정)에 기반해 만들어진다고 볼 수 있다. <표 1>에서 보듯이,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1954∼)의 ‘무티’(Mutti, 엄마)와 같이 친근함과 신뢰를 담은 호칭이나 김대중 대통령의 ‘DJ’처럼 이름에서 따온 애칭은 에토스에 기반한 별명이다. 반면에 이탈리아의 로마노 프로디 총리(1939∼)의 ‘교수님’(Il Professore)이나중국의 덩샤오핑 군사주석(1904∼1997)의 ‘부도옹’(不倒翁, 오뚝이)은 로고스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일본의 이케다 하야토 총리(1899∼1965)의 ‘울보 총리’(泣き虫総理)나 러시아의 보리스 옐친 대통령(1931∼2007)의 ‘걸어다니는 위장’(Walking stomach)은 파토스에서 비롯된 별명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적 별명이 퍼지는 경로는 구전(oral tradition)과 대중매체(mass media)로 나눌 수 있다. 구전은 별명이 문자를 사용하지 않고 입소문이나 뜬소문을 통해 사람들에게 퍼지는 방식으로, 왕실/국가원수 모독죄(한국은 1988년 대통령이 포함된 ‘국가모독죄’를 폐지했음)나 유언비어 처벌이 강해질수록 역설적으로 더 기승을 부리는 경향이 있다. 구전을 통해 퍼진 가장 유명한 별명은 아마도 한스 안데르센(1805∼1875)의 동화 <황제의 새 옷>(The Emperor’s New Clothes, 1837)에 등장하는 ‘벌거숭이 임금님’일 것이다.

 

대중매체는 신문, 방송, 웹사이트(website), 소셜미디어(social media) 등과 같은 대중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총칭하는데, 별명을 순식간에 확산시키는 힘을 지닌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1961∼1997)의 ‘사람들의 왕세자비’(Princess of People)다. 영국 왕실 호칭을 박탈당한 상태에서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그녀에게 토니 블레어 총리(1953∼)가 추도 담화에서 이 표현을 쓰자, 국정 지지율이 93%에 달할 정도로 국민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다만 최근에는 진영 간 사이버전의 확산과 가짜뉴스의 범람, 수신자의 확증 편향 탓에 정치적 별명이 양 극단으로 갈려 기대만큼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표 1> G20 국가별 정부수반 일부의 별명 현황

체제 유형

국가 / 명칭

비교적 성공했거나 호감

비교적 성공하지 못했거나 비호감

현 정부수반

완전

민주주의

(10∼8.01)

호주

총리

밥 호크(1983~91):

호키(Hawkie)

스콧 모리슨(2018~22):

어부지리 총리(Accidental PM)

앤서니 앨버니지(2022~):

알보(Albo)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2005~21):

무티(Mutti, 엄마)

게어하르트 슈뢰더(1998~05):

미스터 바스타(Mr. Basta, 따라와)

프리드리히 메르츠(2025~):

피노키오

캐나다

총리

피에르 트뤼도(1968~79, 80~84):

캐나다의 케네디

쥐스탱 트뤼도(2015~25):

꽃미남 총리(Handsome PM)

마크 카니(2025~):

트럼프 조련사

일본

총리

이케다 하야토(1960~64):

울보 총리(泣き虫総理)

고이즈미 준이치로(2001~06):

헨진(變人, 괴짜)

다카이치 사나에(2025~):

여자 아베

영국

총리

토니 블레어(1997~07):

부시의 푸들(Bush’s Poodle)

보리스 존슨(2019~22):

괴짜 총리(Eccentric PM)

키어 스타머(2024~):

미스터 규칙(Mr. Rules)

불완전 민주주의

(8∼6.01)

프랑스

대통령

프랑수아 미테랑(1981~95):

프랑스의 스핑크스

니콜라 사르코지(2007~12):

하이퍼 대통령(Hyper-President)

에마뉘엘 마크롱(2017~):

주피터

미국

대통령

드와이트 아이젠하워(1953~61):

아이크(Ike)

리처드 닉슨(1969~74):

교활한 딕(Tricky Dick)

도널드 트럼프(2025~):

갓럼프(Godrump)

한국

대통령

김대중(1998~03):

DJ

박근혜(2013~17):

공주님

이재명 대통령(2025~):

이장님

이탈리아

총리

로마노 프로디(1996~98, 99~04, 06~08): 교수님

베를루스코니(1994~95, 01~06, 08~11):

실언 제조기

조르자 멜로니(2022~):

여자 무솔리니

인도

총리

자와할랄 네루(1950~64):

네루 삼촌(Chacha Nehru)

인디라 간디(1966~77, 80~84):

철의 여인

나렌드라 모디(2014~):

개발의 사나이

남아공화국

대통령

넬슨 만델라(1994~99):

마디바(Madiba, 안녕)

제이컵 주마(2009~18):

불사조

시릴 라마포사(2018~):

컵케이크

아르헨티나

대통령

후안 페론(1946~55, 73~74):

엘 마초(El Macho, 남자)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2007~15):

파타고니아의 표범

하비에르 밀레이(2023~):

전기톱 대통령

브라질

대통령

제뚤리스 바르가스(1930~45, 51~54): 가난한 자들의 아버지

자이르 보우소나루(2019~23):

브라질의 트럼프

룰라 다시우바(2023~):

룰라(Lula, 오징어라는 뜻)

인도네시아

대통령

조코 위도도(2014~24):

조코위(Jokowi)

수하르토(1968~98):

미소짓는 장군

프라보워 수비안토(2024~):

인도네시아의 트럼프

혼합주의

(6∼4.01)

멕시코

대통령

로페스 오브라도르(2018~24):

엘 페헤(El Peje, 고향 물고기)

비센테 폭스(2000~05):

카우보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2024~):

얼음 여인

튀르키예

대통령

에제비트 총리(1999~02, 4회):

카라오올란(검은 소년)

아드난 멘데레스(1950~60):

비극의 주인공(死後)

레제프 에르도안(2014~):

술탄 에르도안

권위주의

(4∼0)

중국

국가주석

덩샤오핑(1981~89):

부도옹(不倒翁, 오뚝이)

자오쯔양((1987~89):

푸창후퉁(富强胡同)의 늙은이

시진핑(2013~):

시황제

사우디아라비아 왕

압둘아지즈 알사우드(1932~53):

이븐 사우드(Ibn Saud, 사우드의 아들)

압둘라 알사우드(2005~15):

친절한 압둘라

살만 알사우드(2015~):

성스러운 두 모스크의 관리자

러시아

대통령

보리스 옐친(1991~99):

걸어다니는 위장(Walking stomach)

드미트리 메드베데프(2008~12):

비지어(Vizier, 옛 튀르키예 대신)

블라디미르 푸틴(2012~):

푸차르(푸틴 + 차르)

(괄호 안은 재임기간)

* 국가순은 Economist Intelligence Unit가 발표(2025. 2. 27)한 ‘민주주의 지수’의 순서임.

* 덩샤오핑의 직책은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장 주석이고, 자오쯔양의 직책은 중국공산당 총서기임.

출처: https://www.google.com/search(2026. 4. 15).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의 별명을 들여다보면, 그것이 정치리더십 스타일(style)과 이렇게까지 맞아떨어질 수 있을까 싶어 새삼 흥미롭다. 각종 웹사이트에 나와 있는 많은 별명 중 비교적 중립적인 뉘앙스(nuance)를 지닌 별명만 추려보면, ① 노태우 대통령 : 물태우, ② 김영삼 : YS, ③ 김대중 : DJ, ④ 노무현 : 바보 노무현, ⑤ 이명박 : 불도저, ⑥ 박근혜 : 공주님, ⑦ 문재인 : 이니, ⑧ 윤석열 : 애처가 등을 들 수 있다. 아마도 이재명 대통령의 경우 중립적인 별명으로는 ‘이장님’이 가장 자연스럽지 않을까 싶다. 이 별명은 친근하고 바지런한 이미지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다만 ‘새로운 시각’(new perspective)에서 보면, 한국의 경제 규모(size of the economy)와 정부 역량(government capacity)에 비춰볼 때 시스템적이고 협치적인 리더십 - 예컨대 책임총리제와 같은 방식 – 에 대한 요구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 눈에 띄는 별명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의 정청래 대표의 ‘저승사자’와 국민의힘의 장동혁 대표의 ‘짱뚱어’를 들 수 있다. 필자는 이전 칼럼에서 이들에게 좀 더 친근한 이미지를 입혀보려는 선의로 “인정미 넘치는 저승사자”와 “건강한 서해안 짱뚱어”라고 표현한 바 있지만, 그 표현이 새 별명으로 자리잡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른 사례로는 청와대 강훈식 비서실장의 ‘훈식이 형’을 들 수 있다. 인사청탁 의혹 문자에서 불거진 별명이지만, ‘훈남’(훈훈한 남자)이라는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겹치면서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기보다는 정감을 주고 있어 어쩌면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된 셈이다.

 

정청래 장동혁 1-1.jpeg

 

 

정치리더십의 분류와 비교에 따른 미학

 

정치지도자의 별명이 당사자의 정치리더십 특성을 파악하는 데 간접적인 도움을 준다면, 그의 정치적 기질과 행태나 통치 스타일에 대한 분석은 직접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도 여러 대상을 공통적인 특성으로 묶어 체계화하는 분류(classification)와, 두 개 이상의 대상을 견주어 유사점과 차이점을 밝혀 특성을 파악하는 비교(comparison)를 함께 활용한다면, 특정 정치지도자에 대한 리더십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적지 않게 도움이 될 것이다.

 

잘 알겠지만, ‘분류·비교 방법’은 아리스토텔레스(B.C.384∼322)가 <오르가논>(Organon)의 ‘범주론’(Categories) 편에서, 또한 장자(B.C.369경∼286경)가 <장자>(莊子)의 ‘제물론’(齊物論) 편에서 다룬 이래 사물이나 현상의 본질(essence)을 탐구하는 데 있어서 가장 탁월한 분석방법으로 자리잡아 왔다. 따라서 이들 방법을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개별 정치지도자의 리더십 특성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정치리더십에 대한 본질적 의미를 미래지향적으로 성찰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래 <표 2>는 동서고금의 현인들이 예리한 관찰과 탁월한 통찰로 정치리더십의 유형을 분류·비교한 논의들을 요약한 것이다. 이 가운데 막스 베버(1864∼1920), 정치리더십의 개별적 사례연구를 넘어 종합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학자로 인정받고 있는 제임스 바버(1930∼2004), 현대 정치리더십 연구의 창시자로 알려진 제임스 맥그리거 번스(1918∼2014)의 논의는 대중민주주의 시대의 정치리더십을 이해하는 데 특히 풍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베버는 <소명으로서의 정치>(Politik als Beruf, 1919)에서 정치리더십의 유형을 ‘지배의 정당화 근거’에 따라 ① 전통적(traditionale) 지배형, ② 카리스마적(charimasche) 지배형, ③ 합법성(Legalität)에 의거한 지배형으로 구분했다. 바버는 <대통령의 성격>(The Presidential Character, 1972)에서 정치리더십의 유형을 ‘직무에 대한 소명감과 활동성, 타고난 기질과 성격’에 따라 ① 적극적 긍정형(승부사형), ② 적극적 부정형(야수형), ③ 소극적 긍정형(장인형), ④ 소극적 부정형(사원형)으로 분류했다. 번스는 <리더십>(Leadership, 1978)을 통해 정치리더십의 유형을 ‘리더와 추종자 간의 상호작용’에 따라 ① 거래적(transactional) 리더십과 ② 변화주도적(transforming) 리더십으로 개념화했다.

 

분류자 및 출처

유형

주요 내용

 

플라톤(B.C.427~347)

<국가>

 

철인형(philosopher king)

지배수단: 지혜(wisdom)

귀족형(the noble)

지배수단: 특권(privilege)

명예형(timocratic leader)

지배수단: 자존과 명예(pride and honor)

금권형(plutocratic leader)

지배수단: 금력(wealth)

민주형(democratic leader)

지배수단: 동의(consent)

참주형(tyrannical leader)

지배수단: 강제력(coercion)

아리스토텔레스

(B.C.384~322) <정치학>

공익을 추구하는 올바른 정체형

군주정체형 / 귀족정체형 / 혼합정체형

사익을 추구하는 타락한 정체형

참주정체형 / 과두정체형 / 민주정체형

한비(B.C.281경~233)

<한비자(韓非子)>

상군(上君): 상급 군주

다른 사람의 지혜를 다하게 함(盡人之智)

중군(中君): 중급 군주

다른 사람의 힘을 다하게 함(盡人之力)

하군(下君): 하급 군주

자기 자신의 능력만을 다함(盡己之能)

오긍(670~749) 편찬

<정관정요(貞觀政要)>

명군(明君): 현군(賢君)

밝은 것은 두루 말을 듣기 때문임(兼聽明)

암군(暗君): 혼군(昏君)

우매한 것은 한쪽 말만 믿기 때문임(偏信暗)

니콜로 마키아벨리

(1469~1527)

<군주론>(1813)

탁월한 지도자

무슨 일이든지 스스로 이해하고 파악함

평범한 지도자

다른 사람이 설명해 주어야 이해함

무능한 지도자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하고, 남이 설명해 주어도 이해하지 못함

막스 베버

(1864~1920)

<소명으로서의 정치>(1919)

전통적 지배형

신성화된 관습의 권위에 의한 지배. 가부장이나 사산제(고대 이란 왕조) 군주 등

카리스마적 지배형

비범한 개인의 천부적 자질에 의거한 권위에 의한 지배. 선출된 전쟁 지도자나 정당 지도자 등

합법성에 의거한 지배형

법규에 대한 신뢰, 권한, 의무를 기꺼이 수행한다는 복종의 관념에 따른 지배. 근대적 공무원 등

제임스 바버

(1930~2004)

<대통령의 성격>(1972)

적극적 긍정형: 승부사형

사명감이 넘치고 활동적이며, 활달하고 낙관적

적극적 부정형: 야수형

사명감이 넘치지만, 공격적이며 정서가 불안정

소극적 긍정형: 장인(匠人)형

낙관적이고 진솔하지만, 사명감과 책임감이 부족함

소극적 부정형: 사원(社員)형

폐쇄적이고 내향적이며, 자신감과 열정이 부족함

제임스 맥그리거 번스(1918~2014)

<리더십>(1978)

거래적 리더십

리더와 추종자 간의 ‘주고받기’ 관계에 초점을 맞춤

변화주도적 리더십

리더의 강력한 비전과 인격을 통해 추종자들의 기대, 인식, 동기를 변화시켜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감

<표 2> 정치리더십의 유형

 

이 같은 유형들에 따라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의 정치리더십을 분류·비교해 본다면, 다음과 같이 각각의 특성을 인상적으로 추출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접근은 주관을 객관화하는 데 미흡하기 때문에, 향후 보다 과학적으로 보완될 필요가 있다.

 

① 노태우 : 합법성 지배형과 소극적 긍정형(장인형)에 기반한 거래적 리더십

② 김영삼 : 카리스마적 지배형과 적극적 긍정형(승부사형)에 기반한 거래적 리더십

③ 김대중 : 카리스마적 지배형과 적극적 긍정형(승부사형)에 기반한 변화주도적 리더십

④ 노무현 : 카리스마적 지배형과 적극적 부정형(야수형)에 기반한 변화주도적 리더십

⑤ 이명박 : 합법성 지배형과 소극적 긍정형(장인형)에 기반한 거래적 리더십

⑥ 박근혜 : 카리스마적 지배형과 소극적 부정형(사원형)에 기반한 거래적 리더십

⑦ 문재인 : 합법성 지배형과 소극적 긍정형(장인형)에 기반한 거래적 리더십

⑧ 윤석열 : 합법성 지배형과 소극적 부정형(사원형)에 기반한 거래적 리더십

 

그렇다면,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리더십은 어떤 유형에 속하며 어떤 특성을 띠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가장 궁금한 것임에도, 그가 국정을 맡은 지 일 년이 채 되지 않은 만큼 본격적인 분석은 잠시 미뤄두려 한다. 필자는 앞서 밝혔듯이, 취임 1년이 되는 시점에 맞춰 그의 정치리더십 전반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독자 분들께 감히 “기대해도 좋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다만 여기서는 하나의 힌트만 남겨두고자 한다. 이 대통령의 정치리더십의 특성은 ‘합법성 지배형과 적극적 긍정형(승부사형)에 기반한 변화주도적 리더십’으로 잠정 분류해 두고자 한다. 이 리더십 유형은 ‘합법성 지배형’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범주이고, ‘적극적 긍정형(승부사형)’에서는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을 닮았으며, ‘변화주도적 리더십’에서는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과 결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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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유재일 교수는 한국정치와 정당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온 정치학자이다. 대전고를 나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30여년간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지내면서 국회도서관장, 대전세종연구원장을 역임하였고, 한국정치학회 부회장,한국정당학회장, 한국지방정치학회장을 지냈다. 아울러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위원,국회의장자문위원회 부위원장,국회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맡아 국정운영에 대한 실무경험도 쌓았다. 현재 사회공헌연구소 대표로 활동 중이며, 최근에 발간한 대표 저서로 『통합정치와 리더십』(2024, 운주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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