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펼쳐진 개기일식 장면.연합제공)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우주쇼가 펼쳐지자 전 세계인이 탄성을 질렀다. 자연 앞에서 인간이 멈추었다.
유럽의 하늘에 잠시 밤이 찾아왔다. 달이 태양을 가리는 순간, 수많은 사람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검은 달의 주변으로 태양의 빛이 고리처럼 번지는 장면은 인간의 카메라에 담겼지만, 그 순간의 경이로움까지 사진 한 장에 모두 담아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지난 8월12일의 밤이었다.
이번 개기일식은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를 지나 스페인과 포르투갈 일부 지역을 통과했다. 유럽의 상당수 지역에서는 부분일식이 관측됐다. NASA에 따르면 개기일식이 지나간 좁은 지역에서는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순간이 찾아왔고,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태양의 일부가 가려지는 부분일식이 나타났다.
특히 스페인에서는 100년이 넘는 시간 만에 찾아온 개기일식에 수많은 사람들이 하늘을 바라봤다. 언론들은 이날을 두고 유럽 곳곳에서 수백만 명이 특별한 천문 현상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일식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단순한 천문학적 기록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너무 바쁘게 살아간다.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고, 시간을 쪼개 일하고, 다음 약속과 다음 목표를 향해 쉼 없이 움직인다. 하늘을 올려다볼 여유조차 잊고 살아가는 날이 많다.
그런 사람들이 같은 시간, 같은 하늘을 바라봤다.
(유럽에서 펼쳐진 세기의 개기 일식 장면)
태양은 인간의 명령에 따라 빛을 멈춘 것이 아니다. 달과 태양, 지구가 수백만 킬로미터의 우주 공간에서 정확한 궤도를 따라 움직인 결과였다. 인간은 그 거대한 질서 앞에서 그저 바라보는 존재일 뿐이었다.
어쩌면 그것이 일식이 주는 가장 큰 가르침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자연을 정복했다고 생각하지만, 자연 앞에서 인간은 여전히 작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해도 태양과 달의 움직임을 멈출 수 없으며, 하늘에서 벌어지는 몇 분의 장관 앞에서는 누구나 한 사람의 관람객이 된다.
그리고 다시 태양은 떠올랐다.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잠시 찾아온 어둠은 오히려 우리에게 빛의 소중함을 일깨웠다. 매일 떠오르기에 당연하게 여겼던 태양, 매일 반복되기에 무심히 지나쳤던 하루가 사실은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말이다.
개기일식은 태양이 사라진 사건이 아니었다.
어쩌면 너무 빠르게 살아가는 우리가 잠시 멈춰 선 사건이었다.
가끔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깨닫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작은 존재로 살아가는 오늘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다시 발견하기 위해서다.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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