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장수마을, 이탈리아 사르데냐섬을 가보니...
지중해의 그림 같은 섬...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은 유토피아 같은 섬...
지중해에서 두 번째로 큰 섬, 제주도 크기의 13배나 되는 이탈리아 사르데냐 섬을 가보았는가? 무명이었던 이 섬은 한 언론이 ‘장수촌’으로 집중 보도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금은 관광객은 물론 할리우드 스타들까지 줄을 잇고 있다. 장수와 건강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수 코스다. (솔직히 저렇게 아름다운 섬이라면, 그곳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놀고 먹어도 100세는 거뜬히 넘을 것 같다)
세계에서 인구대비 100세 장수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과 이탈리아다. 이탈리아 내에서 샤르데나 섬이 단연 으뜸이다. 한때 1780명의 주민 가운데 100세 이상 노령자가 7명에 달해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이 섬의 또다른 특징은 세계의 다른 장수 지역들에 비해서 남녀 장수비율이 거의 같다는 점이다. 보통 장수 지역에는 여자가 남자보다 5배 가량 많은데, 이곳에서는 남녀 모두 95세까지 비교적 건강하고 우울증이나 치매가 적다. 왜 그럴까?
남자 노인들은 팔십대까지 산에 오르내리고 염소를 키운다. 보통 나이가 들면 여자들이 더많이 움직이지만 이곳에서는 남자들이 더많이 움직인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이 섬에서 가장 낙후되고 고립된 동부 산악지대에 사는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더 장수한다는 사실이다. 왜 그럴까? 이들은 산속에 고립되어 외롭다 보니 더더욱 뭉쳤다. 가족이나 친척들은 수시로 소통하고 식품을 자급자족하고, 물물교환을 하며 공동체를 형성했다.
이렇다할 농기구나 요리기구가 없다보니 정제하지 않은 밀과 보리로 발효빵을 만들어 먹고, 집 근처에서 재배한 채소와 감자,콩,올리브유, 직접 키운 염소의 우유와 치즈를 먹었다. 고기가 풍족하지 않다보니 한달에 1, 2번만 고기를 먹었으며 와인을 마시며 정담을 나누었다. 자연히 스트레스는 적고 행복지수는 높았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남자 노인들은 수시로 10킬로미터 이상 산을 타고, 척박한 땅에 농사를 지었다. 어찌보면, 이들은 자신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건강한 식생활과 적당한 운동, 스트레스 최소화의 원칙을 실행하고 습관화하고 있었다.
우리는 어떤가? 좋은 문화생활과 의료시설이 잘 구비되어있는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가 그렇지 않은 곳보다 훨씬 더 장수비율이 높았다. 우리나라 백세인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가장 중요한 장수비결은 절제된 식생활이라고 대답했다. 골고루 먹고 적게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어서 규칙적인 생활과 낙천적 성격, 유전적 요인 등이라고 응답했다. 어찌보면 뻔한 대답같지만, 식생활의 절제와 규칙 생활, 낙천적 생각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샤르데나 섬과 닮은 듯 하지만 다르다.
사르데냐 섬에서 만났던 98세의 할머니는 건강 비결이 뭐냐고 묻자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고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이보다 더 어려운 일은 없을 것이다. 세상이 변해서 젊은층은 오래 사는 것보다 짧고 굵게 사는 것이 더 좋은 것일까? 사르데나 섬의 2030세대들이 도시로 떠나는 바람에 인구가 크게 줄어들어서 비상이 걸렸다. 사르데냐 당국은 2022년부터 사르데냐로 돌아오는 사람들에게 물질적으로 지원해주는 '귀촌 장려정책'을 적극 펴고 있다고 하니, 안타깝다. .
요즘 현대인들은 ‘건강 비법’을 알고자 하고, 방송에서는 이와 관련된 프로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진짜 건강 비법은 일상 생활속에 있고, 음식에 있다. 샤르데나 섬의 100세 장수노인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되새겨보자. ‘부지런히 움직여라!’ ‘골고루 먹되 적게 먹어라!’ ‘욕심 부리지 말고 맘 편하게 살자!’
필자 양은주박사
식품영양학자
음식과 질병 연구
이화여대 식품영양학 박사
전 호남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전 100세 사회 슈퍼라이프코치양성사업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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