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키워드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유재일 기획시리즈 12] 통합정치를 위한 선거연합과 국민통합적 정부, 어떻게 해낼 것인가?

  • 유재일 교수 기자
  • 입력 2026.02.23 09:30
  • 글자크기설정

  • 일본과 브라질 등 각국 사례...유권자 분포와 정당편재, 사회균열 등...대통령제하 통합정부 형태는...

[기획시리즈 12] 통합정치와 리더십

- 통합정치를 위한 선거연합과 국민통합적 정부 -

 

유재일(사회공헌연구소 대표)

 

유권자 분포와 정당 편재

 

지난 2월 8일에 실시된 일본 중의원 선거는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낳았다. 의회 해산 직전 전체 465석(지역구 289석 + 비례대표 176석) 중 198석(42.5%)에 그쳤던 약체 여당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이 무려 316석(67.9%)을 확보했다. 중의원에서 자민당이 단독으로 개헌을 의결할 수 있는 3분의 2를 넘는 의석이다. 여기에 선거 전에 연립정부(coalition government, 이하 연정)를 운영했던 일본유신회가 얻은 36석을 더하면 352석(75.6%)에 이른다. 이에 반해 제1 야당인 중도개혁연합(입헌민주당과 공명당 통합)의 의석수는 167석에서 49석으로 급감했고, 국민민주당 28석, 참정당 15석, 팀 마라이 16석, 일본공산당 4석, 기타 6석(무소속 4석 포함) 등 여타 야당의 의석을 모두 합해도 판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다. 2년 후에 실시될 참의원 선거에서도 자민당이 개헌선인 3분의 2를 넘길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 1-1.jpeg
아베 전 총리(왼쪽0의 아바타로 불리웠던 다카이치 현 총리

 

이러한 결과는 유권자의 급격한 보수화에 따른 필연적인 산물인데, 상당 기간 일본의 정치지형은 보수 일색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1961∼)는 명실공히 ‘선거의 여왕’으로 자리매김하며, 8년 9개월 재임으로 최장수 총리이자 우파 거두였던 아베 신조(1954∼2022)에 버금가는 정치적 위상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그가 ‘초보수주의자’(ultraconservatist, 미국의 Time, 2021) 혹은 ‘일본 철의 여인’(Japan’s Iron Lady, 홍콩의 South China Morning Post, 2021)으로 불리는 만큼 ‘정치적 위험’(political risk)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록밴드 드러머와 TV 앵커의 경험으로 대중적 공감력을 갖춘 그가 ‘아이돌 팬덤’(idol pandom) 수준의 인기를 유지하는 한 장기집권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흐름은 일본만의 현상이 아니다. ① 2022년 프랑스 대선에서 마린 르펜 국민연합 후보(1968∼), ② 2022년 이탈리아 총선에서 ‘이탈리아의 형제들’ 소속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1977∼), ③ 2025년 독일 총선에서 앨리스 바이델 ‘독일을 위한 대안’ 공동대표(1979∼) 등 이른바 ‘극우 여성 3인방’의 부상에서도 유사한 맥락을 읽을 수 있다. 주요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보수정당의 강세, 나아가 극우세력의 준동은 유권자의 투표성향이 크게 변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대체로 선진 자본주의 사회는 다음 <그림 1>과 같이 경제적 균열(龜裂, cleavage)축과 문화적 균열축에 따라 네 개의 집단 – 이를 유권자 집단으로 부르건, 사회집단으로 부르건 간에 - 으로 구분된다. 이를 세분하면 각 집단이 추구하는 가치와 이익의 강약고저에 따라 여덟 집단으로 나눌 수도 있다. 물론 이 같은 균열 기준에 따른 논리라면,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이나 헌법상 불교국가인 부탄은 문화적 균열축이 없기에 부자 집단과 ‘부자가 아닌 집단’으로만 나눠져 있으며,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나 북한은 경제적 균열축이 없기에 구세대 집단과 신세대 집단으로만 나눠져 있다고 상정된다. 하지만 관찰컨대, 이들 국가 역시 크게 네 개의 집단으로 균열되어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림 1> 사회균열과 유권자 분포

 

경제적 균열축

국가 개입

시장 주도

문화적 균열축

국가 중심

국가주의

 

온건국가주의

보수주의

 

중도보수주의

시민사회 중심

 

 

불개입

진보주의

 

사회민주주의

자유주의

 

자유지상주의

 

이처럼 다양하게 균열된 사회집단은 자신의 가치와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정치세력화를 도모하거나 정치집단과의 연대를 모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는 정당으로 전환되어 정당체제의 일원으로 자리잡게 된다. 물론 정당으로 전환하지 못한 일부는 기존 정당과 연대하거나 ‘후원자-피후원자 관계’(patron-client relationship)를 형성한다. 참고로 사회집단이 정당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세이무어 립셋(1922∼2006)과 스테인 로칸(1921∼1979)이 “균열구조, 정당체제, 그리고 유권자 편성: 서설”(1967)에서 밝힌 바 있는 ‘4개의 관문’(The four thresholds), 즉 ① 정당화의 관문(표현·결사 권리의 수용), ② 통합의 관문(의회 진입 선거권의 부여), ③ 대표성의 관문(비례대표제 및 결선투표제의 도입), ④ 다수권력의 관문(권력분립 및 양원의 구성)을 통과해야 가능하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거쳐 형성된 정당들의 편재된 상태, 즉 정치균열은 대체로 다음 <그림 2>와 유사한 형상으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그림 2> 정치균열과 정당 편재

문화적 균열축

경제적 균열축

 

국가 개입

시장 주도

국가 중심

②

 

 

[B]

(보수정당 코어)

 

 

③

 

시민사회 중심

중심

불개입

 

[A]

(진보정당 코어)

 

 

①

 

 

④

* ① 정통적 좌파정당, ② 친지역주의적 정당, ③ 친시장주의적 정당, ④ 친감성주의적 정당

 

위 <그림 2>와 같은 정당들이 편재된 상태는 대부분의 선진 자본주의 국가라면 예외가 없을뿐만 아니라 다당제의 모습을 띠고 있다. 하지만 의회그룹(parliamentary group)에의 진입 여부와 정당관계에서의 영향력에 따라 외관과 실제는 다를 수 있다. 예를 들면,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49개 정당 중 의석을 가진 정당이 6개이지만, 한국 정당체제는 제3당인 조국혁신당(12석)이 제4당 이하(8석)와 연대하더라도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166석)과 제2당인 국민의힘(107석) 간의 관계에 영향을 전혀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다당제라기보다는 양당제에 가깝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일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의 정당체제가 다당제라면, 미국과 영국의 정당체제는 비록 정당수가 50개 내외가 되더라도 명백히 양당제다.

 

대체로 양당제 하의 정당은 다당제와 다르게 모리스 뒤베르제(1917∼2014)가 ????정당론????(Les Parti Politiques, 1951; 1959 개정)에서 분석했듯,‘다계급연합적 대중정당’(multiclass coalition mass party)의 성격을 지닌다. 최근에는 여·야 양당은 좌우를 막론하고 폭넓은 지지와 표를 얻기 위해 이념과 정책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다양한 사회집단을 당원으로 흡수하려는 데 정치적 사활을 걸고 있다. 이 점에서 오늘날 양당제 하의 정당은 ‘포괄정당’(catch-all party) 내지 ‘선거용 다계급정당’(electoral multiclass party)이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기되고 있는 ‘당원주권정당’이라는 구호와 ‘1천원 6개월 권리(또는 책임)당원’이라는 현실 사이의 괴리는 일종의 인지부조화처럼 보인다. 또한 거대정당이 정치적 스펙트럼상 차이가 없는 비례대표 군소정당과 합당하는 것을 통합정치라고 부르는 논리 역시 설득력이 충분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보수와 진보의 대결 1-1.jpeg

 

통합정치와 선거연합

 

손무(B.C.545∼470)는 『손자병법』(孫子兵法)에서 “싸우지 않고 굴복시키는 것이 최상이다”(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라고 말한 바 있다. 권력을 향한 선거 역시 전쟁처럼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유력 경쟁 후보가 사망하거나 사퇴하는 등의 예외적 상황이 아니라면, 선거는 본질적으로 경쟁과 투쟁의 과정이다. 물론 2022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자치단체장 후보 6명을 포함한 508명의 후보가 무투표로 당선되는, 당사자에게는 행운일지 모르나,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씁쓸한 경우도 있다. 어떻게 보면, ‘칼과 피’를 통한 전쟁과 ‘말과 다수결’을 통한 선거를 동일선상에 놓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선거 역시 권력을 둘러싼 투쟁이라는 점에서는 전쟁과 일정한 유비(類比)를 갖는다.

 

이 투쟁행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권자의 투표성향과 정당의 선거전략이라는 두 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유권자는 ① 소속된 사회집단의 정체성, ② 종교 또는 이념, ③ 쟁점투표(issue voting), ④ 경제 상태, ⑤ 후보의 개인적 특성 등의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또한 유권자는 선거 종류에 따라 투표성향을 달리하는데, 대선이나 의회제 하의 총선에서는 전망적 투표(prospective voting)를, 중간선거나 지방선거에서는 회고적 투표(retrospective voting)를 하는 경향성을 띤다.

 

유권자의 성향은 ① 국제관계의 변화, ② 사회경제적 변화, ③ 정치체제의 변화 등에 의해 눈에 띄지 않게, 그러나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아 정치문화처럼 서서히 이동(shift)한다. 이러한 점에서 앞서 언급한 네 나라의 선거 결과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국제관계의 복합위기(polycrisis)나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신뢰 상실에 따른 구조적 문제일 수도 있다. 이는 로널드 잉글하트(1934~)가 『조용한 혁명』(The Silent Revolution, 1977)에서 지적했던 낙관적 전망과 정반대인 ‘내밀한 반혁명’이 다가오는 비관적 징후일지도 모른다.

 

이 같은 유권자의 투표성향을 나름대로 파악한 정당들은 필승의 선거전략을 짜고, 효과성과 효율성을 반영한 선거운동을 펼친다. 이러한 작업은 최근 들어 후보를 중심으로 하는 선거캠프보다는 후보가 전권을 행사하는 정당의 선거대책본부에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정당은 ①국내외의 선거환경, ② 선거제도, ③ 경합구도, ④ 자원 동원력, ⑤ 후보의 개인적 특성 등의 요인을 고려해, 다음 <표 1>에 나와 있는 선거연합을 취사선택하고, 신뢰감을 주거나 인기영합적인 선거공약을 제시하며, 포지티브(positive)하거나 네가티브(negative)한 선거기법을 혼용·구사한다.

 

유형

형태

세부 방식

내용

사례

정당-유권자

선거연대

결집

후보 중심

당원과 지지자 투표소 견인

소규모 선거구 선거운동

동원

신설조직 동원

신규 유권자 등록인 조직화

루스벨트의 뉴딜연합, 콜의 동독CDU 연합

신규 이슈조직 연대

영국 존슨의 브렉시트, 노무현의 노사모

기성조직 동원

기성 직능단체 연대

바이든 + AFL-CIO, 문재인 + 한국노총

기성 온-오프라인 연대

오바마 + 풀뿌리조직, 트럼프 + 대안우파

전향

제3의길

진보정당 + 중간계급 연대

블레어의 뉴영국, 클린턴의 뉴민주당

(가칭)제4의길

보수정당 + 중간계급 연대

캐머런의 신국가, 이명박의 실용주의

(가칭)제5의길

진보정당 + 중간계급 + 지역 연대

스타머의 새로운 변화, 이재명의 실용주의

정당-정당

선거연합

단순다수투표제 선거연합

1후보 선거연합

1선거구 1인 입후보

지역구 및 비례선거구 1인 입후보

혼용선거연합

1선거구 1∼2인 입후보

지역구 및 비례선거구 1∼2인 입후보

후보단일화

후보 사퇴-타후보 지지

DJ + JP 단일화, 윤석열 + 안철수 단일화

결선투표제

선거연합

정책연대

공동 선거공약 제시

미테랑의 좌파3당 코뮌 프로그램

혼용선거연합

1선거구 1∼2인 입후보

프랑스, 브라질 등 총선

결선연합

공동 선거운동

프랑스, 브라질 등 대선 및 총선

정당-정당

합당

흡수합당

당명 유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신고

한나라당(+ 민주당), 국민의힘(+ 국민의당)

신설합당

당명 변경

시·도당 개편대회 개최

신민당(신한당 + 민중당), 민주자유당(3당)

<표 1> 선거연합의 유형과 사례

 

정당의 선거전략 중 상대적으로 중요한 요인은 해당 선거의 종류와 쟁점투표의 성격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통상적으로는 후보의 개인적 특성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간주하는 것이 상식적일 것이다. 이를 보여주는 선거 케치플레이즈(catchphrase) 중 가장 성공한 사례는 1987년 대선 당시 노태우 민주정의당 후보(1932∼2021)의 “위대한 보통사람”과 2021년 독일 총선 당시 올라프 숄츠 사회민주당 총리후보(1958∼)의 “나도 여자 총리처럼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들 수 있다. 또한 선거 공약 중 화제를 모은 사례는 1992년 대선 당시 정주영 국민당 후보(1915∼2001)의 ‘아파트 반값 공급’과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1947∼)의 ‘UFO 자료 공개’가 아닌가 보는데, 효과를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유권자의 관심을 끄는 공약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양당제 하에서의 선거연합은 정당과 유권자 간의 선거연대만 가능하다. 이 선거연대에는 크리스티 앤더슨이 『진보는 어떻게 다수파가 되는가: 미국의 뉴딜 연합(1928-36년)』(The Creation of Democratic Majority, 1928-1936, 1979)에서 설명했듯, ① 결집(concentration), ② 동원(mobilization), ③ 전향(conversion) 등의 세 가지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이 가운데 결집이나 동원은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재산, 교육, 젠더, 지역, 인종, 종교 등의 요인에 따른 제한과 차등 없이 모든 사회구성원이 정치의 주체로서 참여하는 ‘대중민주주의’(mass democracy) 시대로 진입했다는 점에서 현재적 시점에서 볼 때, 적실성과 실효성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 이렇게 본다면, 정당과 유권자 간의 선거연대는 영국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 총리(1953∼)가 실천한 바 있는 ‘제3의 길’(Third Way)을 다양하게 업그레이드한 전향 방식들이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대체로 정당과 정당 간의 선거연합은 대통령제 하에서는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선거전략이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성공한 사례도 적지 않다. 프랑스의 프랑수아 미테랑 사회당 후보(1916∼1996)는 대선에서 두 번 낙선한 후 세 번째 도전한 1981 대선에서 평소 친모스크바 집단이라고 비판했던, 500만 명의 지지표가 있는 프랑스공산당과 선거연합을 결성해 승리했다. 또한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1924∼2009) 역시 대선에서 세 번 낙선하고 나서 네 번째 도전한 1997년 대선에서 자신을 핍박했던 유신체제의 본당이라고 자처하는, 충청권 맹주인 김종필 자유민주연합 총재(1926∼2018)와 후보단일화를 성사시켜 승리했다.

 

현재 국빈 방한 중인 브라질의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1945∼) 역시 노동자당 후보로서 대선에서 세 번 낙선한 후 네 번째 도전한 2002년 대선에서는 백만장자 기업가로서 우파정당인 자유당 소속의 주제 알렝까르 상원의원(1931∼2011)을 부통령 후보로 영입하고, 5개 정당이 참여하는 선거연합을 결성해 승리했다. 또한 2009년 대통령직에서 퇴임한 후 정계에 복귀한 2022년 대선에서도 2006년 대선 후보였던 브라질사회당 소속의 중도적 성향인 제랄두 알크만(1952∼)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하고, 10개 정당이 참여하는 선거연합을 결성해 승리했다. 아마도 인동초(忍冬草)와 같은 이들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라고 말한 토마스 에디슨(1847∼1931)의 진정한 이해자이자, 통합정치를 실천한 위대한 정치가로서 평가받을 만하다.

 

룰라 대통령 1-1.jpeg

 

통합정치와 국민통합적 정부

 

대체로 국민통합(nationai integration)이라는 언술은 현실을 설명하기보다는 당위적 차원에서 레토릭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국민통합이란 용어가 지닌 개념의 추상화 수준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정치적·사회적 통합이라는 복합적 과정을 포괄하는 용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국민통합이란 개념은 추상적으로 도출된 이념형보다는 역사적 경험과 실제 관찰에서 도출되는 실재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점에서 그 주요 개념구성은 ① 통합정치, ② 사회통합, ③ 국민통합적 정부 등으로 상정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본 시리즈 첫 연재에서 통합정치란 “정치공동체 내에서 시대적 가치와 과제라는 공공선을 구현하기 위한 경쟁과 협력의 두 축을 바탕으로 정치행위자들이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행위”라고 잠정적으로 정의한 바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정치과정이 ‘적대와 배제의 정치’로부터 ‘경합과 협치의 정치’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전제한 바 있다. 바로 이 ‘경합과 협치의 정치’를 실천해야 할 주체는 포괄적으로는 모든 정치행위자이지만, 구체적으로는 국민의 주권을 위임받은 여·야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대통령이 국민통합적 정부를 구성하고 운영하는 통치과정은 핵심적 의미를 지닌다. 물론 양당제의 정치구조 하에서 대통령이 국민통합적 정부를 위한 선택지는 매우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다음 <표 2>와 같은 사례들은 정치적 상상력을 주기에 충분할 것이다.

 

유형

형태

내용

사례

대통령제

통합정부

선거연합

연정

정당 간의 선거연합 협약에 따라 연립정부를 구성함.

미테랑 대통령 하의 모루아 총리정부(1981~84) 24명 각료: 사회당 19, 프랑스공산당 4, 급진좌파당 1

김대중 정부(1998~99) 18명: 국민회의 추천 8, 자유민주연합 추천 8, 전 정부 장관 유임 1, 교수 1

소연정

의회 과반수 미달의 집권당 또는 집권 선거연합이 정치협약을 통해 연립정부를 구성함.

마크롱 대통령 하의 레코르누 총리정부 2기(2025~) 20명: 르네상스 7, 공화당 4, 민주운동 2, 민주무소속연합 1, 호라이즌스 1, 무소속 5

룰라 정부 2기(2023~) 39명: 노동자당 12, 브라질사회당 3, 사회민주당 3, 브라질민주운동 3, 민주노동당 2, 브라질연합당 2, 브라질공산당·사회주의자유당·지속가능네트워크·공화당·민주신흥당·브라질진보당 각 1, 무소속 8

통합정부

정부수반이 정치협약 없이 다양한 인사들로 정부를 구성함.

루스벨트 정부 1기(1933~37) 11명: 민주당 출신 7, 공화당 출신 2, 기업인 1, 시민운동 출신 1

이승만 정부 1기(1948~50) 15명: 독촉국민회 2, 한민당 2, 민족청년단 1, 대동청년단 1, 여자국민당 1, 무소속 8 (* 일제 시기 경력: 독립운동 3, 광복군 2, 친일 3, 조선공산당 1, 기타 4)

의회제 연립정부

소연정

과반수 미달의 제1당이 제3당 및 제4당과 정치협약을 통해 연립정부를 구성함.

숄츠 정부(2021~25) 16명: 사회민주당 7, 녹색당 5, 자유민주당 4

캐머런 정부 1기(2010~15) 21명: 보수당 16, 자유민주당 5

대연정

과반수 미달의 제1당이 제2당과 정치협약을 통해 연립정부를 구성함.

무라야마 정부(1994~96) 22명: 자민당 14, 사회당 6, 신당사키가케 2

메르켈 정부 1기(2005~09) 18명: 기독민주연합 5, 기독사회연합 2, 사회민주당 8

잉여연정

과반수 이상의 제1당이 제2당을 제외하고 여타 정당과 정치협약을 통해 연립정부를 구성함

하토야마 정부(2009~10) 19명: 민주당 17, 사회민주당 1, 국민신당 1

거국정부

과반수 여부와 관계없이 제1당이 모든 정당을 대상으로 정치협약을 통해 연립정부를 구성함.

처칠 정부 1기(1940~45) 초기 5명: 총리(보수당), 보수당 2, 노동당 2 / 이후 15명: 보수당, 노동당, 자유당, 자유국민당

<표 2> 국민통합적 정부의 유형과 사례

 

아마도 대통령을 포함한 여·야 정치지도자들은 방한 중인, ‘다정한 사람’(Homen Cordian)으로 정평이 난 브라질 국민의 대표인 룰라 대통령과 대화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과 함께 과거 불우했던 소년공 시절에 대한 서로 간의 연민을 나눌뿐만 아니라 ‘다양성 속의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지혜를 공유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야 정치지도자들은 룰라 대통령 취임 직후 내란을 벌었던 자이루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1955) 및 그 일당에 대한 단죄 방침과 룰라 정부의 ‘희망과 통합과 재건’에 대해 관심을 가질 법하다. 물론 어떤 사람은 SNS를 통해 룰라에게 파올로 코엘료(1947∼)의 소설 '연금술사'(O Alquimista, 1988)에 등장하는 “사람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그 소망이 이뤄지도록 돕는다”는 문장을 여전히 믿는지 묻고 싶어할지도 모른다.

 

유재일 1-1.jpeg

 

필자 유재일 교수는 한국정치와 정당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온 정치학자이다. 대전고를 나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30여년간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지내면서 국회도서관장, 대전세종연구원장을 역임하였고, 한국정치학회 부회장,한국정당학회장, 한국지방정치학회장을 지냈다. 아울러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위원,국회의장자문위원회 부위원장,국회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맡아 국정운영에 대한 실무경험도 쌓았다. 현재 사회공헌연구소 대표로 활동 중이며, 최근에 발간한 대표 저서로 『통합정치와 리더십』(2024, 운주사)이 있다.    

추천뉴스

  • [굿리더뉴스] 서울시내 골목골목으로 몰려드는 해외 관광객
  • [굿리더뉴스] 세계 물리학계를 깜짝 놀라게 만든 한국의 과학자..
  • [굿리더뉴스] 한미동맹, 정보공유 문제 없나?
  • [굿리더뉴스] 백악관 대변인은 반드시 우파 금발의 미인이어야 한다!?
  • [굿리더뉴스] 주춤하던 광주 반도체, SK 최태원이 다시 속도 낸다..
  • [굿리더뉴스] 국힘 6선 조경태 의원이 갑자기 노무현 묘역을 참배한 까닭은?
  • [무주=남상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전북 무주의 반딧불이 축제...
  • [굿리더뉴스] 여권 강경파에게 던지는 이대통령의 초고강도의 레드카드..
  • [굿리더뉴스] '벌거벗은 트럼프', 유럽의회에 등장하다..
  • [굿리더뉴스] 손흥민, 차범근을 뛰어넘었다..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유재일 기획시리즈 12] 통합정치를 위한 선거연합과 국민통합적 정부, 어떻게 해낼 것인가?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