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벤에셀'은 이스라엘의 승리를 기념하는 돌, 하나님이 우리를 세워주신 돌...새해에는 절망속에서도 승리하는 삶이 되기를...
[정성철 목사의 그림 묵상]
유화가 주는 독특한 매력
그림을 시작한 지 9개월이 지났습니다. 수채화와 아크릴 그리고 마침내 작년 12월 초부터 유화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의 버킷 리스트에 유화가 적혀 있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많은 분들 특히 은퇴자들이 유화를 그리고 싶어 합니다. 평소에 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유화를 그리면서 유화의 매력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유화의 장점은 많습니다. 먼저 깊이와 질감 표현의 자유입니다. 유화는 다른 물감에 비해 물감을 두껍게 칠하여 독특한 질감과 깊이감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겹쳐 칠하거나 덧칠하는 과정을 통해 작품에 입체감을 더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감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또한 수채화나 아크릴에 비해 감정 표현이 용이했습니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색상의 깊이가 더욱 깊어지는 특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고흐, 모네, 피카소 등 많은 유명 화가들이 유화를 사용하여 걸작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유화는 마르는 시간이 깁니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다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쉽게 수정하고 다시 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는 작가의 창작의 부담을 덜어주고, 더욱 편안하게 그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유화 앞에서는 시간도 천천히 흐릅니다. 오롯이 나만의 감정과 호흡을 그림 속에 담아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처음 그린 유화는 '하나님의 바위돌'
유화를 통해 그린 첫 번째 작품은 「에벤 하아자르」 (영어로는 ‘에벤에셀’ 한국어로는 ‘도움의 돌’)입니다. 여기서는 용어의 통일을 위해 ‘에벤에셀’로 하겠습니다. 먼저 역사적 배경과 현재의 교훈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에벤에셀(Ebenezer)은 ‘에벤’(돌)과 ‘에셀’(돕다)의 합성어로 도움의 돌이라는 뜻입니다. 이 단어는 '하나님께서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는 의미입니다. 이 이름은 구약성경 사무엘상 7장 12절에서 유래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 승리 후에 사무엘은 미스바와 센(Shen) 사이에 돌을 세우고 그 이름을 "에벤에셀"이라고 불렀습니다. 즉 ‘하나님께서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신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돌의 이름입니다. ‘여기까지’는 신앙과 삶의 종결점이 아닙니다. 그것은 경유지이며 진행형입니다. 즉 지금까지도 하나님이 도우셨으니 현재도 미래도 그분은 여전히 도우실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크리스천이 누구입니까? ‘여기까지’에 멈춘 사람들이 아닙니다. ‘이후에도’ 하나님을 신뢰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오늘날 에벤에셀이 주는 신앙적 교훈
에벤에셀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을 넘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깊은 신앙적 교훈을 제공합니다. 에벤에셀은 하나님께서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를 도우시는 신실하신 분임을 상기시켜 줍니다. 삶의 여정에서 우리는 수많은 유형의 블레셋과 마주합니다. 골리앗과 같은 거인을 만나기도 하고 복병을 만나기도 합니다. 적들은 다양한 형태로 강하게 또는 스쳐 지나가듯이 다가옵니다. 그래서 절망 가운데 길을 잃기도 하고 때로는 감당하기 힘든 무게에 짓눌려 주저앉기도 합니다.
저 또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죽음의 문턱을 경험한 경북 고속도로에서의 교통사고 그 이후에 들여 닥친 불면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중후군은 골리앗과 같았습니다. 또한 최근에 고통받고 있는 목과 어깨의 심한 협착증도 마찬가지입니다.(수술을 권유받았지만 두려움에 미루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거대한 벽 앞에 선 듯한 막막함과 두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두려움은 점차 외로움으로 전환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마치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처럼 다가온 단어가 바로 ‘에벤에셀’입니다.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그분은 깨달음과 느낌으로 다가와 도움을 주셨습니다.
에벤에셀은 우리가 영적 기념비의 삶을 살 것을 요구합니다. 물리적인 에벤에셀 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각자의 삶 속에서 '영적인 에벤에셀'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와 도우심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삶의 중요한 순간들을 하나님의 인도하심의 증거로 삼는 것입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승리할 때나 좌절할 때나, 하나님이 나의 '도움의 돌'이 되셨음을 인정하고 간증하는 삶이 곧 현대판 에벤에셀의 삶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신념과 목표를 더욱 확고히 하고, 신앙의 갈등 속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에벤에셀은 한 번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도우심을 지속적으로 기억하며 하나님과의 관계를 유지하도록 돕는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에게도 에벤에셀은 단회적인 축복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지속적인 동행을 의미합니다. 삶 속에서 겪는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과거에 행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묵상해야 합니다. 그때 우리는 매 순간 여기까지 그리고 지금도 도우신 에벤에셀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는 로마서 8장 28절의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씀처럼,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이 하나님의 구원 완성을 향한 섭리 속에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새해 에벤에젤이 우리에게 주는 소망
이제 한 해가 저뭅니다. 지금 제가 서 있는 시점에서 지나간 과거 2025년은 에벤에셀에 해당합니다. 반면에 새로운 2026년은 이레에 해당합니다. 즉 2025년 에벤에셀은 우리에게 감사를 요구한다면 2026년 이레는 우리에게 소망을 줍니다. 유화의 첫 번째 작품으로 그리고 2025년의 마지막 작품으로 ‘에벤에셀(도움의 돌)’을 그리게 되어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런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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