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역대급 ‘슈퍼 엘리뇨’로 인한 가뭄과 기후위기가 자칫 글로벌 식량 위기를 몰고올 기세다.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시급이 요구된고 있다.
아시아 주요 농업 지역이 가뭄과 폭염에 시달리는 가운데 역대 최강 수준의 슈퍼 엘니뇨가 형성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세계 식량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인도의 곡창지대와 태국의 벼농사 지역, 인도네시아의 팜유 생산지, 호주의 밀 생산지 등은 이미 평년보다 적은 강수량과 높은 기온으로 인해 농작물 파종과 수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강력한 엘니뇨까지 겹친다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식량 공급망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엘니뇨의 위험성은 이미 과거 사례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1997~1998년 발생한 강력한 엘니뇨는 세계 곳곳에서 가뭄과 홍수를 초래했으며, 2015~2016년 엘니뇨 당시에도 동남아시아 농업 생산 감소와 대규모 산불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쌀과 팜유 생산량 감소는 국제 식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많은 국가의 물가를 자극했다. 전문가들이 이번 엘니뇨를 예의주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 큰 문제는 기후변화가 이러한 이상기후의 파급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은 폭염과 가뭄의 강도를 높이고 있으며, 농업 생산의 불확실성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에는 일시적인 기상 현상으로 끝났던 문제가 이제는 구조적인 식량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특히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의 상황은 국제 사회의 관심사다. 인도는 전 세계 쌀 수출의 약 40%를 담당하고 있는데, 몬순 강수량 감소로 생산량이 줄어들 경우 자국 식량 안보를 위해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주요 식량 생산국들은 자국 내 공급 안정을 이유로 수출 규제를 시행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러한 조치는 국제 시장의 공급 부족을 심화시키고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한국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비록 쌀 자급률은 높은 편이지만 밀, 옥수수, 대두, 식용유 원료 등은 상당 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하면 식품 제조 원가가 오르고 이는 결국 소비자 물가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식량 위기가 곧 생활물가 문제로 연결되는 이유다.
이제 필요한 것은 선제적 대응이다. 각국 정부는 농업용수 관리와 기후 적응형 농업 기술 개발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 또한 식량 수입국들은 공급망 다변화와 전략 비축 확대를 통해 외부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 기업 역시 기후 리스크를 경영 전략에 반영하고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슈퍼 엘니뇨는 단순한 기상 뉴스가 아니다. 이는 기후변화 시대에 식량 안보가 얼마나 중요한 국가적 과제인지를 보여주는 경고 신호다. 앞으로 몇 달간의 기상 변화가 세계 식량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국은 위기를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고 장기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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