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빚에서 벗어나 재도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부 기금이 있다는걸 아는가?
금융위원회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추진 중인 ‘새도약기금’이 장기연체채권 추가 매입에 나서면서 취약차주 지원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새도약기금이 농협자산관리회사, 상호금융권(새마을금고·수협·신협·산림조합), 대부회사, 공공기관 등이 보유한 장기 연체 채권을 매입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5차 매입 대상은 7년 이상 연체된 5천만원 이하 개인 무담보채권으로, 약 11만6천명이 보유한 9,602억원 규모다. 채권이 매입되면 즉시 추심이 중단되고,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취약계층은 별도 심사 없이 채무 소각 대상이 된다.
이번 정책은 단순한 채무 탕감 정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장기간 회수가 어려운 부실채권을 정리해 금융 취약계층의 재기를 돕고, 사회적 비용을 줄이겠다는 목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7년 이상 연체된 채권은 금융권에서도 사실상 회수 가능성이 매우 낮은 ‘장기 부실채권’으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채무자들은 오랜 기간 추심과 압박 속에서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고금리와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서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은 더욱 커졌다. 대부업권과 상호금융권의 연체율 상승도 현실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장기연체채권을 공적 차원에서 정리하려는 것은 금융 안정과 사회 안전망 강화라는 측면에서 일정 부분 필요성이 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 역시 적지 않다. 반복적인 채무조정 정책이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사람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탕감된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금융 질서와 상환 문화가 약화될 수 있다는 도덕적 해이 논란도 제기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선별적 지원’과 ‘공정성 확보’다. 정부가 밝힌 것처럼 철저한 상환능력 심사를 통해 사실상 회생이 불가능한 경우에 한해 채무 소각을 추진하고, 일부 상환 여력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조정을 병행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단순한 일괄 탕감이 아니라 상환능력에 따른 차등 접근이 이뤄져야 사회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재원 구조와 운영 투명성 역시 중요하다. 새도약기금이 어떤 재원으로 운영되는지, 금융권과 공공부문이 어떤 방식으로 부담을 나누는지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단기적인 채무 정리에 그치지 않고 금융교육, 재취업 지원, 복지 연계 프로그램 등 실질적인 재기 지원 정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채무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실패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그러나 동시에 금융 시스템의 신뢰 역시 지켜야 한다. 새도약기금 정책은 결국 ‘재기의 기회 제공’과 ‘책임 있는 금융질서 유지’라는 두 과제 사이에서 얼마나 균형을 잡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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