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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리더뉴스] 바다에 나갈수록 적자... 중동발 고유가로 구조적 위기에 몰린 어촌을 구해야...

  • 남상채 기자
  • 입력 2026.05.2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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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생존의 갈림길에 선 위기의 어촌을 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연평도의 한 어민은 “예전에는 못 잡아도 배는 띄웠다. 지금은 나가면 적자다.”라고 하소연한다.

최근 연평도 꽃게 어장의 풍경은 우리 연근해 어업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봄철 꽃게 성어기를 맞았지만 항구에는 출어를 포기한 어선들이 줄지어 정박해 있었다. 바다에 나가도 꽃게가 잡히지 않는 데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조업 비용까지 치솟으면서 “나갈수록 적자”라는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이번 위기는 단순한 어황 부진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촉발된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이 한국 연근해 어업의 취약한 구조를 정면으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연근해 어업은 여전히 유류 의존도가 매우 높다. 어선 한 척이 하루 조업에 사용하는 연료비만 수백만 원에 달한다. 문제는 유가 상승이 단지 기름값(면세유 50% 상승)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물과 로프, 부표 등 어구 대부분이 석유화학 제품인 만큼 어구 가격 역시 연쇄적으로 상승한다. 여기에 외국인 선원 인건비와 냉동·운송 비용까지 오르면서 어민들의 경영 부담은 한계 상황에 이르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외부 충격을 완화할 구조적 안전장치가 부족하다는 데 있다. 현재의 면세유 지원 제도만으로는 급등하는 국제유가를 감당하기 어렵다. 또한 어획량 감소와 해양환경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전통적인 경험 중심 어업은 점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과거에는 특정 시기와 수온만 보면 어장이 형성될 위치를 예측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기후변화와 해류 변화로 인해 전문가들조차 어황 예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서해 꽃게 어장은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대표적 사례다. 수온 상승과 해양 생태계 변화는 꽃게의 이동 경로와 산란 환경을 바꾸고 있으며, 이는 어민들의 조업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결국 연근해 어업은 국제정세와 기후위기라는 두 개의 거대한 외부 변수에 동시에 노출된 산업이 되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단기 지원을 넘어 구조 개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연료비 안정화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국제유가 급등 시 자동으로 지원이 확대되는 ‘어업용 유류가격 연동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현재처럼 일회성 지원이나 사후 보전 방식으로는 위기에 신속히 대응하기 어렵다.

 

둘째, 친환경·저연비 어선 전환을 국가 전략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 노후 어선은 연료 소모가 크고 유지비 부담도 높다. LNG·하이브리드·전기 추진 기반의 차세대 어선 개발과 보급을 중장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환경 정책이 아니라 어업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셋째, 해양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스마트 어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위성정보와 AI 기반 수온·어장 예측 시스템을 고도화해 어민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조업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지금처럼 경험과 감에 의존하는 방식만으로는 급변하는 해양환경에 대응하기 어렵다.

 

넷째, 어촌 공동체 보호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 어업 위기는 단순히 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소멸 문제와 직결된다. 연평도와 같은 서해 도서지역은 어업이 지역경제의 중심축이다. 조업 중단이 장기화되면 어민 생계는 물론 지역 상권과 공동체 자체가 붕괴될 위험이 크다.

 

중동 사태는 언젠가 끝날 수 있다. 그러나 기후위기와 고비용 구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일시적 불황이 아니라 한국 연근해 어업의 구조적 체질 한계다. 위기를 단순한 경기 침체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산업 전환의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바다는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 식량 자원과 생계 기반이다. 연근해 어업을 지키는 일은 단지 어민 몇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식량안보와 해양 주권을 지키는 일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굿리더뉴스=남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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