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리더뉴스=김상국의 경영에세이4 ] 돈 버는게 어려운가? 지키는게 어려운가?... 창업이 어려운가? 발전이 어려운가?..
[굿리더뉴스] '수성과 공성 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운가?' 이 질문은 오래된 질문이고, 또 거기에는 이미 많은 답들이 나와있다. 공성보다는 수성이 어렵다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대답은 우리 상식과는 상당히 다르다. 상식이라면 당연히 공성이 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이 수성과 공성 이야기를 현대적 기업 이야기로 바꾸면 창업(創業)과 창업 이후 지속적인 발전(發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1. 우리 속담과 서양 속담의 놀라운 유사성
우리 속담에 “부자 3대 못간다.”는 속담이 있다. 공성보다는 수성이 어렵다는 것을 명확히 지적하는 말이다. 그러면 이런 속담은 우리나라에만 있을까? 아니다. 서양에도 동일한 속담이 있다. 그들은 그것을 『과수원 이론(Orchard theory)』이라고 부른다.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대 할아버지는 과수원을 만들기 위해 산을 개간하고, 돌을 골라내고, 작은 묘목을 심었다. 열심히 가꿨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는 나무가 충분히 자라 과일 맺는 것을 보지 못하고 죽었다. 다음은 2대 아들이다. 아버지가 나무를 심을 때 자기는 어렸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열심히 일하는 것을 보고 자랐다. 그래서 과수원은 ‘가꾸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그도 상당히 열심히 가꾸었다. 과수원도 충분한 열매를 그에게 제공하여 보상하였다.
시간이 지나 3대 손자가 주인이 되었다. 손자는 태어 날 때부터 과수원의 과수는 자라있었고, 항상 충분한 과일을 제공하였다. 손자 입장에서 과수원은 항상 열매가 열리고, 자동으로 경제적 보상을 주는 존재일뿐이다. 당연히 그냥 놔두어도 괜찮은 존재로 인식되었다. 그래서 그는 과수원을 1대 할아버지, 2대 아버지 처럼 돌보지 않았다. 돌보지 못한 과수원은 결국 망가지고 사라지게 된다. 이것이 서양 과수원 이론의 핵심이다.
2. 왜 부자가 3대를 못갈까?
서양의 ‘과수원 이론’과 우리나라 “부자 3대 못간다.” 속담은 놀라울 정도로 내용이 유사하다. 다시 한번 요약하면 1대 할아버지는 열심히 재산을 일구었지만 즐기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2대 아버지는 그것을 보고 자랐다. 그래서 재산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노력하여만 생긴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재산을 즐기기도 하였지만, 일구기도 하였다. 그러나 3대는 다르다. 재산은 당연히 이미 존재하는 것이고, 나는 그것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그럼 이런 과거 환경에서 돈 많은 사람들이 할 일이 뭐겠는가? 공부에 일념하는 신독(愼獨)의 선비가 아닌 이상, 그들이 좋아할만 한 것은 술, 여자 주색잡기와 노름뿐이다. 그런데 이런 주색잡기는 얼마나 신이 나는가? 우리 뇌에서 행복 호르몬인 도파민이 가장 많이 나오는 세가지가 바로 주색잡기와 노름이라고 한다. 특히 노름은 인간의 경쟁본능까지 자극하여 더욱 재미있다고 한다.
당연히 빠져 나오기 힘들다. 그래서 최선의 방법은 처음부터 거기에 발을 내딛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하지 말라는 엄격한 부모님은 돌아가셨다. 유교사회에서 가부장인 내가 최고, 최종 의사 결정권자다. 내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그러니 유혹에서 빠져나오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부자가 3대를 못 넘기는 것이다.
3. 현대에도 과거처럼 부자가 3대를 못 갈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지금도 『별 차이가 없다.』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부자는 두가지로 나누어야 할 것 같다. 하나는 우리 주위 부잣집이고, 다른 하나는 소위 재벌이다. 이 두가지는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1) 대기업 부자들
대기업의 부침도 매우 심하다. 우선 1960년대 재계 순위를 보자. 당시 재계는 삼양사, 동양, 쌍용, 화신 등의 순위였고, 현대와 금성(현 LG)은 신흥 강자였다.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삼성, 현대, LG, SK, ' 순위와는 제법 다른 모습이었다.
그러나 상당히 익숙한 이름이지만 사라진 대기업들도 많다. 신진자동차, 동명목재, 쌍용, 대우, 그 유명했던 동아건설, 극동건설, 한일합섬, 국제그릅, 기아, 한보 등이다. 어느 정도 나이가 되신 분들은 기억하는 이름이겠지만, 젊은 세대들은 아얘 이름 조차 모를 수 있다.
그럼 우리나라만 그런가? 아니다. 다른 나라도 큰 차이가 없다. 경쟁이 심한 나라들은 우리보다 오히려 더 부침이 많았다. 세계 핸드폰 시장의 60%를 차지했던 노키아, 유무선 통신 및 방산분야의 절대적 강자였던 모토롤라, 사진기하면 무조건 떠오르는 코닥, 일본 전자산업의 간판스타들인 소니(SONY), 도시바, 샤프 등이 그들이다.
이 중 도시바와 샤프는 거의 완전히 사라지고, 소니는 그래도 살아 남았지만 이제 더 상 전자기업이 아니다. 엔터테인먼트 회사 또는 금융회사다. 로고 속 '횃불을 든 여인'으로 유명한 콜럼비아 픽처스가 소니 소유다. ‘스파이더맨’, ‘주만지’, ‘007 시리즈(일부)’ 등을 제작하였다. 아이들의 게임기인 PlayStation, 뮤직 엔터테인먼트 음반 제작 등이 오히려 주력산업이다. 과거 그 유명했던 소니 TV는 사라진지 오래다. 그밖의 소니 파이낸셜(은행), 보험, 금융 서비스가 소니의 다른 주력사업이다.
이렇게 열거래 보니, 『공성보다는 수성이 더 어렵다는 말이 조금은 이해』되기 시작한다.
(2) 대기업이 아닌 일반 부자들
이번 글은 위에서 열거한 대기업들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 있는 일반 부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 주위에도 제법 부자들이 많다. 어떤 때는 이렇게 잘 사는 사람들이 많아? 라고 놀랄 때가 있다. 그들의 재산이 실제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그들의 씀씀이에 놀랄 때가 많다. 비싼 사치품으로 몸을 감싼 사람들이 제법 있다. 많은 사람들은 그것들을 『명품』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사치품이다.
가. 명품과 사치품의 명백한 구분
사치품과 명품의 구분은 간단하다. 나의 통상적인 수입이 그것을 충분히 구입할만하면 그것은 명품이다. 그러나 그것을 살만한 충분한 수입이 되지 않는데도 그것을 사기 위해 부모로부터 돈을 받는 다거나, 그것보다 더 우선되는 지출 항목이 있음에도, 남의 눈 등을 의식해서 고가의 구두, 핸드백, 스카프를 산다면 그것은 명백히 사치품이다. 그리고 그런 사치품을 사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 바로 ‘자신감의 부족’이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천성적으로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본능이 있다. 경제학자 마슬로는 그것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라고 하였다. 좀 더 쉬운 말로 표현하면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뻐기고 싶은 마음이다.
이런 마음을 갖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방법이다.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사람들은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나만의 그 무엇’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지식일 수도 있고, 학벌일 수도 있으며, 사회적 지위일 수도 있고, 자식들의 교육일 수도 있다. 재산 또한 중요한 항목 중 하나다. 물론 이 중에서 가장 본질적인 것은 자신에 대한 『내적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나는 나’라는 남과 관계없이 자기 스스로가 중심이 되는 내적 가치 기준에 대한 조용한 만족감이다. 그러나 이런 자신감은 빠르게 쌓여지는 것도 아니고, 남의 눈에 쉽게 보여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현대사회 우리들은 자신감을 빠르게 쌓고 싶고, 또 남에게 자랑하고도 싶다. 그때 가장 손쉽게 자신을 뻐기는 방법이 바로 『외적 치장』이다. 비싼 사치품 구두, 핸드백, 옷, 자동차 등이다. 게다가 그간 우리나라 경제발전은 비교적 순조로웠다. 특히 부동산 가격의 폭등은 손쉽게 부(富)를 쌓는 기회까지 주었다. 그리고 그렇게 쌓은 부는 노력에 비해서 엄청나게 큰 것이었다. 그래서 사람들 마음 속에서는 조금 낭비해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게다가 사회적으로 사치풍조를 조장하는 이상한 현상까지 있었다. 그러다 보니 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렇지 못한 사람들까지 불요불급한 사치품에 매달리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하겠다. 프랑스 파리에서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 내는 ‘실비아 그랭박’이라는 패션계의 대모가 있다. 그분이 언젠가 우리나라에 와서 청담동 거리는 돌아본 다음 “내가 평생 동안 볼 프라다와 구찌 핸드백을 오늘 하루 동안에 다 보았다.”라는 말을 남겼다.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 사치품에 대한 선호도는 전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높은 것 같다. 마음속이 허전한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나. ‘유럽 장인들의 한땀한땀 정성’의 허구
나는 예전에 여러 이유에서 중국을 자주 방문하였었다. 그때 중국에서 들은 소리가 하나 있다. “중국에서 파는 서양 명품 가짜에는 세 단계가 있다. 첫째는 브랜드만 명품일 뿐 누가 보아도 가짜인 가짜, 다음은 조금 자세히 보면 가짜인 줄 아는 가짜. 그런데 세 번째 단계는 유럽 본사에서도 구분 못 하는 가짜.”라는 것이었다. 첫째와 둘째는 쉽게 이해되었다. 그러나 세 번째, 즉 유럽 본사에서도 구분 못 하는 가짜가 있다는 말은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에 이것 또한 이해되는 계기가 있었다. 바로 트럼프의 미·중 관세전쟁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이탈리아나 프랑스의 명품, 구찌나 프라다 등은 ‘유럽의 장인들이 한땀한땀 손으로 만든 정성 어린 제품’이라고 알았다. 왜냐하면, 그들이 그렇게 말했고, 또한 그들이 과장했으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미·중 관세전쟁 중에 드러난 사실은 대부분의 유럽 명품들이 유럽이 아닌 중국이나 태국 등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그러니 세 번째 단계의 가짜, 즉 유럽 본사도 구분 못 한다는 가짜는 가짜가 아닌 진짜인 것이다. 그러니 유럽 본사에서도 구분 못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다.
다. 벤츠와 ‘짱츠’ 이야기
얼마 전 유명 배우의 아들이 벤츠를 운전하다, 벤츠에서 불이 나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사회적으로 큰 사건이었다. 그리고 2024년 8월에는 김포 청라국제도시 아파트에서 벤츠 전기차가 폭발하여 차량 87대가 전소하고, 주민 800여 명이 피신하였으며, 100억원이 넘는 재산 피해가 있었다. 그런데 그 사고 원인을 조사하다 놀라운 사실이 발견되었다. 그 비싼 벤츠에 들어있는 배터리가 우리나라 LG나 믿을 수 있는 회사 제품이 아니고, 그래도 중국에서라도 유명한 CATL이나 BYD 제품도 아닌 ‘파라시스’ 제품이었다. 파라시스는 시장점유율이 1%도 안 되는 무명의 저가 제품 생산 회사다. 1억원이 넘는 고가의 벤츠에 이런 저가 회사 제품이 사용된 것이다. 매우 이상한 일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합당한 이유가 숨어 있었다.
벤츠의 주식 지분은 베이징 자동차를 포함한 중국계가 20%나 되어 벤츠 최대 주주다. 벤츠 자동차 연구소도 독일이 아닌 중국에 있고, 상당 부분의 벤츠가 독일이 아닌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도 소프트웨어도 독일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과연 우리가 신뢰하는 벤츠가 정말 독일 회사의 제품인지 아닌지 심히 의심이 간다.
또 하나 더욱 놀라운 사실은 2024년 독일 최대 자동차 그룹인 폭스바겐이 드레스덴 공장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창업 이후 88년 역사상 독일 내 자동차 공장이 문을 닫는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특히 드레스덴 공장의 폐쇄는 의미가 매우 크다. 우리가 폭스바겐 본사에서 공장견학을 할 때 보여주는 공장이 바로 드레스덴 공장이다. 그런데 바로 이 간판공장이 문을 닫은 것이다. 더욱이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독일 내 자동차 관련 근로자 12만 명 중 35,000명 즉 29.2%를 해고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2024년 미국 콘슈머레포트의 자동차 신뢰도 수준 조사에서 벤츠는 30개 브랜드 중에서 꼴찌에서 두 번째인 29위를 차지하였다. “모든 영역에서 벤츠는 순위 이하 또는 평균에 한참 밀리는 평가를 받았다.”는 총평이었다. 최대 주주가 중국이고, 연구소도 중국이며, 배터리도 중국산, 제조도 독일이 아닌 중국이니 벤츠가 아닌 ‘짱츠’라는 별명이 생길만도 하다. 언제까지 우리는 맹목적으로 브랜드만 믿고 명품이라는 사치품을 구입할지 정말 한번 신중하게 생각해 볼 일이라고 생각한다.
4. 우리도 느끼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들뜬 허영심
한때 상당수 사람들이 서울에 비해 가격이 훨씬 저렴한 지방 아파트를 사고, 은퇴하면 서울 집을 팔고 서울에 가까운 근교에서 살겠다는 것이 유행인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동네 아파트도 주인이 상당수 서울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여러 이유에서 그런 유행은 지나가고, 자식들이 그 아파트에 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당연한 경제적 흐름일 수도 있으니 어떤 평가를 내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주차장에 놓인 자동차들을 보면, 부의 3대 세습이 어렵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우리 아파트 주차장에도 다양한 자동차가 주차되어있다. 제네시스, 그랜저, 소나타, 모닝도 있고, 택시도 있으며, 영업용 트럭도 있다. 그리고 그중에는 제법 적지 않은 숫자가 앞서 언급한 벤츠다.
가. 그들의 수입원은 무엇일까?
자기의 수입이 충분하여 자기 수입에 걸맞은 비싼 차를 타는 것은 누구도 탓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하면 외제차 주인, 특히 벤츠의 주인은 상당수가 30대 초반이다. 40대도 그렇게 많이 보이는 것 같지 않다. 그들 수입이 비싼 차를 탈만큼 충분하다면 당연히 좋은 일이다. 국가 경제 입장에서도 경제성장의 상징일 수도 있으니 나쁜 일은 아니다. 그러나 나의 부족한 관찰로는 별로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평일’에 운전하는 모습을 보면 ‘저 나이에는 지금 열심히 일할 시간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리고 상당수 그들 얼굴에서 느껴지는 표정은 ‘도도한’ 느낌이다. 때로는 깊은 마스크를 쓰고, 강아지를 꼭 껴안고 가는 사람도 있다. 물론 내가 많은 것을 아는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문득 드는 내 생각은 그들이 과연 어떤 수입원으로 저런 자동차를 탈까? 어떤 수입원으로 아기 키우는 것과 비슷한 돈이 들어간다는 강아지를 비싼 유모차(유견차?)에 태우고 다닐까?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때로는 강아지를 끌고 산책을 하기도 한다. 강아지에게도 산책은 필요하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들의 부모가 아플 때 저렇게 정성으로 부모를 산책시킬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까지 들 때가 있다.
나. 결혼한 자식에게 주는 생활비 이야기
유학 시절 내 지도교수는 유대인이었다. 나이가 같아 학교에서는 사제지간이었지만, 집에 자주 나를 초청하여 스스럼없이 개인적인 얘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그 집 아이들에게는 공짜가 없었다. 자식에게 물론 용돈을 주었다. 하지만 거기에는 반드시 노력의 대가가 따랐다. 집 안 청소를 하든, 정원의 풀은 깎든, 아니면 생각보다 예쁜 생일카드를 만들어 주면 그 카드에 대한 특별 보상으로 용돈이 지급되었다. 결국, 용돈과 노력에는 어떤 연결고리가 분명히 있었다. 물론 유대인이 아닌 나는 그렇게까지 하지는 못했다. 그때 들은 또 다른 얘기가 있었다. “매사스추세스 주에 가면 나는 하버드 대학생이다. 하지만 집에 오면 나는 아버지 전당포의 점원이다.”라는 말이었다. 나는 유대인의 교육방식이 항상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근본 생각에는 크게 동의한다.
사실 우리 민족이 먹는 것을 걱정하지 않게 된 것은 불과 50년이 채 넘지 않는다. 그러므로 청년 이상의 자녀를 둔 부모들은 대부분 어렸을 때 가난의 경험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다. 또한 우리나라 부모들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무한에 가깝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부모들은 “고생스러운 일은 하지 말아라. 너 대신 내가 하겠다. 너는 공부만 해라.” 등등 자식에게는 어떤 어려운 일도 시키지 않는 것이 자식을 사랑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내가 본 나라 중에서 중국과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결혼한 자식에 대해 정기적인 경제적 도움을 주고, 자식 일을 대신해 주는 나라는 없는 것 같다. 특히 일상 생활경비를 대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것도 자신의 수입에 넘치는 자동차와 사치품의 구입,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생활비가 부족하다는 자식에게 생활비를 대주는 경우는 정말 거의 없는 것 같다. 때로는 나의 지인들도 스스로 어이가 없어서인지 A/S라고 넋두리를 하기도 한다. 가까운 일본도 결혼하면 경제적으로는 거의 부모와 관계가 없다. 먼 장래의 재산 상속 문제와 현재 자기 수입에 넘치는 생활에 필요한 일상생활비를 지급해 주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니 혼돈하지 말기 바란다.
5. 부자가 3대 못 가는 행위를 우리는 자식 사랑이라고 혼돈하는 것은 아닐까?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보자.
가. 왜 부자가 3대 못갈까?
바로 부자 3대 못 가는 것 그리고 서양 과수원 이야기의 핵심은 정확히 동일하다. 자식에게 ① 돈은 노력의 결과로 얻어진다는 것 ② 돈은 절대로 공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③ 지출은 반드시 자기 수입 내에서 써야한다는 것 ④ 결혼한 사람은 성인으로써 자기 책임하에 살아야 한다는 것 ⑤ 미래를 위해서는 근검과 절약이 중요하다는 것 등을 가르치지 않은 결과인 것이다. 자식을 사랑하는 진정한 방법을 우리는 아마 혼돈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나. 자식 교육은 왜 이리 어려울까?
자식을 가르치는 것만큼 인내심이 많이 필요한 일은 없다. 자식을 가르치는 것만큼 속이 타는 일도 없다. 또한 자식을 가르치는 것만큼 내가 자식 일을 대신해 주고 싶은 일도 없다. 이것은 만고에 모든 부모들이 겪는 인내와 고통이다.
바로 여기에서 본능(本能)과 이성(理性)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본능을 따르는 것은 쉽다. 왜냐하면 나의 본성이 그렇게 하라고 나에게 가르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렇게 했을 때 먼 장래의 결과가 내 마음에 드는 경우는 별로 없다. 때늦은 후회를 하기 정말 딱 좋은 것이 자식 키우는 일이다.
그러니 자식 교육은 정말 본능과 이성의 싸움이다. 부모들이 너무 쉽게 지는 게임이다. 그러나 이것을 참고 이기는 것이 교육이다. 그래서 교육이라는 것은 이만큼 힘이 드는 과정인가 보다.
필자 김상국 경희대 명예교수
-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위스콘신대 경영학 석사-박사
- 경희대 산업공학과 교수, 한국경영정보학회 회장, 한국지능정보시스템학회 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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