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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리더뉴스] 유럽을 뚫어라! 정부, EU 철강 협상 선방...무관세 쿼터 207만톤 확보...

  • 김익수 기자
  • 입력 2026.07.14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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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EU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유럽연합(EU)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굿리더뉴스=김익수 기자] 정부가 EU와의 철강 협상에 선방 하며, 유럽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유럽연합(EU)의 철강 수입 규제 강화에 맞선 협상에서 예상보다 유리한 무관세 쿼터를 확보하며 국내 철강업계의 수출 기반을 지켜냈다. 당초 기존 물량의 절반 수준까지 축소될 것으로 우려됐던 무관세 쿼터를 최소한의 감소 폭으로 방어하면서 업계는 한숨을 돌렸고, 기업들은 이를 발판으로 유럽 시장 공략과 탄소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통상당국에 따르면 EU는 역내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이달부터 새로운 철강 수입 규제를 시행했다. 협상 초기 EU가 한국에 제시한 무관세 쿼터는 130만 톤으로, 기존 258만1천 톤보다 49.6% 감소한 수준이었다. 이 경우 한국산 철강의 유럽 수출이 사실상 반토막 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스위스 제네바와 벨기에 브뤼셀을 오가며 고위급과 실무급 협상을 이어갔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과 네 차례 만나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며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의 분수령은 지난달 예정됐던 한·EU 정상회담이었다. 정부는 한국에 합리적인 무관세 쿼터가 보장되지 않을 경우 정상외교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EU 측에 전달했고, 이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직접 협상 상황을 챙기며 조속한 타결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첫 아시아 국가이자,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반덤핑 문제를 거의 일으키지 않은 안정적인 교역 상대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현대차그룹과 SK온 등 한국 기업들이 유럽 현지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어 한국산 철강이 EU 제조업과 고용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도 주요 설득 논리로 활용했다.

 

결국 한국은 기존보다 19.7% 감소한 207만3천 톤의 무관세 쿼터를 확보했다. 이는 주요 철강 수출국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작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튀르키예는 28.4%, 인도는 30.2%, 영국은 66.6%, 우크라이나는 58.9%, 스위스는 67.5% 각각 쿼터가 줄었으며, 중국은 협상에 실패해 무관세 물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광양제철소 열연공장 전경. 포스코 제공)

 

특히 후판과 선재, 스테인리스(STS) 열연 등 국내 주력 수출 품목이 국가별 쿼터에 새롭게 포함되면서 국내 철강업계는 기존 거래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EU는 아세안에 이어 한국의 두 번째 철강 수출시장이다. 정부의 협상 성과로 국내 철강업계는 급격한 수출 감소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업계는 이번 협상을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올해부터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되면서 유럽 바이어들은 가격과 공급 안정성뿐 아니라 탄소배출 저감 능력까지 중요한 거래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무관세 쿼터 확보 못지않게 친환경 생산 경쟁력이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철강사들도 탄소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HyREX) 기술 개발과 탄소중립 생산체계 구축을 추진하는 한편, 프랑스 르노와 저탄소 자동차 강판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르노코리아와 공동으로 '포스코-르노코리아 테크데이 2026'을 열어 전동화와 탈탄소 시대를 겨냥한 기술 협력을 강화했다.

 

현대제철도 전기로와 고로를 결합한 저탄소 생산체계를 앞세워 유럽 고객사를 대상으로 친환경 강판 경쟁력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최근 월드랠리챔피언십(WRC) 그리스 랠리 기간에는 주요 유럽 고객사를 초청해 저탄소 강판 생산기술을 소개하며 신규 수요 확보에 나섰다.

 

세아그룹 역시 스페인과 독일 등 유럽 주요 고객사들과 공급 물량 협의를 지속하는 한편, 이달 말 영국에서 열리는 판버러 국제에어쇼 참가를 통해 항공우주용 특수강 시장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이 국내 철강업계의 단기적인 수출 기반을 지켜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탄소 경쟁력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와 업계는 EU의 환경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는 만큼 저탄소 생산기술과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향후 유럽 시장에서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번 협상으로 기존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급변하는 통상환경 속에서도 예측 가능한 수출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며 "앞으로는 쿼터를 안정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저탄소 철강과 고객 맞춤형 공급 전략을 통해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굿리더뉴스=김익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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